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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걸 탈피할 생각이 없는 국내 재난 영화..."

 

올 연말 마지막 국내 재난 영화(?)인 판도라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기대는 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정말 예고편만 봐도 눈에 뻔히 보이는 이야기며 연출이며 그런 것들이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혹여나 그런 예상을 조금은 벗어나지 않을까 싶어서 감상을 했습니다만 역시는 역시나더군요...

 

영화는 가상의 핵발전소가 지진으로 인해 붕괴되면서 진행됩니다. 따라서 재난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2012나 투모로우 같은 작품하고는 느낌이 다릅니다. 판도라의 경우는 재난과 사고가 발생하고 그 뒷처리를 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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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히 보이는 내용이라고 했는데 사실 재난.가족.무능력.희생.신파 이러한 소재들이 예고편에서조차 눈에 다 들어오는 수준이었기에 그런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었고 영화는 그러한 소재를 가지고 전형적인 재난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그래도 마지막에 과감히 희생을 선택시킨다는 점이죠.(이 부분은 직접 영화를 보시기를...)

 

무능력한 정부야 요즘 단골 소재이니 뭐 딱히 신경쓸 필요도 없고 우리나라 영화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신파는 이 영화에서는 생각보다는 적게 나옵니다.......만 그것조차 과합니다. 그냥 관객들을 울리기 위해서 작정한 연출이 발전소 터지고 나서부터 분 단위로 나오지 않았나 생각될 만큼 지겹도록 나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울컥했던 것은 그런 신파 부분이 아니라 사고 후 대처에 대한 정부의 꼬라지가 영화같지 않아서 화딱지가 나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화딱지가 나서 미칠 지경인데 그걸 실제로 겪었으니 얼마나 더 화딱지가 날까요? 영화가 영화 같아야 뭔가 판타지라는 느낌으로 감상을 할 텐데 더 이상의 판타지가 아님에서 오는 울분이 신파보다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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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대립 상황이 나옵니다. 대통령과 총리. 아들과 엄마. 시어머니와 며느리. 커플들.....이러한 대립 관계는 영화를 보면 현재 국내 상황에서 느껴지는 대립 관계와 뭔가 연장선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사실 그런 얘기를 할 필요도 없고 생각 할 필요도 딱히 없는 작품이기에 뭐 그냥 그런 생각만 들었다는 정도에서 끝내는 게 맞겠죠.

 

영화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한 작품은 아닙니다. 정말 흔해빠진 재난 영화이고 예상한 범주 내에서 끝납니다. 결말에 대한 부분도 워낙에 복선을 많이 깔아놔서 누구나 예상 가능한 정도죠. 다만 약간의 장점이라면 대규모 대피 상황이나 국가 비상 재난 상황을 생각보다 다각도로 보여준 점은 꽤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에서 장점도 끝이고 그냥 그런 오락 영화로서 보기에는 나쁘지는 않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재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만약 이 작품이 재미가 없었다면 '전형적인' 구성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겠죠. 어느 정도 안전빵(?)이 되는 것이 바로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구성이니까요. 문제는 그런 장점보다도 과한 신파나 쓸데없는 자막 처리 때문에 느껴지는 불쾌감이 더 크다는 것이죠. 여튼 영화 끝나고 자막 내보내는 영화치고 제대로 된 영화가 얼마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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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영화도 아니고 오락적 재미가 아주 큰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그야말로 빈집털이라고 할 수 있는 개봉 시기가 문제였겠죠. 그렇다고 가족들이나 애인하고 보러 갔을 때 욕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요. 그렇다고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너무 전형적인 영화는 심심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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