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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09 / 01 / 032]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치'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예고편만 보고는 딱히 끌리지 않았던 영화였는데 딱히 볼 영화가 없어서 그냥 보고 왔습니다. 그런데 안 봤으면 큰일 날 뻔 했네요. 간만에 굉장히 몰입해서 본 영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모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어요.
사실 영화의 촬영기법이 아주 신선한 것은 아닙니다. 인디 영화 등에서 보인 적은 있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본 작품의 참신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21세기 SNS 시대의 매체를 제대로 이용해서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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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직접적인 카메라를 통해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항상 화상 통화나 티비나 컴퓨터를 통해서 연기를 전달하고 있죠. 전화가 오는 장면도 전화를 받는 장면도 영화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도 카메라를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장면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대단한 것은 핸드폰이나 컴퓨터 등을 이용해서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장면들은 그냥 일반적인 검색의 과정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관객들에게 무시무시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에서 긴장감 없는 장면은 단 한 부분도 없었다고 생각될 정도였으니까요.
단순히 연출에서만이 아니라 영화의 이야기도 반전이 꽤 강했다고 생각했는데 물론 맥거핀으로서의 장치들이 많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결말에서 터트려주는 반전은 나름 훌륭했습니다. 영화 속 내내 던져주었던 복선들을 잘 마무리해서 관객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말을 보여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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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과정 속에서 던져주었던 복선들을 관객들이 이용해서 생각할 만한 연출을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가령 예를 들면 형사가 찍혀 있던 사진같은 것들 말이죠. '이것은 힌트일 수도 있으니까 잘 확인해봐' 같은 메시지를 조금이라도 던져주었다면 관객들도 같이 추리를 할 수 있는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이야기에서 오는 재미도 확실하고 영화의 연출도 신선하니 추천을 아니 할 수가 없는 작품입니다. 신기하게도 영화 오프닝은 뭔가 픽사 애니메이션 up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그조차도 다양한 하드웨어를 통해서 보여주는 연출이 좋았습니다. 이후 부녀지간의 이야기에 큰 원인이 되는 이야기이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연출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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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인 것은 주연 대부분을 동양계 배우들로 캐스팅을 했더군요. 주연인 존 조야 워낙에 익숙한 얼굴이고 딸이며 삼촌 그리고 엄마까지 메인 캐릭터가 동양계로 캐스팅이 된 것은 이 영화의 연출보다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엄마의 경우 한국에서 아이돌로 데뷔하려고 했을 정도였다는데 배우로서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니 신기하더군요.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주연 배우들이 한국계로 캐스팅이 된 것은 처음 보는 듯해서 묘한 낯선 느낌이 들더군요.
감독이 인도계 미국인인 아니쉬 차간티라는 감독인데 이번이 장편 데뷔작이더군요. 사실 요즘 데뷔작을 잘 만든다고 해서 후속작을 잘 만든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워낙에 많이 봐온 터라 후속작에 대한 기대를 크게 가지지는 않을 생각입니다만 그래도 데뷔작이 이 정도로 뽑혔다면 후속편에서 어떤 작품을 만들지 기대가 없다고는 못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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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습니다. 지금 극장에 걸려있는 어떤 작품보다도 볼 만한 작품이에요. 긴장감을 제대로 살리고 있고 연출적으로도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야기에서 오는 반전도 괜찮았구요. 입소문이 좋게 날 수 밖에 없는 작품인지라 장기 상영도 가능할 것 같은데 추석 개봉작들의 상태가 어떤지 일단 나와봐야 확실해 질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