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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05 / 09 / 018]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류의 기원을 다루고자 했지만 에일리언의 프리퀄이 되어버린 듯한 프로메테우스가 개봉하고 5년 만에 후속편이 개봉했습니다. 이제는 에일리언 시리즈라는 것을 대놓고 얘기하는 듯이 제목을 '애일리언 : 커버넌트'로 붙였더군요. 사실 제목은 맘에 듭니다. 프로메테우스 같은 경우도 '에일리언 : 프로메테우스'라고 하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번에 붙인 제목부터 생각해 보면 '커버넌트'는 언약이라는 단어로서 성경에 등장하는 개념인데 '양측 사이의 조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과 인간의 조약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작품에 대입해 보면 엔지니어와 인간, 인간과 안드로이드 그리고 안드로이드와 그 무언가와의 언약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즉,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이겠죠.

 

결과적으로 이번 작품까지 등장했던 각 종족들간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하는 감독의 의도를 제목에서부터 부여하고 있지 않았나? 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그렇기에 이번 작품은 어쩔 수 없이 프로메테우스의 에필로그가 될 수 밖에 없었으며 다른 한 편으로는 에일리언의 프리퀄이 될 수 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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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감독이 과연 어느 부분에 중점을 맞췄느냐에 따라서 영화의 감상 포인트가 달라지는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영화는 에일리언 프리퀄에 좀 더 중점을 맞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그러한 생각을 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프로메테우스에서 던졌던 떡밥들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음에서도 끝맺으려는 의도가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왜 바이러스를 만들었고 왜 인간들에게 그것을 살포하려 했으며 그들의 행성으로 떠난 쇼 박사와 데이빗은 정확히 무슨 일을 겪었는지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영화 중간에 밝혀진 내용이라고는 데이빗이 바이러스를 엔지니어의 행성에 투하해서 엔지니어들을 몰살시킨 것과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다양한 에일리언 변종들을 만들어냈다는 것. 그리고 쇼 박사에게 어떤 실험을 가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여기서도 의문은 많습니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나왔던 엔지니어와 뭔가 다른 그 별의 주민들은 진짜 누구였는가? 엔지니어와 동일인인가 아니면 그들 조차도 엔지니어에 의해서 만들어진 존재인가? 등에 대한 의문이 꽤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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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그런 행동들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기에 의문은 더더욱 커지기만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이야기는 프로메테우스에서 에일리언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포잘르 통해 감염되어 백 버스터와 마우스 버스터를 통해 에일리언(어찌보면 네오모프)을 등장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데이빗이 페이스 허거를 통해 선장을 감염시키고 그로 인해 등장하게 된 에일리언(이 쪽은 제노모프)까지 본다면 이 작품은 그야말로 에일리언의 프리퀄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때문에 불만인 것에 에일리언 시리즈로 완벽하게 넘어갈 생각이었다면 프로메테우스의 떡밥들을 모두 해결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 했다는 것죠. 특히 가장 의아한 부분은 데이빗의 행동인데 결과적으로 그는 프로메테우스에서의 일을 겪으면서 인간을 더 이상 창조주로서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월터에게 했던 대사 "천국에서 종이 되느니 지옥에서 지배가 되겠다"를 보면 그는 확실히 인간을 더 이상 가치있는 존재로 보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 과정이 전혀 보이지 않죠. 프로메테우스에서 약간 보이긴 하지만 이 정도의 변화를 어떤 과정을 통해서 보이게 되었는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완벽한 생물을 창조하기 위해서 엔지니어들의 행성 중 하나였던(였을지도 모르는) 행성의 일반 엔지니어들(혹은 엔지니어가 만든 다른 종족)을 모두 몰살하고 그 곳에서 많은 생체 실험을 진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해하는 것은 여기까지인데 문제는 쇼 박사에 대한 데이빗의 행동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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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프로메테우스에서의 행성을 떠나고 10여 년간 쇼 박사와의 관계는 데이빗의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관계가 아니었을 겁니다. 자신을 고쳐주고 쇼 박사보고 자상하다고까지 하면서 커버넌트에서는 그녀에 대한 연민을 표시하죠. 그래서 다니엘스에 대해서 연미을 가지고 있는 월터의 행동을 단번에 포착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연민을 가지고 있던 쇼 박사를 어떤 실험을 행했다는 거을 영화 종반에 밝히게 되는데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앞서 말했듯이 부족해 보이고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기에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을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 그녀에게 행한 행동이 커버넌트의 선장에게 행한 행동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냥 실험체로서 이용했다는 생각 밖에 들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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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번째 의문은 데이빗이 보관 중이었던 페이스 허거의 알들입니다. 지금까지으 에일리언 설정을 보면 페이스 허거는 무조건 퀸 에일리언 낳은 알에서 나오는데 커버넌트에서는 퀸 에일리언이 등장하는 부분이 단 한 장면도 없습니다. 어떠한 힌트도 없죠. 만약 쇼 박사를 통해서 나온 것이 퀸 에일리언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떡밥을 던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런 힌트가 없습니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서 프로메테우스와의 연결고리를 모두 없애버리려는 듯한 생각이 드는데 그러기에는 아직도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아니면 언제나 그랬듯이 감독판을 통해서 해소를 시켜줄 생각인 것일까요? 하지만 그런 것은 뭔가 관객을 기만하는 듯한 행동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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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통해서 프로메테우스의 에필로그이자 에일리언의 프리퀄입니다. 사실 커버넌트와 에일리언 1 사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 하겠습니다. 식민지 행성으로 향하는 커버넌트 호에서 월터가 아닌 데이빗임을 알아채고 잠들어 버리는 주인공과 페이스 허거의 태아를 다른 태아들과 같이 보관하는 장면은 이후 식민지 행성에서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 많은 의문을 남기더군요.

 

에일리언 영화로서 본다면 이 작품은 적절한 긴장감과 공포를 전달해 주고 있고 에일리언 1편의 분위기와 2편의 분위기를 적절히 섞으려는 장면도 많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포감과 긴장감을 좀 더 극대화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일리언들도 너무 쉽게 죽어나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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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백 버스터와 좀 더 잔혹하게 죽어나가는 연출은 이게 과연 15세 관람가로서 볼 법한 부분들일까? 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사실상 15세 관람가면 초등학생도 부모님과 같이 볼 수 있는 등급이고 살제로 영화관에도 초등학생 정도의 자녀들을 데리고 오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저 같으면 데리고 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성인들도 보다가 징그러워서 나가는 분들이 있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실질적인 에일리언 영화를 다시금 보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사운드나 영상 포맷이 좀 더 좋은 곳에서 본다면 한층 재미가 살아니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와 겹쳐서 아이맥소 없고 메가박스 MX 관으로 가야 할 듯 싶은데 한 번 쯤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단, 애인에게 미리 허락은 구하세요...

 

덧. 이 영화가 성공할 경우 일단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 사이의 작품을 만들고 커버넌트와 에일리언 1편 사이의 3작품을 만든다고 하는데 꼭 성공해서 모든 시리즈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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