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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11 / 01 / 046]


**스포일러가 포진되어 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페이즈3 마지막이자 토르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작품인 '토르:라그나로크'를 보고 왔습니다. 일단 다들 알고 계신 것처럼 토르 시리즈는 마블의 단독 영화 중에서 어쩌면 가장 흥행이 저조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물론 1편보다는 2편이 낫긴 했지만 캡틴 아메리카가 퍼스트 어벤져에서 윈터 솔져로 옮겨가면서 보여주었던 폭발력은 보여주지 못 했죠.


심지어 아이언맨은 1편부터 대박을 쳤고 그 이후 앤트맨이나 닥터 스트레인져도 흥행에는 무리가 없었던 작품들이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편이 대박은 아니지만 흥행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2편에서도 무리없이 흥행을 했구요. 심지어 마블로 넘어온 스파이더맨은 역시나 초대박을 쳤구요. 유독 토르만 3편으로 넘어오는 동안 어떤 폭발력도 보여주지 못 한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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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점에서 과연 마블 스튜디오 스스로도 어떤 사단을 내야 했을 겁니다. 그러면 캐릭터를 어느 쪽을 방향을 잡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했겠죠. 왜냐면 버릴 수는 없으니까요. 분명 토르는 페이지3의 마지막인 어벤져스3에서 타노스와의 대결에 필요한 캐릭터임에 분명한 존재니까요. 그리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속에서 유일무일한 '신'이라 불리는 존재기도 하구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놀라운 것은 마블은 확실히 '과감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캐릭터를 과감히 버릴 줄 알고 과감히 바꿀 줄도 압니다. 최근 그러한 부분을 느꼈던 것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에서 욘두라는 캐릭터를 과감히 죽여버린 것이죠. 아마 다른 제작사 같았으면 분명 어떻게든 살릴려고 했을 캐릭터인데 마블은 과감히 죽여버립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립니다. 물론 토르라는 캐릭터가 이전까지도 유머를 담당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단독 영화에서는 어벤져스 때와 달리 꽤 진지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오히려 먹히지 않았던 것을 마블도 알았는지 이번에는 과감하게 유머의 비중을 대폭 늘려버립니다. 영화 시작 5분부터 이 영화의 성격이 확실히 느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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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영화의 성격은 이 영화 전반에 걸쳐서 보여집니다. 일단 대사가 많아지고 그러한 대사들 속에 유머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상황들 속에도 유머가 대량 포진되어 있습니다. 이전 작품에서 과연 '도와줘' 작전이라는 것을 보여줄 상황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은 캐릭터의 소생과 영화의 흥행을 위해서 노선을 확실히 바꾼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전작에서 거의 단독으로 활약했던 토르가 이번 작품에서는 예고편에서부터 보였듯이 헐크를 만납니다. 정확히 말하면 '말이 많아진 헐크'와 만나죠. 꽤 괜찮은 호흡을 보여줍니다. 어벤져스에서도 이 둘은 나름 액션이나 유머에서 꽤 많이 투샷으로 이용되었었으니 이번에도 무리없이 호흡을 맞췄으리라 생각되었는데 역시나 꽤 잘 어울리더군요. 신기한 것은 '헐크' 뿐만이 아니라 '배너'와도 호흡이 꽤 괜찮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액션을 포기하기는 싫었는지 꽤 화려한 액션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토르와 헐크의 대결도 나쁘지 않았고 토르와 수트르의 짧은 액션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헬라와 토르의 대결이 조금 약하긴 했지만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상대로부터 '도망'이 목적이었기에 이 부분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편입니다. 여튼 액션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어요. 보여줄 만큼은 다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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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캐릭터입니다. 일단 매력적인 악당을 여성 캐릭터가 맡음으로써 보여지는 카리스마가 대단했습니다. 아마도 스파이더맨:홈커밍을 만들면서 매력적인 악당에 대해서 생각을 좀 많이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케이트 블랑쳇이라는 연기파 배우를 이용하여 대단한 악역을 만들어 냈죠. 사실 이렇게 소비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악당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비견되는 발키리. 첫 등장부터 평범하지 않았습니다. 술에 찌들어 사는 왕 직속 엘리트 병사라니 어울리지 않는데 묘하게 끌리죠. 그런 만큼 그녀가 보여주는 캐릭터의 성격이나 액션은 꽤 좋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어벤져스3에서 등장을 할 것이라 생각되는데 지금보다 비중이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쩔 수 없이 호크아이의 위치에 서게 되긴 할 것 같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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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영화의 분위기나 성격을 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어느 정도 연결고리를 제시하고 끝나지 않을까 생각되었는데 그런 부분이 본편에서는 전혀 없더군요. 그런 접점은 첫 번째 쿠키 영샹을 통해서 이어가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본편에서 어느 정도 연결고리르 좀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지구와 아스가르드 외에 다른 행성에도 사건 사고들이 있었으니 말이죠.


영화 속에는 3개의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쿠키 영상은 꽤 중요한 단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구분이 잘 안 되긴 하지만 분위기나 이후 개봉할 작품들을 생각해 봤을 때 쿠키 영상 속 전함은 타노스의 전함일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즉, 직접적인 연결고리르 등장시켜야 할 타이밍이 되었다고 마블도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타노스와의 연결고리를 등장시킬 영화가 거의 남아있지 않거든요.


두 번재 쿠키 영상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은데 그랜드 마스터의 생존에 관한 영상입니다. 굳이 이걸 등장시킨 이유는 잘 모르겠군요. 가오갤 1에서 보여주었던 하워드 덕의 등장처럼 그냥 흘러가는 장면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듭니다. 굳이 이후에 등장시킬 필요가 느껴지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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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어떻든간에 시리즈 중에서 가장 흥행할 만한 작품이고 가장 재밌는 작품입니다. 많이 웃겼고 많이 부수고 그 만큼 많은 캐릭터와의 조합이 잘 어울렸던 작품이에요. 물론 그 만큼 사라지는 캐릭터들도 많지만 이 또한 배경의 이동으로 인해서 필요한 부분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각성한 토르와 또 다시 큐브를 챙긴 듯한 로키 그리고 헐크와 발키리 마지막으로 매력적인 악당이었던 헬라까지. 2편에서 이 정도로 만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괜찮은 오락영화입니다. '신'이라는 존재를 이토록 현대에 잘 어울리도록 만드러가는 것도 마블의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죠. 오락성 확실하고 페이즈3로 가는 다리로서도 굳건한 작품입니다. 오히려 이번 시리즈로 토르가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좀 더 햄스워스를 보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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