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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 12 / 02 / 048]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명절용 영화를 비수기 때 본 느낌이 들더군요. 그 만큼 ''은 흔하디 흔한 오락영화입니다. 적당한 재미 적당한 유머 적당한 액션을 주는 영화죠. 아마 제작사도 이렇게 흥행이 될 줄은 몰랐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지금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저스티스 리그의 폭망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겠죠.


영화는 사기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하디 흔한 소재죠. 이병헌 주연의 마스터도 사기꾼에 대한 이야기였고 범죄의 재구성도 사기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만큼 이 영화는 독창성이 없습니다. 모든 이야기와 대부분의 소재가 이 영화 저 영화에서 본 듯한 나열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죠.


그런 적당한 나열에 적당한 유머와 액션과 나름의 반전을 넣어뒀으니 어느 정도의 재미는 선사하는 작품이 나오긴 했습니다. 사실 오락 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아요. 이 정도 재미면 이 정도 흥행을 할 법도 하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영화입니다. 팝콘 먹으면서 콜라 마시며 때때로 오징어 좀 씹어주다가 긴장감 흐를 때는 조금 먹는 걸 쉬어주면 되는 그런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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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래도 다행 중에 하나인 것은 마지막 엔딩인데 그 정도 반전이면 나름 관객들을 속이기 위해서 노력 많이 했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전을 관객들이 스스로 풀어나가기 위한 도구가 너무 없었고 반전의 수단도 그렇게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였죠. 내용물은 괜찮았는데 포장이 부실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이 정도 반전이 없었으면 이 영화는 정말로 더 심각한 고만고만한 영화가 되었을 겁니다. 흔해 빠진 코스 요리를 먹다가 마지막 디저트가 그래도 그나마 괜찮았다고 할 수 있는 영화거든요. 그런데 그 디저트마저 없었으면(물론 포장은 좀 부실했어도) 완벽하게 실망하는 한 끼의 식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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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는 나름 부족하지 않은 정도입니다. 현빈은 너무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린다는 느낌이 강했고 바로 이전 작품인 공조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여서 그런지 이번 작품에서는 좀 심심했습니다. 다만 그런 심심함을 유지태가 좀 무마시키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지태의 연기가 확 눈에 띄는 건 아닙니다. 다른 조연들도 마찬가지구요.


오히려 역할이나 비중에 비해서 눈에 띄였던 배우는 나나였죠. 굿 와이프에서도 나름 두각을 보였던 나나는 이번 작품에서도 아이돌의 이미지를 벗길만한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주연을 맡기에는 어렵겠지만 이렇게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연기의 폭을 넓혀 가면 주연도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앞으로도 많은 작품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후속작을 겨냥한 듯한 엔딩을 보이지만 아마 후속작을 만들까 싶은 작품입니다. 마무리 되지 않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렇다고 굳이 마무리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 엔딩이었거든요. 감독이나 제작사가 후속편을 만들려는 의지가 확실히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묘하게도요. 그러니 뭐 나오면 좀 더 개성있는 작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오락영화로서 나쁘지 않다고 해도 많은 부분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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