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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맞이한 20세기의 서부극...나쁘지 않았다"

 

안톤 후쿠아 감독의 신작 '매그니피센트7'을 보고 왔습니다. 이 작품은 1970년대였나 1960년대에 만들어진 '황야의 7인'의 리메이크 작품인데 사실 '황야의 7인'도 일본 영화 '7인의 사무라이'를 미국식으로 리메이크한 것이죠. 그러니 이번 작품은 리메이크의 리메이크 작품이라도도 할 수 있는데 사실 처음부터 홍보를 '이병헌'에 맞추다 보니 작품성을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안톤 후쿠아 감독은 연출력이 묘하게 들쑥날쑥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그냥 이병헌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가지고 영화 속에서 나올까? 라는 생각과 오랜만에 보는 순수 서부극을 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만 감상을 하게 된 작품입니다.

 

그리고 덴젤 워싱턴이나 크리스 프랫이 나온다고는 해도 덴젤 워싱턴은 지금의 헐리우드에서 A급 배우라고 보기는 힘들었고 크리스 프랫이야 한창 몸값을 올리는 중이기에 배우빨로 영화를 본다고 하기에도 좀 애매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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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게 기대감을 낮춰서였을지는 몰라도 영화는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우선 캐릭터들이 꽤 잘 살아있더군요. 리메이크의 리메이크를 거치면서 다양한 인종을 분배시켜서 흑인과 동양인이 합세를 하고 이상하게 프랑스인도 끼어들었긴 하지만 각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이 살아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각본의 힘도 있었겠지만 역시 배우들의 힘이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A급은 아닐지라도 연기는 뭐 잘하는 덴젤 워싱턴은 흑인 카우보이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고 크리스 프랫은 어쩌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보여줬다고도 할 수 있는 깐족대고 껄렁한 캐릭터를 서부극 스타일로 잘 연기해 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들 개성있는 연기를 잘 해주고 있죠.

 

뭐 여기서 언급을 안 할 수가 없겠지만 이병헌의 캐릭터는 캐릭터로서는 나쁘지 않습니다. 애초부터 설정이 아시안으로 나오고 있었고 설정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병헌이 연기한 빌리라는 캐릭터와의 호흡을 위한 굿나잇이라는 캐릭터도 설정되어 있어서 굿나잇을 연기한 에단 호크와의 궁합도 잘 어울리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대사'입니다. 대사가 너무 적어요. 물론 원어민이 아닌 이상에야 대사가 적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아시안으로 설정이 되어 있었다면 어색할지라도 대사를 좀 더 주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미국 관객들도 '아시안이니까 어색할 수 밖에 없겠지'라는 생각으로 봤으리라 생각되던데 말이죠. 좀 아쉬운 부분이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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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를 보면 전형적인 서부극 스타일입니다. 단순하고 개연성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아무런 여운을 남기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 화끈함을 보여주는 그런 이야기죠. 그래서 개연성에 크게 연연하거나 단순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비추천을 날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야기에 오는 재미는 전혀 없거든요.

 

하지만 서부극에서만 볼 수 있는 총싸움과 거기서 오는 화끈함 그리고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이야기를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는 괜찮은 작품입니다. 21세기에 맛보는 20세기의 서부극이라는 느낌인데 여러모로 과거 서부극의 느낌을 꽤 잘 살리고 있고 살리려는 노력이 보이는 작품입니다.

 

오락 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작품입니다. 그렇게 잔인한 장면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착한 액션만 나오지도 않습니다. 15세 관람가에 적당한 수준의 액션이 나오고 있으며 서부극의 액션들을 보고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고민하지 마시고 극장에서 볼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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