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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02 / 26 / 010]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주연의 싱글라이더를 보고 왔습니다. 이병헌 연기도 좋다고 하고 광고도 많이 하고 오랜만에 묵직한 드라마일 것 같기도 해서 부산에 잠시 다녀온 후 일요일에 문라이트와 함께 감상을 하고 왔습니다.


사실 이야기는 별 게 없더군요. 잘 나가던 펀드매니저(?)라고도 할 수 있는 이병헌은 어느 날 본인이 알았든 몰랐든 간에 자신이 팔았던 부실 채권으로 인해서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호주로 어학 연수를 보낸 부인과 아들을 보기 위해 호주로 떠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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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큰 이야기는 이 정도가 끝입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무슨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조금 과대포장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순전히 이 영화는 마지막을 위해서 달리는 영화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사실 그 마지막도 그렇게 놀랄 만한 부분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이야기의 반전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이병헌의 원톱 연기를 보기 위한 작품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최근 이병헌의 연기는 자극적인 캐릭터들이 많았었죠. 내부자들이나 마스터에서 모두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들을 연기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작품들을 하다 보니 본인 스스로도 연기의 변화를 주고 싶어서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데 역시나 연기 하나는 잘 하는 배우입니다. 감정의 기복이 그렇게 크지 않은 평면적인 인물을 연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연기 내공이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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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병헌이라는 배우의 연기에 대해서는 딱히 더 할 말이 없는데 이 작품에서는 다른 배우보다도 안소희라는 배우에 대해서 언급을 안 할수가 없다고 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녀는 이전까지 좀 어색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잘 표현해주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그녀가 자신의 정체를 알고 난 후에 그녀의 감정을 좀 더 많이 표현하도록 해 주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편집을 한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그 정도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감정을 보여주는 시간이 너무 짧더군요. 어쩌면 그 장면은 이 영화를 통틀어 가장 슬픈 장면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장면인데 말이죠.


여튼 결과적으로 이번 작품으로 인해서 안소희라는 배우의 커리어는 좀 더 좋아지지 않을가 생각됩니다. 그러다 보면 연기의 폭도 더 넓어질 수도 있을 거구요. 아직 어린 배우니까 앞으로 연기의 깊이와 폭을 더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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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그냥 대놓고 스포일러 이야기인데 사실 식스센스의 이야기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마지막 결말을 생각하면 이 영화는 둘도 없이 식스센스일 뿐이고 그런 수단을 이용함으로써 오히려 이전의 이야기들을 좀 허무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이전까지 이어져 오던 감정과 분위기가 사라져 버리죠.


물론 떡밥은 많이 투척합니다. 그가 죽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들은 꽤 많은데 그가 호주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그가 누군가와 대화하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에는 한 명의 할머니만 있을 뿐인데 그 할머니도 그 곳에서 40여년을 살았다고 한 점이 어느 정도 복선이죠. 안소희가 맡은 캐릭터와도 처음에는 대화를 한 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누군가와 같이 어딘가로 갔다가 다친 모습으로 나타난 후에 갑자기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 뒤로는 거의 계속 붙어다닙니다. 안소희는 국수집에서 국수를 먹는 장면이 나온 후로는 그 어떤 것을 먹지도 않고 돈을 쓰는 장면도 나오지 않죠. 이병헌도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지만 그 누구와도 눈빛조차 교환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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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이 영화는 어떤 메시지를 던지려고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성공을 위해 달리던 남자가 죽고 나니까 주위를 살펴보게 되었다는 얘기? 그렇다면 차라리 살아서 호주를 간 다음에 그가 신경을 쓰지 앟ㄴ았던 세월 동안 가족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반성을 하게 만드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이 영화는 어쩌면 주위를 둘러보지 못 한 기러기 아빠의 비참한 죽음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죽음 자체가 그냥 이전까지의 영화의 분위기를 망가뜨려 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오히려 미지막을 그렇게 끝내지 않았더라면 전체적으로 괜찮은 작품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재미도 나름 나쁘지 않았고 이병헌 공효지 안소희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어요. 연출이나 비쥬얼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구요. 이 작품의 패착은 너무 유명 작품의 소재를 너무 그대로 사용해 버렸다는 것이 아닐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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