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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조차도 가지고 노는 마블 스튜디오의 능력은 이 조차도 '큰 그림'의 일부라는 점에서 더 놀랍다"
솔직히 기대가 크게 되었던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우선 감독의 전작들이 크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 거의 없었죠. 저도 감독의 전작들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에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재밌게 본 작품이 없었습니다. '지구가 멈추는 날'도 혹평을 받은 작품이었고 저도 그다지 재밌게 본 작품이 아니었죠.
그래서 과연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지 않은 감독이 과연 이번 작품을 잘 만들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이 제일 컸습니다. 하지만 개봉 후의 반응은 완전히 다르더군요. 감독의 모든 작품들 중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고 마블 스튜디오 작품 중에서도 호평을 받는 영화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아이맥스로 달려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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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작부터 기존의 마블 영화와 그 궤도를 달리합니다. 기존의 마블 작품들은 코믹스 컷들이 넘어가는 연출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마블 스튜디오 로고가 나오는데 반해 이 작품은 지금까지 나왔던 실사 마블 영화들의 짤방들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 마블 스튜디오 로고가 나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이 작품이 마블 스튜디오 내에서도 어떠한 위치에 있는가를 보여주는지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뒤에서도 얘기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지금까지 계획되어진 마블의 페이즈3 즉, 그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어벤져스 : 인피티니 워' 이후 새로이 시작될 페이즈의 단계를 알리는 신호탄 격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새로운 단독 히어로 영화이면서 마블 시네마틱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단 한 번도 다른 히어로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최근에 개봉한 '앤트맨'을 보더라도 팔콘이 등장을 했었죠.
여튼 이 얘기는 다시 할 틈이 있다면 정리해 보도록 하고 영화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영화는 그 구성 자체가 굉장히 아이어맨1과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영화를 본 관객들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죠. 자신의 분야의 최고의 정점에 서 있고 돈 많고 이기적이고 그러다가 어떠한 사고(사건)에 휘말리게 되어 나락에 떨어지고 그 나락에서 올라오는 과정이 곧 히어로로서의 각성이 되는 전형적이지만 재미가 없을 수 없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에 뭔가를 이야기 할 건덕지는 없습니다. 호불호가 가장 적게 갈릴만한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라고 정리하면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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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야기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시각효과입니다.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비현실적'인 모습을 비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간의 이동과 변형을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으며 그러한 공간의 변형과 이동을 창의적인 액션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액션은 단순히 히어로 영화에서 뿐만이 아니라 액션 전체를 통틀어도 독특한 장면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공간의 이용이 기본적인 스타일이라고 생각될 때쯤에 액션의 중요 요소로 나오는 것이 '시간'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공간의 이동과 변형이 시각적으로 크게 다가오지만 무엇보다도 시간이라는 요소가 가장 중요한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에이션트 원이 그 긴 시간을 악당의 힘을 빌어 존재해 왔지만 결국 죽음의 순간 그 자체를 기다렸다는 듯한 대사를 날리는 부분이나 주인공이 의사로서의 본분과 히어로로서의 본분 사이에서 갈등하며 적들을 죽이지 않고 현 상황을 해결하고자 할 때 사용했던 것도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는 중요한 사건이나 분기점들을 항상 '시간'과 관련지어 매듭짓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 사용 능력자는 에이션트 원도 아닌 닥터 스트레인지만이 영화 속에서 보여주죠.
그렇기 때문에 이후 이러한 능력을 이용하여 마블 스튜디오는 그 세계관을 더 확장해 나갈 가능성이 다분해 보입니다. 직접적으로 차원을 넘나드는 장면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에이션트 원이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깨달음을 줄 때 이 세계는 다양한 차원이 존재한다고 했으니 이후 다른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했을 때 차원의 이동을 좀 더 직접적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며 그러한 능력은 페이즈3 이후 혹은 '인피니티 워'에서 어떻게든 보여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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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서 그러한 시각적 요소와 더불어 배우들의 연기도 대단합니다.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닥터 스트레인지 그 자체를 연기하고 있으며 레이첼 맥아담스는 여전히 귀여움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에이션트 원을 연기한 틸다 스윈튼은 너무나도 똘망똘망한 눈빛을 영화 내내 보여주는데 마지막 장면에서의 그 눈빛은 굉장히 아련하더군요.
그 외 악역으로 등장한 케실리우스의 매즈 미켈슨은 사실 분장이 너무 과해서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더군요. 그리고 역시 악당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큰 피해를 주었다는 느낌이 적어서 (역시 아직까지 마블 세계관에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악역은 제모 남작이었습니다.) 더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어서 배우들이 연기할 때 몰입은 잘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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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 작품에서 가장 큰 단점이자 거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역시 악당입니다. 물론 케실리우스와 그 배후에 더 큰 악당이 있긴 하지만 이들이 얼마나 인상이 깊었냐고 물어본다면 그다지 크게 와닿지 않았다고 말할 것 같습니다. 물론 세상을 뒤흔들고 사람들이 무수히 죽어나가고 하지만 결국엔 시간을 돌려 살려내고 복구하니 과연 그들이 무엇을 했는가? 라는 생각도 들고 특히 그 배후의 인물은 뭐 해보지도 못 하고 돌아갔죠....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좀 더 히어로를 유린하고 나락에 빠트리는 인물이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시빌워의 제모 남작처럼 말이죠. 만약 이 작품에서 히어로로서 초보인 닥터 스트레인지를 이 작품에서보다도 더 나락에 빠트리고 공경에 처하게 했다면 오히려 관객들로부터 더 호평을 받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사랑에 빠지려고 한 스트레인지의 연인 팔머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등의 일들을 말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영화는 재밌습니다. 시각적 효과는 대단하고 전형적이지만 기본 이상은 하는 이야기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를 평작 이상의 느낌을 받게 합니다. 히어로 영화가 처음이라고 하더라도 이해를 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만한 작품이기도 하구요.
히어로 영화를 싫어하지 않는다면 누구하고나 봐도 욕 먹지 않을 작품이며 개인적으로 아이맥스3d를 가장 추천하는 바이지만 일반 3d로라도 보시기를 권장하는 작품입니다. 공간감을 확실히 느끼기에 3d로 꼭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