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7 / 07 / 05 / 028]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이후 3년만에 '홈'으로 (일부분이긴 하지만) 돌아온 스파이더맨은 더 어려지고 더 까불대고 더 지 맘대로 하는 그야말로 틴 에이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글쎄요. 어쩌면 이 모습이 나중에 철이 좀 들고 나이를 먹으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앤드류 가필드 같은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 만큼 촐랑대는 10대의 모습과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렇게 걱정은 하지 않았죠. 마블 스튜디오에서 손을 대기 시작한 이상 기대 이하의 작품이 나오지는 않으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미 시빌워에서 등장한 만큼 어느 정도 캐릭터에 대한 느낌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쫄딱 망하는 작품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대는 실망이 되지 않더군요.

 

>>

 

영화는 소니 타이틀이 먼저 나오기는 하지만 누가 봐도 마블의 작품입니다. 마블 스튜디오 타이틀과 콜롬비아 픽쳐스 타이틀이 나란히 등장을 하고 있죠. 물론 콜롬비아 픽쳐스는 소니와 관계가 두터우니 사실 독자적인 제작사는 마블 스튜디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튼 그리고 영화의 시작이 8년 전 어벤져스 사건 당시부터 시작을 하며 시빌워와의 접점도 상당히 많이 등장합니다. 여러모로 이 작품은 MCU 세계관에 포함된 작품이라는 것을 시작부터 알려주고 있죠.

 

전반적으로 어느 히어로물의 1편과 그 구성이 비슷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2번째 리부트를 하다 보니 마블 스튜디오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는지 삼촌의 죽음과 피터의 히어로화 과정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과감히 생략하죠. 사실 굳이 필요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이미 너무 많이 봤으니까요.

 

이런 과감한 생략 덕분에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의 밀도에서 빌런의 이야기를 꽤 자세히 들려주는데 빌런이 빌런으로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확실히 제사합니다. '명분'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명분'이라고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굉장히 현실적으로 와닿는 명분이었죠. 시빌워의 제로 남작처럼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

 

그런 빌런의 존재 이유와 더불어 '언더 루즈~'로 잠시 등장했던 시빌워에서의 연장선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이 영화의 모든 상황은 시빌워의 상황이 있었기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모든 상황이 시빌워 이후로 맞춰져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토니 스타크와의 관계죠. 물론 토니는 여기서 주연은 아닙니다만 역시나 임팩트 있는 존재로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토니 스타크는 스스로 아버지를 닮아가는 듯하다고 할 만큼 '아버지' 같은 모습을 많이 보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게 피터를 감시하고 도와주죠. 아마도 그런 부분들은 스스로의 행동을 발생했던 과거의 사건들 때문에 피터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마지막에는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얘기할 정도니까요.

 

여튼 토니 스타크는 조연으로서 임팩트 있는 역할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런 토니 스타크에 밀리지 않는 캐릭터를 톰 홀랜드는 잘 보여주죠. 작품성은 최고지만 오리지널에 가깝지 않은 진지함 때문에 꽤 욕을 먹었던 스파이더맨 1,2,3(오리지널 1,2,3)편과 달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2(어스파 1,2)편에서부터 조금씩 원작의 스타일을 따라가던 스파이더맨 캐릭터는 이번 작품에서는 거의 오리지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

 

쉴 새 없이 떠들고 까불대고 나대고 사고 치고 어린 마음에 객기를 부리다가 쥐어 터지고 하여간 별별 사건 사고를 자기가 다 받아내려고 합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기존 1,2,3편과 어스파 1,2편에서까지 이어져 오던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서는 '개나 줘 버려'라는 식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물론 아예 없애버리지는 않았습니다. 토니 스타크와의 대화를 통해 다른 식으로 비춰주고 있지만 그건 후반으로 갔을 때 이야기고 영화의 전체적인 과정에서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올해 20살 초반이 된 톰 홀랜드는 그런 14세(15세?)의 피터의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짜로 14세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체조를 해서 운동 신경이 좋아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고 한 없이 가볍지만 변화하는 감정 연기도 꽤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하트 오브 더 씨라는 모비딕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 얼핏 보고는 잊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와 액션 모두 꽤 잘 소화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차기작이 기대가 되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벌쳐로 나오는 우리의 버드맨(?) 마이클 키튼은 액션 자체보다 연기로서 관객을 압도하는 매력을 보여주더군요. 별것 아닌 장면에서도 그가 보여주는 연기로 인해 살아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 어떤 마블 영화에서도 빌런이 보여주지 못 했던 힘을 보여주면서 카리스마를 풍기는데 이후 작품에서도 이런 빌런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사실 액션 영화로 보자면 실망할 구석이 많은 작품입니다. 대부분의 액션이 밤에 이루어져서 보는데 불편할 뿐 아니라 아직 많은 빌런을 직접적으로 상대해 보지 않은 피터의 경험상 화려한 액션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빌워의 잠깜 등장할 때 더 많이 나오죠. 오리지널 1,2,3편과 어스파 1,2편과 액션만 비교해 본다면 굉장히 아쉬운 작품이죠. 도시를 활강하는 장면도 나오지 않으니까요.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능력도 제대로 알지 못 해서 떨어지고 구르는 장면도 많을 뿐 아니라 고소공포증을 느끼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그런 모습들은 한 캐릭터의 시작으로서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14살이고 막 히어로로서의 능력을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오리지널 1,2,3편이나 어스파 1,2와 같은 액션을 보인다면 그것도 나름 이상하겠죠.

 

>>

 

영화는 재밌습니다. 홈커밍이라는 제목처럼 마블로 어느 정도 복귀한 스파이더맨의 모습과 홈커밍 파티로 인한 하이틴 영화로서의 재미도 모두 쏠쏠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어릴 적에 MJ가 등장할 줄은 몰랐는데 츤데레 같으면서도 쿨한 모습을 보이는 어린 MJ의 모습은 나름 귀여웠습니다. 역대 최고로 젊게 나온 메이 숙모는......여러모로 대단합니다.

 

영화는 이후 시리즈에 대한 상황들을 유추할 수 있는 장면들도 조금씩 넣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토니 스타크가 본부를 옮기면서 가져가는 물건 중에 캡틴 아메리카의 새로운 방패나 다른 요원들의 새로운 무기들을 가지고 가는 것인데 이걸 본다면 어벤져스 3편이 되기 전에 그들이 다시 손을 잡을 가능성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치고 받고 싸웠는데 어느 정도 관계가 풀리지 않았다면 방패를 만들지 않았겠죠.

 

개인적으로 아이맥스 3D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3D로서의 입체감이 없어서 그다지 볼 필요성이 없죠. 특히나 안경을 쓰신 분들은 굳이 힘들게 보실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냥 아트모스 쪽이나 대형 스크린에서 2D로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쿠키 영상은 2개입니다. 엔딩 크레딧 시작 전에 1개가 나오고 끝나고 나서 1개가 나옵니다.....둘 다 중요하죠.....네.....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