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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06 / 09 / 023]



예고편에 아주 뻑이 갔다고 해야 할까요? 간만에 느낌 좋은 예고편을 보고 '어머 이건 봐야해!'라고 생각했던 작품이었지만 어째 개봉 반응이 그렇게 좋지가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던 '독전' 보고 왔습니다. 영어 제목은 beliver. 믿는 사람이나 신뢰할 있는 사람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겠죠. 사실 독전보다는 영어 제목이 영화 내용에 어울리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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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마약계의 이선생을 잡기 위해서 중국과 연락책으로 있던 김대리라는 인물을 이용하여 조직의 내부를 파악해 가는 이야기이죠. 사실 영화에서 이야기는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흔해 빠진 이야기이거든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언더커버 같은 설정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이야기에 힘을 주기보다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상황에 힘을 주려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비쥬얼적인 부분이라든지 배우들의 연기에 힘을 실으려고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크게 모난 부분은 없거든요.


특히 배우들의 연기에 있어서는 상당히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중에서는 김주혁 배우의 연기는 영화에서 가장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광기와 카리스마가 스크린 밖에서도 충분히 느껴질 정도였죠. 공조라는 작품에서도 악역을 소화했었던 것을 보면 오히려 악역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나? 라는 생각이 정도인데 그렇게 떠나서 많이 아쉽더군요.


그리고 류준열도 나름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차승원도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배우가 조진웅인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힐 필요가 있지 않나 싶더군요. 이전까지의 연기와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아닌데 모든 캐릭터가 하나의 인물로 동일시 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생각 외의 모습을 보였던 배우는 김성령인데 50대에 어울리지 않는 미모와 몸매를 가지고 짧고 굵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사실 마지막에 그렇게 제대로 박을 줄은(?) 생각도 했는데 그게 진짜 그거였다면 실제로도 꽤나 아프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장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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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고 해서 영화가 재밌냐? 라고 한다면 그건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재밌냐고 물어본다면 '재미없다' 가까운 대답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이유는 명확하죠. 우선 영화는 어떤 색깔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가 불분명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나름 현실적입니다. 형사들의 모습이나 경찰서에서의 상황이나 그들이 수사하려는 방향이나 그것을 보여주는 장면등은 나름 현실에 가까운 장면들이라고 있죠. 그런데 그런 연출과 완전히 상반되는 총기 난사 장면들은 솔직히 이게 한국에서 일어날 법한 일인가?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듭니다. 그랬으면 애초에 완전히 판타지처럼 보이게 만들었어야죠.


심지어 마지막에 벌어지는 총기 난사 장면의 배경은 용산역입니다. 철도가 내려다 보이는 용산역 가운데 어디쯤 있는 공실인데 거기서 아주 난장판도 그런 난장판을 벌이는 과연 가당키나 일인가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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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이나 아수라를 보면 작품들은 애초에 상황 자체가 판타지처럼 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달콤한 인생 같은 경우 조직의 2인자가 배신을 때리고 복수를 하는 상황이고 아수라는 배경 자체가 가상의 도시입니다. 그러니 거기서 총을 쏘든 하든 어차피 판타지니까 넘어가기 마련이죠.


그런데 작품은 실제 도시 실제 장소가 있는 현실적인 배경 설정에서 어울리지도 않게죄다 총을 들고 쏴댑니다. 미니건까지 쏴대고 있으니 이건 아무리 영화라도 몰입이 될래야 수가 없더군요.


그리고 이런 총기 사용 장면들은 극의 긴장감을 오히려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한껏 열을 올려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을 때마다 총들을 쏴대고 있으니 긴장감이 이어질리가 없죠. 솔직히 범죄 드라마 영화를 만들려는 것인지 액션 영화를 만들려는 것인지조차 의아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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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문제는 마지막 엔딩이죠. 앞서 말했듯이 영화는 범죄 드라마를 지향하는 영화인데 영화 중간에는 액션 영화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장면들이 넘쳐납니다. 그런데 엔딩에 다다라서는 가관이죠.


뜬금없이 철학적인 대사와 어처구니 없는 오픈 엔딩은 관객들이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 충분합니다. 이런 식의 영화는 가능하면 시원한 결말로 이어지는 것이 어느 정도 정공이라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이러한 결말은 정말 답이 없는 어쩌면 감독 스스로의 능력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건 영화와 별개로 심의위원회에게 궁금한 점인데 마약하고 가슴 노출하고 사람 죽이고 간접적이긴 해도 사지절단까지 나오는 영화를 15세를 걸까요? 물론 흥행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이해 아니지만 그래도 15 관람가라고 생각하기에 영화의 수위는 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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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은 하겠네요. 나름 미쟝센이 좋고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고는 해도 영화는 본연의 성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지 못하고 있고 범죄 드라마 영화에서 느껴져야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만약 배우들의 연기가 없었다면 영화는 그냥 불호로 확정되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 덕에 중박은 됐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래도 추천은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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