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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06 / 27 / 024]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박훈정 감독의 신작 '마녀' 보고 왔습니다. 시사회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마침 회사에 팀웍데이를 제출한 상황이었기에 팀원들과 팀장님을 데리고 다같이 보러 가게 되었죠. 회사 돈으로 보는 영화는 재미가 있든 없는 그게 중요한 아니니까요.

 

사실 불안한 마음은 없잖아 있었습니다. V.I.P 나름 재밌게 보긴 했지만 대호도 그럭저럭이었고 사실상 신세계라는 걸출한 작품 이후 이상의 작품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죠. 뭔가 대단한 작품을 만든 듯한 느낌이 들지만 막상 보고 나면 애매모한 작품이 나오는 바람에 아마도 많은 관객들이 다들 불안한 마음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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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개봉일이기도 하고 평일 대낮이라 그런지 관객들이 별로 없더군요. 덕분에 조용히 감상을 했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작품이 어떤 소재를 가지고 진행될 것이라는 부분을 확실히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아이들을 이용한 인체 실험, 유전자 조작 등을 이용하여 무언가를 만들어 내려고 시도하는 과정을 오프닝에서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을 잃고 양부모님 밑에서 살고 있는 자윤(김다미) 과연 언제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대한 기대감을 관객들은 가지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쟤가 분명 굉장한 능력을 가진 것은 분명한데 오프닝에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으니 궁금해 밖에 없었죠. 그런데 시점이 너무나도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영화는 2/3 가량 양부모 밑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자윤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녀 주변에 수상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필요한 부분이긴 합니다. 그녀가 폭주를 하거나 능력을 보여주어야 원인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죠. 가령 양부모님이 살해 당한다거나 협박을 받는다거나 하는 이유가 있어야 그녀가 능력을 개방하는데 관객들이 이해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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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슷한 대사와 비슷한 상황을 그렇게까지 많이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귀공자(최우식)와의 만남 이후 매번 똑같은 상황을 다른 장소에서 보여주는데 너무 반복입니다. 대사도 달라지는 부분이 거의 없고 상황도 똑같죠. 그리고 과거 실험에 연관되어 있던 관계자들을 죽이는 장면도 너무 깁니다. 짧고 굵게 치고 빠졌어야 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러다 보니 초중반까지 보여지는 이야기는 지루함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런 기나긴 이야기의 전개 때문인지 몰라도 그녀가 각성하게 되는 장면은 상당한 임팩트가 있습니다. 강렬한 임팩트는 번에 걸쳐서 나오는데 번은 집에서 등장하고 다른 번은 실험실에서 주사를 맞은 직후에 벌어집니다.

 

그리고 번의 각성 장면 모두 김다미라는 신인 배우의 연기력을 직접적으로 느낄 있습니다. 1500:1 경쟁률 속에서 캐스팅 되었다고 하는 김다미라는 배우의 등장은 올해 한국 영화계의 최대 수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녀의 연기력은 신인 배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어떤 배우들보다도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연기를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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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주연 배우의 그런 연기로 인해서 반전의 임팩트가 훨씬 크게 다가왔다고 생각되는데 그녀의 등장은 영화의 최대 장점 중에 하나라고 밖에 말할 없을 합니다. 만약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주지 않는 배우가 캐스팅이 되었다면 정말 많은 부분에서 임팩트가 사라지는 영화가 되었으리라 생각되거든요.

 

그런 그녀의 연기와 더불어 부산행에서 야구빠따 들도 뛰어댕기던 고등학생을 연기한 최우식은 귀공자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습니다. 악역의 이미지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평소 연기하던 이미지에서 변화를 주고자 것이라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어울렸어요. 후속편에서도 봤으면 좋겠습니다만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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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녀의 각성과 더불어 후반부에 몰아치는 액션은 영화가 '초능력자' 소재로 영화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초능력을 소재로 영화들이 없지는 않지만 영화만큼 초능력을 이용한 액션을 화려하게 보여준 작품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워너브라더스의 입김이 닿긴 했겠지만 그래도 정도 퀄리티의 액션을 보여준 것은 대단한 일이죠.

 

이전 초능력자 영화들의 액션이 뭔가 타협을 듯한 느낌이었다면 작품에서 보여지는 액션은 초능력자가 그것도 히어로 계열이 아닌 빌런에 가까운 성향을 가진 초능력자가 능력을 맘껏 쓰면 어떤 혈투가 벌어지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놀랬던 것은 생각 이상으로 피가 낭자하는 액션이 펼쳐져서 당연히 19세인 알았는데 15 영화더군요.

 

만큼 영화의 액션은 거침이 없습니다. 쏘고 베고 찌르고 때리는 순수한 액션을 초능력을 이용하여 극대화 시켜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금 짧았던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전반부의 지루함을 날리기에는 아깝지 않은 액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김다미라는 배우와 액션 장면만으로도 영화는 만한 가치가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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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느린 템포에서 오는 지루함이 있을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액션과 김다미라는 배우의 매력만으로 영화는 봐야만 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박훈정 감독의 전작들을 생각한다면 이런 영화를 만들 줄은 몰랐는데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같아 기쁘더군요. 물론 영화의 흥행은 별개이겠지만요.

 

잔인한 측면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잔혹하거나 잔인한 액션이 펼쳐지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자녀분들을 데리고 가실 때는 최소한 등급에 맞는 연령은 지켜주셨으면 좋겠네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이 보기에는 강한 자극이 있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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