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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01 / 14 / 002]

 

디즈니의 신작 '모아나'를 보고 왔습니다. 2010년 '라푼젤'부터 2012년 '주먹왕랄프' 2013년 '겨울왕국' 2014년 '빅 히어로' 2015년 '인사이드 아웃' 2016년 '주토피아'를 거쳐 이번 작품까지 거의 매년 작품을 선사해 주고 있는 디즈니는 매넌 한 편씩의 완성도 있는 작품을 내보이면서 이젠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가 없는 애니메이션의 대가로서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은 2013년 '겨울왕국' 이후 오랜만에 보이는 프린세스물(?)입니다.

 

하지만 최근 디즈니의 공주물(?)이 그렇듯 이번 작품은 일반적인 과거의 디즈니가 보였던 공주물에서 탈피한 진취적인 공주의 모습을 보이는 작품으로써 어쩌면 '라푼젤'부터 시작한 그들의 변화를 정점으로 이끌어낸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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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라고는 할 수 없는 주인공 '모아나'와 역시나 남자답긴 하지만 잘생기지는 않은 데미갓 '마우이'의 모험을 그리고 있는 이번 작품은 그냥 순수 판타지 영화입니다. 신이 나오고 반인반신이 나오고 다양한 괴수들이 나오고 그것들을 헤치우고 나가서 결국 목적을 달성하는 그야말로 정석적인 판타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죠.

 

그래서 이 영화는 이야기가 단순명료합니다. 곁가지도 없고 쓸데없이 개연성 따질 필요도 없기 때문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딴지를 걸 만한 요소도 없고 그냥 그대로를 즐기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판타지라고도 해도 쓸데없이 잔가지를 막 엮어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흐르거나 하기 쉬운 법이고 배경 설명 한다고 영화의 절반을 깎아 먹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는데 이 작품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오프닝에서 깔끔하게 배경 설명 끝내고 적당한 스킵을 통해 모아이가 자라나는 배경을 보여주고 그녀가 바다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무난하게 보여주면서 결국 바다로 가기까지 영화 상영 시간의 반의 반이나 소비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디즈니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관객들이 지루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지를 지금까지 많은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알았을 테고 그것을 이번 작품에서도 제대로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이야기 자체에서 오는 지루함? 그딴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드라마와 뮤지컬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연출은 그런 지루함을 날리는 연출 중에 하나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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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3d 애니메이션으로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배경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 할 정도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처럼 바다가 주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바다, 그리고 물의 그래픽은 '실사에 합성한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엄청나요. 캐릭터 빼고 풍경만 보여주면 어디 태평양의 휴양지를 보여주는 거라고 할 만큼 엄청납니다.

 

디즈니 진짜 이 제작사는 겨울왕국에서는 물리엔진을 갈아 넣으면서 수 많은 '눈의 움직임'을 실사처럼 보여주더니 이번 작품에서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래픽 표현의 끝이라는 물을 완벽히 마스터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나 공돌이들을 갈아 넣었을까요...

 

여튼 이 작품에서 그래픽으로 깔 요소는 전혀 없습니다. 비교가 좀 그렇긴 한데 비슷한 시기에 나온 일루미네이션의 씽을 보면 이 작품의 그래픽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금 느낄 수 있습니다. 하루에 두 편을 다 감상을 하고 나니 그래픽의 비교가 더 와닿는데 아무리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고 해도 그 차이는 명확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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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이니만큼 액션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액션에서는 꽤 다양한 작품들의 오마쥬 혹은 클리셰들이 보여집니다. 특히 초반에 만나게 되는 해적의 경우는 매드맥스의 오마쥬 같은 느낌이 굉장히 크게 느껴지고 워터월드의 분위기도 꽤 풍깁니다. 하지만 그것들이 불편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오마쥬와 패러디 그리고 클리셰로서의 역할을 다 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리고 그런 액션을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앞서 말했듯이 최근 디즈니 트렌드를 답습하는 그런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진취적인 공주와 남자답지만 잘생기지는 않으면서 무조건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 보조 캐릭터의 조합은 답습 그 자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매력이 줄어드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비슷하지만 확연히 다른 배경과 캐릭터의 디자인을 통해서 다른 느낌을 풍기도록 노력을 많이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이제는 무조건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아도 다른 요소를 통해서 먹히는 방법을 알게 된 디즈니는 캐릭터 디자인에 더 자유분방함을 첨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왠지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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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와 같은 장점들에 비해 가려지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음악입니다. 물론 좋습니다. 영화 속에서 처음 나올 때는 어리둥절행이지만 나중에는 흥얼거리는 정도로 노래는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관을 나오고 나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물론 겨울왕국을 제외하고 극장을 나서서 되뇌일 정도의 중독을 보여준 뮤지컬 애니메이션도 없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뭔가 멜로디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건 좀 아쉽더군요.

 

물론 음반을 구입할 정도로 노래가 좋은 것은 확실한데 좀 더 중독성 강한 그리고 기억이 될 만한 포인트가 있는 노래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겨울왕국의 렛잇고는 너무나도 중독성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포인트가 명확했구요. 물론 그런 음악적 중독성이 개인적으로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장점으로 와닿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어쩌면 디즈니는 그런 강한 중독성 있는 음악을 만들면 오히려 이후 영화적 진행이나 완성도에 있어서 마이너스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해서 일부러 만들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게 강한 뮤지컬 음악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도 들걷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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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습니다. 확실히 재밌어요. 물론 디즈니 애니메이션 자체가 항상 호불호가 갈리기는 했습니다만 그래픽 캐릭터 연기 액션 그 어느 것하나 놓치지 않은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어떻게 매년 한 편씩 애니메이션을 발표하면서 이토록 기본 이상의 완성도를 가진 작품을 만들어내는지 신기하군요. 그만큼 능력자들이 많이 있다는 얘기겠죠.

 

항상 애니메이션을 얘기하면서 하는 얘기가 애니메이션에 거부감이 없다면 보시라는 건데 이 작품도 그렇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거부감이 없으시다면 뭐 두말 할 필요없이 그냥 지금 극장으로 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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