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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야~! 한 마디가 가지는 많은 의미"

 

하정우 주연의 '터널'을 보고 왔습니다. 개봉 전부터 거의 하정우 원맨쇼의 영화가 될 것이라 예상했던 이 작품은 그렇기 때문에 또 다른 하정우 원맨쇼 영화인 '더 테러 라이브'가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사실상 하정우 원맨쇼라는 것을 제외하면 이 작품은 '더 테러 라이브'와 동일선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일단

장르적으로 워낙에 다르고 분위기도 180도는 아니더라도 한 90도에서 120도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더 단순하죠.

 

사실 배우만 빼고 본다면 여러 작품이 생각나는 영화입니다. 일단 캐스트 어웨이를 논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고 한정된 공간에서의 탈출이라는 부분을 본다면 베리드라는 작품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실베스타 스탤론 주연의 데이라잇이라는 작품도 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다른 이유는 현재 한국에 대한 풍자가 스며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딱히 설명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신도시의 자동차 딜러였던 주인공은 집으로 돌아가던 중 터널이 무너져서 갇히게 되고 그 후로 터널 안의 그와 터널 밖의 그들이 어떻게 그를 구출하는가를 보여주는 일련의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트렌드에 따라 당연하게도 무능한 정부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스며들어 있죠.

 

이러한 풍자는 '더 테러 라이브'와 비슷합니다. 약자는 영원히 약자고 정부의 무능력함은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에 대해서 어긋난 현실을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분위기가 더 테러 라이브와 같이 무겁지 않습니다. 직접적으로 사람이 죽지도 않죠. 그래서 조금은 가볍게 볼 만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한 편의 재난영화로서 말이죠.

 

여튼 무엇을 보여주든지 간에 이 영화는 하정우 원맨쇼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분노를 하든 기쁨을 느끼든 개새끼를 찾든(?) 무엇을 하든 관객들은 터널 밖의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터널 안의 그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죠. 그래서 이 작품에서 하정우의 연기는 굉장히 중요했고 그런 중요한 임무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터널 밖의 그들의 역할도 중요했고 연기도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하정우를 기억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되는군요.

 

아쉬운 것은 재난 영화임에도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그다지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절박해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이야기가 뒤로

갈 수록 '재난'보다는 '탈출'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야기를 이끌어 감에 있어 재난과 탈출을 좀 엮어갈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런데 재난은 재난이고 탈출은 탈출로 따로 노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구조 자체가 극적이지 않습니다. 극적으로 구조되어야 할 부분에서 끝을 내지 못 하니 그 뒤로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이 약해지고 있는데 구조 자체도 이전에 고생했던 장면들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쉽게 구출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생각보다 호불호가 좀 나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이 감상한 분의 말로는 꽤 지루했다고 하는데 그런 느낌이 없잖아 있긴 했어도 흐름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적절히 오락성도 갖추고 있고 풍자도 신랄해서 약간은 사이다 같은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흥행 가도에 어느 정도 올라섰으니 장기 상영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동안은 상영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니 극장에서 한 번 찾아보셔도 큰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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