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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카이 마코토가 신(神)카이 마코토가 되는데 가장 큰 주춧돌이 될 작품"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을 보고 왔습니다. 유료시사회로 주말에 개봉한 것을 보고 왔는데 일본에서는 그냥 초대박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고 평도 어마어마해서 개인적으로 꽤나 큰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별의 쫓는 아이까지만 해도 연출이 그렇게 좋다는 생각이 드는 감독은 아니었습니다. 비쥬얼은 그 전부터 워낙에 자자했기에 크게 문제는 없었지만 뭔가 끊기는 듯하면서도 애매모호하게 보여주는 연출은 보는 사람을 갸우뚱하게 만들기 충분했죠.

 

그러다가 연출적으로도 호평이 늘어난 작품이 '언어의 정원'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비쥬얼적으로도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어 거의 실사에 가까운 퀄리티를 느끼게 해주었고 연출적으로도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이 많았었죠. 그 전까지 애매모호하게 끝났던 엔딩도 언어의 정원에서는 확고히 끝나는 느낌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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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오랜만에 판타지적 요소를 곁들인 작품인데 혜성 출몰과 관련하여 비주기적으로 몸이 바뀌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하여 왜 그들의 몸이 바뀌게 되었고 바뀔 수 밖에 없었는지 들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 둘의 멜로는 기본적인 전제로 깔고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야기나 소재의 신선함이 느껴지는 편은 아닙니다. 일단 이야기는 영화가 시작하고 5분만에 어떤 결말로 치닫게 되는지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복선으로 던져준 극초반의 연출은 사실 복선이라기보다는 결말에 가까웠다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중간중간 복선을 하도 많이 던지고 있어서 왠만하면 눈치를 챌 수 밖에 없었죠.

 

그리고 소재 자체도 그렇게 신선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타임슬립과 비슷한 소재에 육체 교환이 일어나는 것일 뿐 아예 처음 보는 소재들은 아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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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번 작품은 연출력이 더 중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식의 과정을 보여주어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지 그 과정을 얼마나 흥미롭게 관객들에게 보여줄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는데 영화는 그러한 과정을 대단히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객들을 가지고 노는 수준으로 조율이 잘 된 코믹함과 진지함을 비롯하여 멜로적 요소와 판타지적 요소도 잘 조합을 이루고 있고 관객들의 감정선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연출은 이전 작품에서는 보기 힘든 연출력이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굉장했죠.

 

여전히 감독 특유의 연출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거의 작품들에서 보였던 과한 서정미라든지 실력 과시 같은 연출력은 보이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러한 연출들이 빠지다 보니 전체적으로 군더더기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감독의 기존 연출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대중적인 스타일로 바뀌어서 좋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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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작품에서는 비쥬얼의 스타일을 좀 바꾼 듯한데 언어의 정원까지만 해도 실사를 방불케하는 수준의 비쥬얼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게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정도의 배경이 줄기차게 나오고 있었죠.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림같이 보이는 비쥬얼을 선택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분명 감독이 좋아하는 전철도 나오고 비오는 배경도 등장하고 노을도 등장하지만 실사같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알 수 있게끔 하는 만화같은 비쥬얼로 표현이 되어있죠. 아무래도 이런 그림체를 선택한 것은 이번 작품이 판타지 요소가 어느 정도 포함이 되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장르적으로 판타지 요소가 있는데 너무 실사를 추구하는 것도 표현에 있어서 괴리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여튼 만화같은 비쥬얼을 선택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어마어마합니다. 그야말로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감독 중 이 정도로 표현이 가능한 감독이 얼마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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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습니다. 감독이 칼을 갈고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하는데 과연 칼을 갈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앞으로 이 정도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낸다면 그야말로 신(新)카이 마코토에서 신(神)카이 마코토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니메이션에 거부감이 없다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작품입니다. 연출 비쥬얼 연기 음악 어느 것하나 모자랄 것이 없는 작품입니다. 멜로의 장르적 특성도 있기 때문에 데이트용으로도 충분하리라 생각되며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재미도 충분하기 때문에 동성 친구와 감상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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