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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없다. 모든 것은 사람의 결정에 따른 것이지..."

 

이스트 옹의 신작 설리를 보고 왔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이스트 옹의 영화는 그 재미 여부를 떠나서 챙겨 보는 작품들이 되었는데 그렇게 감상들을 하면서도 크게 후회되는 작품은 없었다고 생각되는 것을 보면 저한테는 나름 감독으로서의 능력이 잘 발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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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2009년 허드슨 강에 불시착했지만 승무원 포함 155명 전원이 생존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설리는 이 추락한 a380 비행기의 기장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기장의 이름이죠. 그리고 부기장으로 아론 에크하트가 캐스팅이 되어 있었는데 사실 영화를 보면서 좀 긴가민가 했습니다. 다크나이트 때보다 꽤 많이 늙은 것 같더군요

 

여튼 둘의 연기 호흡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거의 큼직큼직한 사건들, 가령 비행기 추락 시점이나 공청회 시점 그리고 사고 직후 기본 조사를 받는 시점 등 거의 대부분의 사건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어색함이 없습니다. 누구 한 명 연기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서로서로를 보좌하면서 꽤 괜찮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연기를 못한다는 얘기는 없는 배우들이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연기가 뜨는 듯한 느낌이 드는 배우도 없는 것은 이 영화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기장으로서의 책임감과 한 명의 가장으로서 가질 수 밖에 없는 불안감 그리고 남편으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톰 행크스의 연기야 따로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 같고 아론 에크하트는 부기장의 모습과 (상대적으로) 젊음으로서 보여질 수 있는 패기 같은 것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 조연들의 연기들도 좋았지만 거의 톰 행크스 원톱에 아로 에크하트가 어시스트를 해주는 느낌이었기에 사실 다른 조연들은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는 정도로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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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사고 자체를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사고 자체를 다루었다면 이 영화는 인재 영화가 되었겠지만 이 영화는 사고를 다루는 영화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이 영화는 한 사고에 대해 그 책임자로서의 한 인물이 어떠한 생각을 가졌고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톰 행크스 원톱 영화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그리고 어쩌면 그렇기에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영화는 전혀 지루하지 않습니다. 사고 비행기의 기장으로서 견뎌야 할 정부의 조사와 155명을 살린 영웅으로서 보여야 할 영웅적인 모습 그리고 한 가정의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교차해 가면서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꽤 많은 감정이 관객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루할 틈이 없죠.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부분은 역시 사고 비행기의 기장으로서의 모습입니다. 사실 어쩌면 영웅적인 모습이 굉장히 강조되어도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는 오히려 기장으로서 가지는 책임감과 압박적인 조사를 받으면서 변화되는 기장의 모습을 가장 비중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 내내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설리 기장의 공상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기장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만큼 승객들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만에 하나 자신의 판단이 잘 못 되었다면 벌어졌을 사고 장면을 설리 기장은 영화 마지막에 가서야 떨쳐낸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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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왜냐면 우리는 거기에 버금가는 사고를 겪어봤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사고 직후 그들의 대처하는 모습에 굉장히 놀랬습니다. 역시 다르구나

 

사고 직후 침착하게 대응하는 기장과 부기장 그리고 사고 난 비행기를 어떡하든 활주로로 비상 착륙을 시키려고 부단한 노력을 한 관제탑과 비상 수중 착륙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좌절하는 관제탑 인원 그리고 요청에 대응하는 주변 관제탑들….24분만에 모든 인원을 구출할 만큼 신속한 대응력…..왜 우리는 그러지 못 했는가에 대해서 또 생각하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꼭 그런 부분을 연관 짓지 않더라도 영화 자체는 괜찮습니다. 우선 촬영의 90%를 아이맥스로 촬영했기 때문에 아이맥스로 볼 경우 정말 꽉 찬 화면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영화 내내 꽉 찬 화면을 보는 건 정말 처음인데 실제로 아이맥스 촬영을 이 정도로 촬영한 건 이 작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의 어려 상황에 따른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고 그러한 비중 또한 적절히 잘 조율하고 있습니다. 상영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1시간 50여분 정도인데 정말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꽉꽉 채운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내용적으로나 재미적으로 괜찮은 작품입니다. 가족용으로 감상하셔도 괜찮고 데이트용이나 친구끼리 감상해도 전혀 문제될 영화가 아니더군요. 오히려 좀 더 많은 관객들이 감상을 했으면 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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