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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01 / 13 / 001]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픽사의 신작 '코코'를 보고 왔습니다. 꽤 오랜만의 픽사 스튜디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얼마전이라고 생각했던 '인사이드 아웃' 2015년 작품이니 벌써 2년 횟수로 3년전의 작품이더군요.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초대박을 치지는 못 했는데 이번 작품도 평단과 관객의 호평이 대단했습니다.

 

이번 작품의 배경은 멕시코. 물론 멕시코라고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장면은 없습니다만 배경이나 노래를 들어보면 어쩔 수 없이 멕시코 혹은 남미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튼 남미를 배경으로 한 가족의 시작부터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조부 시대부터 시작합니다. 이건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오프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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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영화의 소재는 이승과 저승입니다. 어찌보면 최근 개봉해서 초대박 흥행을 하고 있는 '신과 함께'가 생각나는 소재이죠. 하지만 본 작품은 당연하게도 이승과 저승의 이야기를 소재로 했을 뿐 완전히 다른 분위기와 연출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신과 함께가 '죄와 벌'이라는 부제에 맞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코코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가족사를 들려주는 오프닝은 상당히 의미가 깊은 연출이었죠. 비록 고조부까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긴 시간이 지나고 삶과 죽음이라는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도 벗어날 수 없는 핏줄이라는 것은 결국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완성되면서 그러한 가족은 시공간을 벗어나는 존재라는 것을 영화는 보여주는 듯 합니다.

 

따라서 영화의 분위기는 밝습니다. 이승의 모습도 활기차며 모두가 유쾌하게 지내고 있죠. 다만 주인공은 가족의 반대로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있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저승으로 가게 되고 거기서 자신의 고모, 삼촌, 고조 할머니 등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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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등장한 사후 세계, 저승도 절대 어두워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공간에 있을 뿐 이승과 다를 게 없으면서 오히려 이승의 법칙을 벗어난 듯한 판타지적 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죠. 화려하고 상상 속의 동물들이 등장하며 그 속에서 죽은 자들은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래를 듣고 춤을 추면서 여흥을 즐기고 있죠.

 

그래서 이 영화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비관적으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타나토노트'와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는 죽음 이후의 세계보다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죽은 자들이 이승의 살아있는 자들에 의해 존재가 사라지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부터 만나게 되고 이후에 알게 되는 주인공의 고조 할아버지는 자신의 딸이자 주인공의 증조 할머니의 기억에 의해서 사후 세계에 존재하게 됩니다. 하지만 증조 할머니의 기억이 사라짐에 따라 영화의 후반부에 존재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주인공은 고조 할머니와 가족들의 도움으로 이승으로 돌아와 증조 할머니에게 고조 할아버지의 기억을 되살려 주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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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가족'이라는 소재를 굉장히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으며 그러한 소재의 활용은 관객들에게 충분히 흥미를 주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재밌는 설정들이었고 흥미로운 이야기였었죠. 특히 이번 작품은 음악이라는 소재가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음악적인 부분은 디즈니가 잘하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에서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디즈니에게 합병이 되기 전이나 이후에 픽사가 만든 작품들 중에서 이토록 음악적 요소를 잘 활용한 작품은 보기 힘들었는데 디즈니에 합병된 이후 디즈니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퀄리티를 흡수하고 픽사는 디즈니의 음악적 감각을 흡수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작품에서의 음악은 순수하게 음악적으로나 활용도에 있어서 이전의 픽사 작품과는 다른 연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재밌어요. 훌륭한 작품이고 누구나 즐길만한 작품입니다. '역시 픽사!'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구요. 비쥬얼이야 뭐 픽사 작품에서 논할 필요도 없고 캐릭터, 음악, 연출 무엇하나 모자란 부분이 없는 작품입니다. 가족용으로도 충분히 재밌고 친구끼리 봐도 괜찮으며 연인끼리 봐도 분위기가 좋을 만한 작품입니다.

 

참고로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대신에 본 작품 전에 겨울왕국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디즈니에서 만든 본 작품 이후의 에피소드들 중에서 가장 재미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노래도 땡기는 부분이 없고 이야기도 별로였던 굳이 이걸 이렇게 20분이나 상영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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