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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09 / 02 / 034]


귁 배송 감독이 친히 한국의 예능까지 출연하면서 홍보를 한 '발레리안:천개 행성의 도시'는 사실 예고편을 통해서는 나름 흥미를 돋워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됩니다. 일단 비쥬얼이 굉장히 아름다웠거든요. 아마 최근에 접한 이런 스페이스 오페라 계열의 영화 중에서는 가장 화려한 비쥬얼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감독 스스로도 기술적 발전을 위해서 미뤄둔 작품이라고 할 만큼 영화의 비쥬얼은 대단합니다. 이건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서도 바뀌지 않는 느낌 중에 하나죠. 아마 이 영화를 3d로 제대로 구현하고 아이맥스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을 해서 대형 스크린에서 개봉을 했더라면 일단 비쥬얼 때문이라도 어느 정도의 플러스 점수는 받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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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름의 세계관 설정도 나쁘지 않습니다. 빅 마켓이라든지 각 종족들의 세계관이라든지 등은 원작 소설이 있었기에 가능한 설정들이기도 했지만 그것을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시키기 위해 적절히 각색한 부분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오히려 주인공들보다 이런 설정들이 눈에 더 띌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의 장점은 거기까지라는 것이죠. 아무리 비쥬얼이 훌륭한 영화라도 속빈 강정이면 의미가 없습니다. 특히나 이 영화는 나름 괜찮은 사건을 초반에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이야기의 흥미를 후반까지 이끌어나가지 못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종족들을 더 보여주고자하는 욕심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야기가 샛길로 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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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샛길 중에 가장 거슬렸던 부분이 납치된 장군을 찾기 위해 레드존으로 들어간 이후 버블을 이용하여 여주인공을 구하러 가는 과정입니다. 솔직히 이 사이드 에피스도는 없었어도 그만이었어요. 버블은 결국 주인공들을 구하고 죽음을 맞이하고 여주인공을 구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얻게 되는 일종의 보상도 없습니다. 그냥 얼떨결에 여주인공은 납치되었고 주인공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줄 뿐입니다.


영화는 이런 크고 작은 샛길이 꽤 존재하는데 과감히 쳐내고 영화의 상영 시간을 줄여서 밀도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오히려 차기작을 분명히 노렸을 것 같은데 왜 시작점에 있는 작품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우겨넣으려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최근에 감상한 혹성탈출은 시리즈 마지막이라서 모든 걸 넣으려고 했다면 이 작품은 시작이라서 많은 걸 넣으려고 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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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주인공들이 너무 매력이 없어요. 데인 드한. 연기 잘하는 배우고 매력적인 배우지만 이 캐릭터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애초에 주연에 어울리지 않는 배우일 수도 있겠죠. 껄렁하고 능력있는 캐릭터도 지금까지 너무 많이 봐왔던 캐릭터이구요.캐릭터 자체의 변화가 분명히 필요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매력이지 않은 캐릭터를 매력적이긴 하지만 어울리지 않는 배우가 연기를 하니 더 반감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주인공은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인챈트리스를 연기한 카라 델레바인이 연기했는데 개인적으로 인챈트리스에 비하면 예쁘게는 나왔더군요. 그런데 그게 끝입니다. 그 외에는 인챈트리스보다 매력적인 부분이 하나도 없어요. 연기를 못 하지는 않는데 캐릭터가 매력이 없으니 이건 뭐 그냥 비쥬얼을 위해서 캐스팅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차라리 완전 연기파 배우를 캐스팅했다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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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원소라는 대단한 작품을  만든 감독인데 이번 작품은 꽤 실망이 컸습니다. 뭔가 이런저런 오마쥬들도 너무 많이 보이고 매력적인 세계관과 이야기를 잘 살리지도 못 했으며 주인공들의 매력을 너무 못 살린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5원소처럼 간결하고 심플한 연출을 보여주면서 좀 더 매력적인 주인공들을 배치했더라면 훨씬 평가가 좋았을 것 같더군요.


과연 얼마나 흥행을 할 지는 모르겠는데 2천억 이상이 들어간 프랑스 역대 최고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인지라 어중간한 흥행으로는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후속편이 제작이 될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속편이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제작비를 좀 줄이고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말이죠. 이렇게 사라지기에는 아쉬운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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