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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이 글에는 영화와 원작에 대한 스포일러가 대량 함유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스포일러를 지극히 싫어하시는 분들은 바로 나가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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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설이 되었다."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 나서부터 올해 연말 최고의 기대작 중 한 편이 되었던 나는 전설이다. 물론 영화 자체가 리처드 메드슨의 동명 원작 소설 '나는 전설이다.'를 영화로 만든 것이란 정보는 그 이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블럭버스터'로 만들어진다는 정보에서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사실 원작은 절대로 블럭버스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윌 스미스에 콘스탄틴 감독의 조합은 내심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물론 그러한 기대는 무참히 무시당해 버렸지만...


리처드 메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는 네이버에서 검색만 해 보면 정말 좌라락~ 나올 만큼 영화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 상식적인 정보에 한해서 알려드리면 뭐 좀비 영화의 시초고 그랜드 마스터의 칭호를 얻은 스티븐 킹도 이 소설로 작가가 되겠다고 할 만큼 소설자체도 전설적인 작품이죠. 물론 책이 출판된지 50년이 지난만큼 지금 읽어보면 조금 밋밋할 수도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원작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작의 내용은 대체 주인공 네빌의 심리적인 상태에 중심이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백신이라든지 인류구원 등은 애시당초 큰 줄거리에 포함되지도 않죠. 어떻게 보면 영화의 스타일은 최근 개봉한 좀비 영화들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덜도 말고 더도 말고 딱 액션에 중심이 맞춰져 있고 대부분의 인류가 좀비인 그런 설정을 가진 영화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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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의 액션 연기는 밋밋하지만 그래도 볼만했던 배우...


그래서 처음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약간은 밋밋해서 오히려 독특했던 원작과는 달리 너무나도 전형적인 스타일을 따라가버려서 재미가 반감되어 버린 케이스라는 것이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말은 정말 이 영화가 얼마나 단지 '블럭버스터'로만 만들기에 급급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원작의 결말을 따라갔다면 오히려 좀 더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렇다고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원작의 포스에 비해 많이 딸리는 힘을 지닌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너무 쉽게 죽어버리는 흡혈귀들, 그리고 난데없이 등장하는 아줌마와 소년, 갑작스런 백신의 개발 같은 설정 등이 이 영화의 포스를 죽여버리는 것이 되어버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작에서 보자면 흡혈귀들은 말 그대로 전설에나 등장하는 흡혈귀의 성질을 가지고 있었어 총으로는 죽지도 않을 뿐더러 영화 중반에 등장하는 아줌마 역시 원작에서는 주인공을 감시하는 역으로 보내진 새 인류(?)의 고위층으로 그 역할이 꽤 비중이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 속에는 흡혈귀들이 지능이 있는 존재로 나오며 말도 하죠.) 또한 인류는 말 그래도 주인공 혼자라는 설정이죠. 그리고 백신 따위는 애시당초 만들어지지도 않았죠. (물론 만들려는 노력은 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원작은 절대적으로 비극이라는 것입니다......주인공이 죽는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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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존재감은 중요시 되긴 한데 뭔가 부족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질타를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나는 전설이다'라는 의미를 전혀 살리지 못 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원작에서 주인공 네빌은 새 인류의 시작을 보면서 스스로를 전설이라 생각하는 캐릭터로 나오지만 영화 속에서의 주인공은 애시당초 백신으로 인류를 구하고자 했을 뿐 그를 전설로 만든 것은 결국 생존하는 사람들로써 오히려 '그는 전설이다'라는 타이틀이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상당했습니다. 사실 좀 억지스러움이 많이 느껴지죠. 사실 마지막 나레이션은 정말이지 유치짬뽕의 결정체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영화 자체를 단순화시켜 버리는데 일조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완전 최악이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은 것이 영화의 느낌이 갑자기 이상해져 버리는 중후반 전까지는 나름대로 긴장감 조성도 적절했던 것 같고 이래저래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든지 개의 중요성 등등을 살린 것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시켜 준 점은 오히려 원작보다 나앗다고 할까요? 원작에서는 긴장감을 확 와닿게 주는 부분은 극히 적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점에서는 영화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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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 클럽의 나는 전설이다....한 번 쯤 읽어보기엔 좋을지도...

(하지만 저 책 중에서 반만 '나는 전설이다'고 나머지는 단편집...)


하지만....아무리 그래도 감독의 전작 콘스탄틴의 포스에도 밀리는 듯한 느낌이 들고 원작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라져 버려서 독립적인 영화처럼 되어버린 것에 대해 워낙 데미지가 커서 사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 상태에서 비극으로 끝났다면 오히려 좋게 보았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상태에서는 와닿는 영화가 절대 아닌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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