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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가렸어야 하지 않았을까..."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배우보다는 소재 때문에 보러갔다고 있는 영화인데 ‘시간’과 관련된 영화는 뭔가 이상하게 흥미를 돋워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단 말이죠. 그래서 평가와는 상관없이 일단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애매합니다. SOSO라고 평가하겠지만 GOOD 가까운 SOSO 아닙니다. 장르의 재미를 추구할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너무 평범한 장르에 많은 부분 치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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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습니다. 보름달이 뜨는 동굴 정체모를 알을 깨뜨린 아이들은 멈춰진 시간 속으로 끌려가고 그 속에서 10여년에 가까운 세월을 보내다가 다시 흐르는 시간 속으로 들어옵니다. 당연히 그만큼 멈춰진 시간 속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있고 멈춰진 시간 동안의 다른 사람들은 전혀 나이를 먹지 않은 상태로 풀려나죠.

 

사실 ‘풀려났다’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결국 1초도 되지 않는 한 순간이었을 뿐이고 멈춰져 있었다는 것을 감지할 수도 없었으니까요. 시간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나이를 먹은 아이와 나이를 먹지 않은 아이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야기의 흥미가 여기서부터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일순간 뿐이었을 그 시간에 멈춰진 시간 속의 아이들 3 2명은 자의든 타의든 목숨을 잃게 되었고 그런 사건으로 인해 현실세계에서는 나머지 한 아이를(혹은 어른) 용의자로 지목하여 추적하게 됩니다.

 

당연히 그런 용의자 혐의를 받게 된 소년을 소녀는 도와주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너무나도 뻔하죠. 영화는 뻔한 드라마와 멜로(?)의 비중을 너무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손현주 주연의 ‘더 폰’도 시간을 소재로 한 영화이지만 연출적으로 훨씬 긴장감 있고 장르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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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영화는 시간이 풀리는 그 순간부터 ‘시간’을 이용한 일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이 멈춰진 동안에 일어났던 일들에 대한 결말을 파헤치는 것 뿐인데 문제는 관객들이 이미 모든 결과를 알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연출적으로 긴장감 있게 보여줬어야 하는데 연출조차 그렇지 못 합니다.

 

‘가려진 시간’이란 타이틀을 내 걸었으면 오히려 가려진 시간 동안 벌어졌던 사건과 그 이후의 사건이 장르적으로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영화는 단순히 사건만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지 장르적 특성을 이어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만약 장르적 특성도 이어가려고 했다면 가려진 시간 속에서 죽었던 태식의 모습을 오히려 보여주지 않고 이후 사건 진행에 써 먹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혹은 그들 외에 다른 인물이 존재하던가 말이죠.

 

때문에 영화는 판타지적 시간 흐름을 보였던 전반과 달리 단순 스릴러(라고도 애매한) 같은 느낌이 드는 중반부터는 지루해집니다. 애초에 범인이 없고 애들은 어떻게 죽었는지 그리고 소녀가 용의자를 도와주는 이유까지도 다 아는데 연출이 긴장감 있지도 않으니 빨리 진행되기만을 바라는데 심지어 영화도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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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분이라고 나와있는 상영 시간 중에 40분동안 판타지적 이야기를 보여주고 나머지 80여분 정도 추격을 벌이다가 또 마지막 9 정도 판타지적 엔딩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중간중간 감성적이 될 수 있는 멜로 느낌의 연출 좀 넣어주고 말이죠.

 

그러다 보니 오히려 배우들의 연기가 아까울 정도입니다.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가 아주 좋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강동원은 여전히 발음이 문제인지 발성이 문제인지 뭔가 어눌한 느낌으로 대사를 날리고 있고 수린역의 신은수라는 아역배우는 아역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뭔가 연기하는 느낌이 듭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느낌이 들더군요. 오히려 조연들로 나오는 권해효나 김희원 등이 연기는 자연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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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아까운 영화입니다. 좋은 소재 좋은 배우를 데리고 평작도 되는 영화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분명 특이한 소재를 가지고 재밌게 만들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왜 이렇게 특정 계층을 노린 듯한 작품을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장르 영화의 특성을 더 살렸더라면 훨씬 재밌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 비슷한 소재가 강풀 작가의 타이밍에도 나오죠. 물론 거기서는 주인공의 의지대로 시간을 멈춥니다만 여튼 거기서는 시간을 멈추면 공기도 멈추기 때문에 곳에 오래 있을 수가 없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작품에서는 분명 공기가 멈춘 듯한 연출은 있어도 그것으로 인한 어떤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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