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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10 / 06 / 034]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디즈니의 22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었던 곰돌이 푸의 실사 예고편이 공개되었을 때는 조금 걱정되기는 했습니다. 일단 극 중 주인공인 크리스토퍼 로빈의 어릴 적 이야기가 아닌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으며 곰돌이 푸와 그 친구들의 모습을 과연 애니메이션만큼이나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었거든요.
개인적으로 걱정하였던 두 가지 문제는 다행이도 본 작품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로빈의 성인이 된 이야기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직장인 그리고 가장에게 나름 와닿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고 푸와 그의 친구들 모습 또한 나름 준수한 수준으로 모델링이 되었다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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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문제점은 다른 부분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첫 번째로 이야기의 진행 과정입니다.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일련의 과정을 정말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데 최근 작품 중에서는 패딩턴을 예로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악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 행동이 과연 누구에게도 피해가 없는 행동인가? 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죠.
나무위키의 내용에서 보면 실제로 '위니 더 푸우'에서 피그렛은 푸우에 대해 머리는 좋지 않지만 해로운 짓은 절대 하지 않고 바보 같은 일만 저지르지만 결국은 모두 다 잘 끝난다는 얘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이 대사만 봐도 결국 이 캐릭터들은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긴 한다는 얘기로 밖에 들리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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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끝나니까 과정도 용서가 된다는 식의 전개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꿀 먹겠다고 부엌을 x판으로 만들어 놓지를 않나 가만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혼자 날뛰다가 일을 더 크게 만들지를 않나 그런데도 마지막이 좋으니 다 좋다! 라는 건 개인적으로 이해가 안 되더군요.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또 다른 문제점으로 이어지기도 하죠
아예 차라리 로빈이 어렸을 적 배경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뭐 그러려니 하고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는데 거의 수십년이 지나고 나서도 행동의 변화가 없는 것이 과연 캐릭터에게도 좋은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이러한 설정 또한 '변하지 않았던 캐릭터에 의해 주인공이 깨달음을 얻었다'라는 해피엔딩에 다다름으로써 그냥 이해하기를 바랄지도 모르지만 이런 캐릭터의 설정과 이야기의 전개 과정은 좀 바뀌어도 좋지 않을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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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 영화는 아동용처럼 보이지만 내용상 아동용이 될 수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산전수전 다 겪고 있는 가장이고 성인인데 어떻게 그가 행하는 행동에 대해서 아이들이 이해를 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그런 주인공의 캐릭터를 보여주기만 해서는 성인용 영화가 될 것 같으니 푸우와 그 친구들을 넣음으로써 아이들이 재밌어 할 만한 상황 연출을 보여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제가 감상할 때는 아동용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을 데려왔지만 몇몇 코미디 장면을 빼고 흥미롭게 영화를 본 아이는 몇 명 안 되더군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이들의 반응이 그렇게 썩 좋지 않았던 것은 어느 상영관을 가더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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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영화에 대해서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미 내용상 과거의 순수한 내용을 들려주었던 애니메이션과 노선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도 변화가 있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메시지는 성인용인데 연출은 아동용이면 도대체 어느 쪽에 장단을 맞춰야 하는 걸까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렇게 단점이 많이 생각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엔딩에 다다르면 슬쩍 미소를 짓게 되더군요.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는 나이대가 되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런 내용상 공감과 별개로 영화는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근래 디즈니가 실사화에 꽤 노력을 많이 기울이고 그 결과물에 썩 나쁘지 않았던 점을 미루어 볼 때 이 작품은 타겟층을 명확히 해서 제작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원작에 충실한 작품을 만들던지 말이죠. 이 작품은 뭔가 정식 실사화라기보다는 스노우 화이트 앤 헌츠맨처럼 외전에 해당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