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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01 / 21 / 005]


관상의 한재림 감독의 신작 '더킹'을 보고 왔습니다. 요즘 한창 예능쪽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우성 형님과 그 만큼 예능에서 자주 보는 조인성이 투톱으로 나온다고 해서 조금은 관심이 있었던 작품이었기에 개봉하자마자 보고 왔습니다만 리뷰는 너무 늦었군요.


사실 평이 어떻든 간에 관상은 나름 재밌게 본 편입니다.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기 전 이야기를 나름 흥미로운 소재를 이용하면서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은 작품이었죠. 물론 전반과 후반의 느낌이 굉장히 달라서 이게 퓨전 사극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정통 사극이라고 해야 할지 좀 헷갈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만족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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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작에서 보였던 그런 흥미로운 소재를 이번 작품에서도 이용하더군요. 사실 이런 검은 세력에 대한 이야기는 요즘 한국 영화계에서는 굉장히 많아서 진부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진부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해소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노력을 보였다는 것이지 그 결과가 좋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영화는 검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군사 정권 시절부터 문민정부를 지나서까지 그들이 뒤에서 어떠한 일들을 벌이고 어떠한 세상에서 살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정말 약 빤 듯한 연출들을 중간중간에 넣음으로써 이 영화의 최종 목적은 블랙코미디라는 듯한 느낌을 풍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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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드라마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블랙 코미디라는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일단 분위기가 가벼워요. 예고편에서는 무게감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정우성조차도 이 영화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가벼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시대에 유행했던 노래를 들으면서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그냥 코미디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 관객들은 내부자들을 어느 정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데 이 영화는 전혀 다릅니다. 바로 앞에서 얘기했듯이 이 영화는 어쩌면 블랙코미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진지함보다는 풍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분위기가 가볍다는 얘기를 한 것이죠.


하지만 그런 연출이 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뒷 세계에 대한 소재가 난무하는 요즘 이러한 연출적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나름 신선했다고도 생각했고 흥미로웠습니다. 그러한 결과로 재밌다고 생각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 영화의 장점은 이러한 새로운 분위기를 보여주었다는 것에서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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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점은 주인공 캐릭터의 본질적인 방향성이 없습니다. 그 문제의 가장 큰 요소가 주인공인 조인성이죠. 이 캐릭터는 학창 시절에는 일진이었습니다. 아빠가 살아온 것이 그랬다고 하면서 배울 게 그런 것밖에 없었다고 하죠. 폭력이라는 권력을 누리고 살았던 인물입니다. 물론 폭력을 일삼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여튼 일진입니다.


그런 일진이 다른 권력을 알게 되고 검사가 됩니다. 그런데 검사가 되고 나더니 갑자기 착한 양 코스프레를 합니다. 피해자의 편에 설려고 하고 그들에게 힘이 되려고 하고 뭐 그런 모습을 보이죠. 아무런 중간 과정 없이 갑자기 말입니다. 권력을 누리려고 했던 인물이 검사가 되자마자 그냥 그런 검사 행세를 한다? 뭔가 이상하더군요.


그리고 심지어 처음 배성우가 그를 그들의 세계에 발을 담그게 하려고 할 때도 (결국 발을 담그게 되긴 하지만) 망설입니다. 왜 말성이는지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그 권력이 탐이 났던 인물이 그 권력이 다가오는데 그것을 마다하려고 한다? 전혀 앞뒤가 안 맞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나중에는 내부 고발자로서 모든 것을 터트렸다는 점이죠. 자기가 더 이상 하락할 곳이 없어지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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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름 비중이 있다고 하는 류준열....이 캐릭터도 이상합니다. 그는 분명히 조인성의 그림자가 될 듯한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늘리면서 오히려 조인성에게 위험을 주는 인물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또 조인성을 살리겠답시고 단신으로 목포로 내려가 결국 죽음을 맞이하죠.


애초에 조인성 말 좀 들으면서 세력을 확장해 나갔으면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왜 굳이 자신이 세력을 무리하게 확장해 나가면서 그것이 조인성에게 독이 되는지는 몰랐는지 이해가 안 가더군요. 이건 조인성의 그림자로서 그의 뒤를 봐주겠다는 건지 아니면 조인성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겟다는 것인지 아주 헷갈립니다.


정우성은....십수년이 지나도록 늙지를 않아요. 무슨 현실 반영도 아니고 외모에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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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흥미와 연출의 신선함을 그것을 이끌어나가야 할 캐릭터들이 방해하는 꼴인데 참 아깝더군요. 캐릭터를 조금만 살려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이 영화의 완성도는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평가도 더 좋아졌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럽게 추천하는 이유는 역시 연출적인 신선함과 이야기의 흥미가 꽤 컸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의 비쥬얼이 다들 좋고 말이죠. 15세 관람가라 잔인한 장면이나 성적 표현도 거의 없어서 가족들하고도 고만고만하게 볼 수 있고 데이트용으로도 고만고만하게 볼 수 있습니다. 동성 친구하고도 고만고만(?)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나름 장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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