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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본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위플래쉬'의 다미엔 체젤레 감독의 신작 '라라 랜드'를 보고 왔습니다. 위플래쉬는 그야말로 미친 놈과 더 미친 놈이 음악을 가지고 대판 싸우는 영화였는데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와 도저히 긴장감을 느낄 수 없을 것 같은 소재를 가지고 어마어마한 연출력으로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전달해 주었었죠.

 

라라 랜드는 결론부터 말하면 위플래쉬와 완전히 반대입니다. 이 영화는 어떻게 500일의 썸머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 혹은 로맨틱 멜로 영화를 뮤지컬 형식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영화를 보고 나면 많은 멜로 영화들의 느낌이 조금씩은 느껴집니다만 그것이 영화를 감상하는데 방해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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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위플래쉬 때와 비슷합니다. 특별할 것은 없습니다. 그냥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어쩌면 현실적이지만 또 어쩌면 비현실적인 그런 사랑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주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사랑이야기를 감독은 이번에도 굉장한 연출력으로 굉장한 영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일단 뮤지컬 영화이니만큼 춤과 노래가 빠질 수 없는데 감독은 오프닝에서부터 관객들을 사로잡는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다!'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확실히 인식시키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런 넓은 배경을 롱테이크를 이용해서 연출하고 있는데 주인공은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인식조차 못 할 만큼 몰입도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있죠.

 

오프닝 무대 얘기가 나와서 좀 더 뮤지컬 무대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영화 속에서는 뮤지컬 무대가 꽤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뮤지컬 연출들은 대부분 롱테이크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곡이 끝나는 순간까지 롱테이크로 이어져서 관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지금까지 인상적으로 보아왔던 '맘마미아'나 '레 미제라블' 같은 경우도 한 곡 전체를 롱테이크로 촬영을 하지는 않았었는데 그래서 한 곡 전체를 롱테이크로 보여주는 뮤지컬 영화는 처음이라서 신선한 경험을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배경은 현대일지 몰라도 분위기 자체가 약간 80년대 느낌이 나는데 그래서 클래식의 느낌도 풍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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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쪄면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러한 호불호는 뮤지컬적인 부분이 아니라 분위기에서 갈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배우들의 의상이나 분위기를 보고 배경인 80년대나 90년대 초쯤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프리우스 개그를 보고 나니 전혀 과거가 아니더군요.

 

뿐만 아니라 몽환적인 분위기의 연출도 보여주는데 현실적으로 다가가는 이야기와 대조적인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되더군요. 남녀의 사랑에 있어서의 아름다움을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배경과 연출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한 몽환적인 연출과 현실의 자연스런 연출은 이 영화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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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적인 부분을 좀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의 이야기는 어쩌면 500백일의 썸머와 많이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사랑 그 자체를 아름답게 표현하고도 있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강합니다. 각자의 꿈이 있고 그것들을 서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도록 노력하지만 잘 안 되는 부분도 보여지고 있죠.

 

그러다가 결국에는 여자는 꿈을 찾아 떠나고 남겨진 남자는 자신의 꿈에 여자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고 살아갑니다. 어찌보면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긴 합니다. 둘은 분명 처음 재즈바에서 첫 눈에 어느 정도 호감을 느꼈고 그런 만큼 잘 어울렸고 잘 만났죠. 그리고 어느 커플들처럼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헤어지게 되긴 하지만 과연 그렇게 헤어져야만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엔딩 부분에서 보여주는 가상의 결말은 그러한 헤이짐 때문에 더 아련하게 느껴지죠. 그래서 이 영화의 시점이 남자 쪽에 맞춰져 있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엔딩은 남자 주인공이 피아노를 치며 상상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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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사운드트랙들은 꽤 좋습니다. 물론 모르는 음악들이지만 처음 듣는 음악들이 거부감 없이 귀에 들어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사운드트랙을 구입해서 듣고 있는데 사운드트랙 한 곡 한 곡이 영화 속 장면들과 겹쳐지더군요. 그 만큼 인상적이 노래들이 많았고 ost를 구입하기에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이 노래를 잘하더군요.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노래 실력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음원으로 따로 들으니 목소리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어쩜 이렇게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 하는지.....심지어 잘 생기고 예쁘기도 하고 말이죠. 영화 속에서는 둘의 호흡이 아주 달달함으로 넘어서 설탕이 될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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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습니다. 뮤지컬 영화를 본 적이 없으신 분들이라도 충분히 감상할 만큼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한 없이 가벼운 영화도 아니면서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고 연출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노래도 좋고 비쥬얼도 좋고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작품입니다. 이야기가 조금만 더 세련되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도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가족용이든 데이트용이든 친구용(?)이든 어디든 상관없이 어울리는 작품인데 무엇보다도 데이트용으로 최적화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맥스도 3d가 아니 2d로 개봉이 되었기 때문에 아이맥스 감상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구요. 다미엔 체젤레 감독은 알렉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처럼 자신만의 영화 스타일을 확고히 굳혀가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앞으로 더 이런 작품을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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