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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07 / 14 / 026]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랍스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신작 '킬링디어' 보고 왔습니다. 사실 랍스타도 감상을 했기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있죠. 영화의 느낌은 상당히 강렬했는데 이건 단순히 감독의 작품을 처음으로 감상했기 때문은 아닌 합니다. 순수하게 영화가 풍기는 인상 자체가 강렬했어요.

 

어찌보면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마더!' 생각나기도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더! 의외로 친절한 작품이라고 생각한 반면, 킬링디어는 조금 불친절한 작품입니다. 명확한 존재가 드러나지도 않을 뿐더러 존재에 대한 복선이라든지 단서도 거의 주어지지가 않습니다. 영화 해석을 관객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생각하도록 짜놨습니다.

 

영화 중반까지는 단순히 드라마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대형 병원 의사인 스티븐(콜린 파렐) 아직은 관객들에게 정체를 알리지 않은 소년 마틴(배리 케오간) 친절히 대해줍니다. 관객들은 의아하게 생각하죠. ' 소년은 누군데 저렇게 챙겨주는거지?'라고 말입니다.

 

소년에 대한 이야기는 중반에 다다라서야 나오는데 (실수든 아닌든) 스티븐이 수술했지만 안타깝게 사망한 환자의 아들이라는 것을 있죠. 하지만 소년의 태도는 영화가 진행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마치 스티븐을 옥죄어 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들죠.

 

그러던 와중에 마틴을 집으로 식사 초대를 것에 대한 보답으로 마틴이 자기 집으로 스티븐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마틴의 어머니로부터 노골적인 대시를 받게 되고 손길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런 일이 있은 스티븐의 막내 아들 (서니 설직) 갑자기 하반신 마비가 오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런 원인을 수가 없죠. 그리고 첫째 (래피 캐시디)마저 하반신 마비가 오게 되고 때쯤에서야 스티븐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마틴의 집으로 찾아가 화를 내지만 마틴은 만날 없죠.

 

영화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관객들이 의문을 가질 만한 많은 복선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중에서도 가장 우선시 되는 질문은 '마틴은 누구인가?'라는 것이죠. 이러한 생각은 마틴이 던지는 하나의 대사 때문에 붉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밥이 쓰러지고 나서 병문안을 마틴은 스티븐에게 "내가 당한 느낌을 당신도 똑같이 느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듣죠. 그리고 하반신 마비로 시작된 고통은 4단계에서 죽음으로 끝난다는 얘기도 합니다.

 

장면 이후로 영화의 분위기는 급반전이 됩니다. 용의자는 확실한데 그런 일을 벌였으며 어떻게 그런 일을 벌였는지는 전혀 모르기 때문이죠. 폭풍 전야의 고요함을 지나서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 속에 있는 듯한 분위기 전환이 이루어 집니다. 영화의 성격도 드라마에서 스릴러 쪽으로 옮겨가게 되죠.

 

사실 시점을 기점으로 해서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티븐과 애나(니콜 키드먼) 의사로서의 이성적인 모습이 없어지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대한 존재를 파악하려고 하죠. 의아하다는 생각이 정도로 변화를 보이는 부분이었죠.

 

그리고 킴은 2 성징을 통해서 이성에 눈을 뜨게 되는데 대상이 마틴이 되죠. 사실 딸의 초경과 관련된 내용은 영화 초반에도 나옵니다. 하지만 그녀가 초경을 시작했다는 단순한 사실만 이야기할 그와 관련된 어떤 상황도 보여주지 않죠. 그런데 마틴이라는 인물을 집으로 초대한 이후 그녀는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감추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궁극적으로 모든 의문은 하나로 이어집니다. '마틴은 누구인가?' 말이죠. 사실 어느 정도 답은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절대적인 어떤 힘을 가진 존재라고 있겠죠. 하지만 의문은 지속됩니다. 그가 절대적인 힘을 보여주는 어떠한 연출도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화는 뭔가 코즈믹 호러같은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뭔지 모를 존재의 절대적인 . 힘을 막기 위한 방법은 없는 인물이 제시한 방법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인간은 어떠한 선택을 있을까?라는 질문과 답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영화는 결코 해피 엔딩이 수가 없는 작품이죠.

 

영화의 후반으로 수록 인물들의 태도는 갈수록 본성을 드러내게 됩니다. 결국 선택은 남편이자 아빠가 해야 되고 선택된 누군가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죠. 상황에서 각각의 인물들은 남편이자 아빠에게 소위 눈도장을 찍고자 합니다. 아내는 남편이 좋아하는 드레스를 입으려고 하고 아들은 뜬금없이 머리카락을 자르고 심장전문의가 되겠다고 얘기를 하죠.

 

하지만 와중에도 스티븐과 애나의 태도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애나의 경우는 마틴을 감금하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이후에는 마틴을 신처럼 여기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스티븐의 경우는 끝까지 그에 대한 분노를 삭이지 않습니다. 결국 그가 알려준 방법을 시행하긴 하지만 그를 신격화하지는 않죠.

 

감독은 이피게네이아 신화를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저는 이피게네이아 신화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고 검색을 보고 나서도 과연 둘의 연관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자료를 찾아봐야 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영화를 굳이 이피게네이아 신화와 동기화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영화는 그냥 개개인의 느낌과 생각을 바탕으로 감상하면 됩니다. 사실 원래 제목인 'the killing of a sacred deer(신성한 사슴 죽이기)' 과연 영화를 보고 연관지어 생각하는 관객이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신화에 대한 부분을 약간 찾아본 바로는 원제인 '신성한 사슴 죽이기' '이피게네이아 신화' 연결이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제물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제쳐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00% 이해를 하기 위해선 관객 스스로 찾아볼 것들이 많지만 그냥 영화 속에서 나오는 장면과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감정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단히 절제된 화면과 그에 대비되는 강렬한 사운드를 이용한 연출은 어느 공포 영화보다도 관객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기계음을 이용한 사운드는 이렇게까지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정도였죠. 사운드 전용관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막을 직접 강타하는 듯한 사운드는 올해 어떤 영화보다도 강렬했습니다. 음악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코드를 이용한 멜로디라기보다는 변조시킨 기계음에 가까운 사운드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사운드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굉장히 나뉘지 않을까 생각되더군요.

 

하지만 영화에서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스티븐의 콜린 파렐과 애나의 니콜 키드먼의 연기는 정적인 연기와 동적인 연기를 수시로 오가는 느낌이 들더군요. 입체적이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를 통해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킴과 밥을 연기한 아역(?) 배우들의 연기도 밀리지 않더군요.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있는 연기는 아니었지만 눈빛과 표정에서 보여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이따금씩 소름끼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가장 하일라이트라고 있는 마틴 역의 배리 케오간은 덩케르크에서의 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 섬뜩한 연기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종일관 어리숙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처럼 항상 스티븐이나 다른 인물을 주시하는 그의 눈빛은 그가 어떤 존재이든 간에 영화에서 절대 빠질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간만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서 번쯤 감상을 보셨으면 좋겠는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추천할 수는 없을 같습니다. 항상 이런 류의 영화는 극명한 호불호가 나뉘는 경우가 많아서 저처럼 호우~! 외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 외치는 관객들도 태반이거든요.

 

만약 '마더!'라는 작품(봉준호 감독의 마더 아닙니다.) 괜찮게 보신 분이라면 추천을 드릴만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뭔가 찝찝하고 하여간 확실한 결론이 없는 같은 그런 영화를 질색하시는 분들이라면 과감히 pass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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