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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09 / 09 / 039]


오랜만에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제목은 'it' 번역하면 '그것'이죠. 제목 그대로 이 영화는 하수도에 사는 '그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라지는 아이들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 '그것'들은 모두 '그것'과 관련이 되어 있었고 그것을 파헤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아이들이 주인공입니다. 그런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인해 이 영화의 공포적인 요소들은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는 것들을 바탕으로 구현됩니다. 남주의 경우는 1년전 실종된 동생에 대한 미안함이 공포를 발현이 되었으며 여주의 경우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공포로 발현이 됩니다. 그 외의 캐릭터들 모두 직접 겪은 경험들이 공포로 발현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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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로 인해서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현상에 대해서 어른들은 인식하지 못 합니다. 여주가 화장실에서 겪었던 공포의 상황을 그녀의 아버지는 전혀 인식하지 못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보는 관객들조차 공포감을 느끼지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누가 보더라도 '공포'라는 것이 확연히 느껴질 만큼 무섭습니다.


영화는 '호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호러 영화의 순수함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보면 깜짝 놀랄만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고 그러한 연출들의 효과는 대단히 좋습니다. 아마 애인과 보러 간다면 리액션을 충분히 볼 수 있을 정도죠. 그리고 의외로 잔혹한 장면들이 있습니다. 페니가 잘린 팔을 들고 있는 장면이나 칼로 목을 찌르는 장면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만큼 이 영화가 15세 관람가라는 것이 좀 의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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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공포에만 올인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영화의 아이들은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공포의 시발점은 아이들의 마음이죠.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만큼 그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겪는 성장통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이 나옵니다. 어쩌면 공포의 원인들도 그런 성장통 중에 하나일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때문에 영화를 보다 보면 아이들 사이의 우정이라든지 심리적 변화 그리고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 등에 대한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공포 영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소재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감독은 완벽히 다른 두 성향의 소재를 잘 버무려 놓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두 소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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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시점을 아역들은 정말 잘 연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사실 다들 처음보는 배우들이었어요. 페니 와이즈를 연기한 빌 스카스가드는 그나마 최근작인 '아토믹 블론드'에서 조연? 단역?으로 등장한 것을 알았는데 나머지 아역 배우들은 모두 처음 보는 아이들이었죠. 그런데 연기는 대단히 잘 하더군요.


특히 주인공 역을 맡은 핀 울프하드라는 남자 아역배우는 정말 대단히 연기를 잘 하더군요. 말을 더듬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로 태어날 때부터 말을 더듬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할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여줍니다. 이 정도 연기력으로 성인 되면 뛰어난 배우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화면에 비췄을 때의 몰입감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여주인공인 베벌리 역을 맡은 소피아 릴리스라는 아역 배우는 일단 미모도 대단한데 반항적이면서 아버지에 대한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잘 연기했습니다. 남주하고의 호흡도 좋구요. 하지만 사실 이 캐릭터는 어느 쪽을 좋아하는지 확실히 정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아직은 어리니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한 단계라는 생각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 외의 아이들 역시 캐릭터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나오지만 단 한 명도 비슷한 연기를 하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한 명 한 명이 모두 씬 스틸러이며 사연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섬뜩할 만큼 잘 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악역(?)이라고 할 만한 아이조차 종종 섬뜩한 연기를 내비치는데 그래서 연기 때문에 몰입이 안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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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밌습니다. 호러적인 요소도 충분하고 아이들의 시점에서 겪어야 할 공포감에 대한 연출도 좋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 또한 자연스러웠구요. 1부에 해당하는 이 작품에서 그 결말이 약간은 애매모하게 끝났지만 2부를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실망을 주는 결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15세 관람가 영화치고는 생각보다 잔인하고 잔혹한 장면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몇 번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폭력에 관대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그래서 애인이나 가족들하고 보실 경우에는 조금 주위 평을 들어보시고 가시기를 권장합니다. 괜히 갔다가 욕 먹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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