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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11 / 27 / 047]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DCEU 어벤져스라고 할 수 있는 저스티스 리그를 아주 늦게 보고 왔습니다. 거의 끝물이더군요. 상영관도 많지 않고 그렇다 보니 상영 시간도 많지 않습니다. 200만도 못 넘을 것 같다는 예측이 나올 만큼 아주 처참하죠. 마블의 어벤져스까지 갈 필요도 없고 최근 개봉한 토르 : 라그나로크보다도 한참 못 미치는 흥행이니 폭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월드 와이드에서도 저스티스 리그는 혹평을 면치 못 하는 수준이었는데 여튼 개봉 전부터 아주 욕이란 욕은 다 먹으면서 결국은 느금마 마사와 비슷한 수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그 작품을 기어이 보고 왔습니다. 그래도 배트맨 슈퍼맨이 나오는데 화끈하기라도 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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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영화는 심각하네요. 이야기의 흐름, 액션의 강도, 유머, 캐릭터 무엇하나 건질 게 없습니다. 어떻게 모든 히어로를 통틀어서 가장 인지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을 데리고 이 정도 영화를 찍은 것인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낮습니다. 팝콘 무비라고 할 수도 없을 듯 하네요.


일단 상영 시간이 너무 짧음으로써 오는 단점들이 너무 눈에 띕니다. 상영시간은 짧고 등장 인물들은 모아야 하고 그러다 보니 이야기는 흐트러지고 시점은 왔다 갔다하기 바쁩니다. 무슨 얘기가 좀 진행되나 싶으면 다른 캐릭터 이야기로 넘어가고 또 뭣 좀 진행되나 싶으면 또 다른 캐릭터로 넘어갑니다. 애시당초 처음 상영 시간이 공개될 때부터 불안했던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더군요.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을 모으는 과정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렇게 괴랄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모이는 이야기는 나름 자연스러웠어요. 오히려 이들이 모이는 부분에 조금만 시간을 더 투자했더라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과정을 보여줬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용서 못 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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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초반부터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빌런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크 사이더스의 수하인 스테판 울프라는 놈이 빌런으로 등장하는데 지금까지 개봉한 마블과 DC를 통틀어 가장 카리스마 없는 빌런입니다. 생김새에서 공포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고 행동에 있어서 무게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싸움의 능력이야 둘째치고 보스로서의 카리스마가 전혀 없어요.


심지어 CG로 만들어진 스테판 울프의 퀄리티는 블리자드의 시네마틱 홍보 영상보다도 못 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정도로 조악합니다. 엉성하고 뭔가 덕지덕지 붙여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모습이에요. 마블 영화에서 항상 나오던 얘기가 빌런이었는데 사실 DC에서도 맨 오브 스틸의 조드 장군을 제외하고 뭐 눈에 띄는 빌런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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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렇게 그들이 모이고 스테판 울프가 마더박스를 합치는 이야기까지 해서 영화는 중반을 넘어섭니다. 중후반으로 가면 슈퍼맨의 부활과 전투의 시작을 보여주는데 슈퍼맨의 부활부터가 개판입니다. 마더 박스를 이용해서 슈퍼맨을 살리고 그렇게 깨어난 슈퍼맨이 제정신이 아닌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이후에 등장하는 연출은 정말이지 "느금마 마사?"와 버금가는 연출의 향연입니다.


도대체 DC 얘네들은 무슨 생각으로 배댓슈에 이어 저스티스 리그에서도 이 따위 연출을 보여주는 것인지 도통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무슨 이야기 진행을 이토록 다 잘라먹고 진행을 하는 것인지 워너 브라더스 제작자한테 따지고 싶을 정도입니다. 얘들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서 전혀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는 생각을 이번에도 여실이 느끼게 하더군요.


이야기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고 빌런도 별로면 최소한 액션에라도 투자를 했었어야죠. 그런데 이 영화는 액션마저도 포기합니다. 초반 원더우먼 등장씬에서도 보여주는 액션과 아마존이 보여주는 액션 그리고 슈퍼맨 부활 직후 보여주는 몇 장면을 제외하면 이 영화에서 건질만한 액션 장면이 있었나 싶습니다.


스테판 울프와의 마지막 대결은 뭐 이도 저도 아니에요. 그냥 배트맨, 원더우먼, 아쿠아맨 셋이서 신나게 줘 터지다가 슈퍼맨 등장으로 빠밤! 해결! 그리고 끝! 이 무슨 허무맹랑한 결말인지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는 개뿔 결국 세상을 구하는 건 슈퍼맨이 다 하고 나머지는 쩌리 만들어 버리는 이런 전개를 진정 관객들이 원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궁금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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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보니 영화 내내 배트맨이 외치는 것은 '뭉쳐야해!' '그를 살려야해!'입니다. DC 세계관에서 엄청난 정보를 가지고 동료와 빌런을 가리지 않고 협박을 해대는 그가 이번에는 뭐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맨날 슈퍼맨만 살릴려고 하고 그렇게 살린 슈퍼맨의 약점으로 크립토나이트를 이용할 줄 알았더니 더 가관을 만들어 버리고 계속 줘 터지기나 하는 이건 뭐 최소한 배댓슈의 배트맨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거기다 플래쉬는 캐릭터는 그렇다 쳐도 무슨 달리기 할 때마다 틀려지는 연출은 뭐 어쩌라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분명 그가 달릴 때는 상대적으로 배경이나 사물 그리고 인간들의 움직임은 느려지죠. 대체로 그런 연출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플래쉬가 달리고 있음에도 주변 사물들도 빨리 움직여요. 배경도 휙휙 지나가구요. 그렇게 배경과 사물이 빨리 지나가는 연출을 보이려면 플래쉬가 보이지 않는 연출을 보였어야 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장단의 연출에 관객들이 맞춰서 보라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종종 달리다가 다리가 삐끗하는 모습도 있는데 어느 런닝머신 위에서 달렸길래 모션이 그 모양인지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그나마 원더우먼은 좀 낫고 아쿠아맨은 분량 자체가 애매하며 사이보그도 딱히 뭐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진짜 일반인임에도 활만 잘 쏘는 호크아이도 이 작품의 사이보그보다는 눈에 띄는 연출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입니다. 맨날 해킹만 해대지 기억나는 전투 장면은 하나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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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서도 영화는 엔딩 부분에서 또 희망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맨날 희망을 얘기할 시점에 본인들 영화나 좀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지경입니다. 글쎄요.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처참한 흥행을 할 것 같은데 이 후 워너 브라더스와 DC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가 없군요. 일단 원더우먼 2편의 경우는 다시금 잭 스나이더 감독이 제작이나 각본가로서 투입이 된다고 하는데 사실 그 전에 새로운 계획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는 그냥 총체적 난국입니다. ''으로 보여주는 것도 없고 결국 '' 위해서 5명이 개고생하는 영화에요. ''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히어로들이죠. 그들이 무엇을 있는가를 보여주기 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위해서 움직이는가에만 초점이 맞춰져서 그냥 영화는 슈퍼맨 부활을 위한 밑밥 같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아마존을 능가하는 멘탈과 플래쉬를 능가하는 스피드와 배트맨을 능가하는 두뇌를 가지고 있으니 물고기와 말하는 정도나 하는 아쿠아맨이나 컴퓨터 해킹이나 하는 사이보그가 영입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결론적으로 영화는 팀으로써 보여지는 협업도 없고 개인의 특성을 극대화해서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없습니다. 맨날 팔찌만 부딪히는 원더우먼은 배댓슈와 원더우먼 솔로 무비에서 훨씬 매력적으로 나왔다고 생각해요. 원더우먼도 정도니 나머지는 그냥 핫바리들이죠.


2시간이 되는 상영시간을 고마워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애매합니다. 여튼 중요한 것은 영화는 극장에서 만한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배댓슈보다도 먼저 추석 틀어줄지도 모를 일이죠. 한국에서 정도로 폭망하는 히어로 무비도 오랜만에 보는 같은데 기회에 DC 워너 브라더스는 정신 차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있으면 어벤져스 3:인피니티 예고편이 공개되는데 과연 저스티스 리그보다 흥분을 시켜 줄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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