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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12 / 14 / 042]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신작 '로마' 보고 왔습니다그래비티 이후  신작인데 극장 개봉작이라기보다는 넷플릭스 공개작이라고 해야  어울릴  합니다과거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영화인데 그로 인해서 다시금 소극장을 찾아 가게 되었죠.

 

다행이도 금요일에 연차라 다른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시간보다도 빠른 6시에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꾸역꾸역 찾아가게 되었는데 그래도 관람객들이 상당히 많더군요옥자 때야 주말이고 해서 이해를 했는데 평일 이른 아침 시간에 그렇게 많은 관객들이 소극장을 찾아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했습니다.

 

영화는 멕시코의  중산층(?) 부유층(?) 가정부의 이야기입니다로마는   배경이 되는 지역 이름이죠영화가 시작하면 어딘지 모를 바닥과  바닥을 쓸어가는 물보라가 보입니다그리고  속에 비행기  대가 비치면서 영화는 주인공인 클레오로 시점을 옮기게 됩니다.

 

일단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어쩔  없이 비쥬얼입니다전작인 그래비티에서도 상상을 초월하는 롱테이크와 대단한 카메라 앵글을 선보였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대단한 비쥬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그런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하게 찍었다는 생각이  정도로 단조로운 앵글을 선보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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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앵글을 기본적으로 횡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얘기죠하지만 쓸데없이 좌우로 움지이지는 않습니다화면  피사체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움직이고 있죠그러면서도 감독의 장기인 롱테이크를 서슴없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횡으로 움직이는 카메라 앵글은 다음 컷으로 넘어가면서도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어 놓았습니다직전의 컷에서 화면의 좌측으로 움직이던 피사체는 다음 컷에도 계속 좌측 방향으로 움직임으로서 마치 하나의 장면 혹은 롱테이크처럼 느껴지도록 연출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에서 대부분의 카메라 앵글은 이런 식으로 움직이고 있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영화의 촬영 기법은 단순히 카메라를 좌우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촬영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상당한 기술과 기교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고 생각되더군요어쩌면 '칠드런 오브 '이나 '그래비티'에서 선보였던 롱테이크의 촬영들은  작품을 위한 전초가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점은 이런 식으로 촬영된 화면에서 과거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 '닥터 지바고같은 고전에서 느낄  있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것입니다물론 개인적인 감상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러한 고전의 느낌이 난다는 점에서  영화의 촬영 연출이 마음에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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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외향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한 만큼  가지를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영화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필수 요소는 '사운드때문입니다비쥬얼이야 가정용 티비로 시청을 해도 충분히 느낄  있다고 생각하지만  영화의 사운드는 필히 극장에서 느껴야만 하고 느낄  밖에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초반 영화 시작  들리는 청소 소리는 가히 ASMR 틀어놓은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정도로 현장감이 어마어마했고 영화 전반적으로 봐도  영화의 사운드는 관객을 영화 촬영장  가운데 놓아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합니다비쥬얼도 상당했지만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충격은 생각지도   부분이라  크게 와닿았죠.

 

만약  영화를 가정에서 시청하신다고 하면 필히 5.1채널의 평균 이상의 성능을 가진 스피커로 감상을 하시기를 권장해 드립니다만약 그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면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영화의 감상 요인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만큼  작품은 시각과 청각 중에서 청각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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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토리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보자면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다고   있습니다 가정부의 인생사 중의 짧고 굵었던  부분을 들려주고 있죠가정부로 살면서 어쩌면 무난하다고   있는 삶을 살고 있던 그녀는 누구나 그렇듯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어쩌면 그런 일상적인 만남부터 어쩌면 그녀에게는 사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 일상적인 만남 이후 그녀의 삶은  이상 일상적이지 않게 되었죠원치 않는 임신을 하고 그런 상태에서 남자는 연락이 끊깁니다기껏 찾아갔어도 모른 척하고 있죠그렇게 그녀의 일상은 점점  힘들어져 갑니다마치 저택의 입구에 쌓여가는 개똥처럼 뭔가 점점 불행들이 쌓여가죠.

 

그러다가 결국 그녀는 딸을 사산하게 되고  상실감에 빠지게 됩니다하지만 가정부라는 입장에 있는 그녀는 그조차 제대로 표현하지  하죠그러다가 가족과 함께 따라간 휴양지에서 주인집의 작은 아들이 바닷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수영을  하는 그녀는 위험을 무릎쓰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 작은 아들을 구출해 냅니다.


한 가지 놀란 점은 당시 멕시코 상황과 맞물려 보여지는 이런 상황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 아이를 살리는 쪽으로 연출을 하는 편이 일반적인 전개라고 생각했는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과감히 아이를 사산시킵니다. 반정부 시위라고 불릴만한 대규모 무력 충돌 상황에서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죽음처럼 그 아이도 그렇게 세상을 떠나죠. 조금은 주인공에게 가혹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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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소 쿠아론 감독 영화의 특징은 이렇게 메시지를 확실히 느낄  있는 연출을 영화 속에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그래비티에서도 상당히 많이 나왔었죠그래서 이번 작품은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예술 영화에 가깝지만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어렵지 않습니다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던지고 있는 가장  메시지는 결국은 '사랑'이겠죠.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를 구한 이유는 세상의 빛도 보지    태어난 자신의 딸이 떠올라서였는지 아니면 가정부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그녀가 자신이 희생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소년을 구했고  이후 그녀 스스로의 감정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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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 등장하는 오프닝 시퀀스와 엔딩 스퀀스는 비슷한  하지만 상당히 다릅니다오히려 완전히 반대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죠오프닝 시퀀스는 바닥을 닦고 있는 물보라가 보이면서  속에 비행기의 그림자 비칩니다사실 처음에는  물보라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롱테이크로 잡고 있는지 이해를  했지만 이후 그녀의 행보를 보면  물보라는 일종의 파도와 같다고   있었습니다.

 

단지 작은 물보라에 불과했던 오프닝 시퀀스는 그녀가 자신의 감정  상황에 어느 정도 수긍하며 숨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후  물보라와 비슷한 상황인 파도에 직면했을  그녀는 결국  파도를 헤치고 상황을 타파합니다그로 인해서 본인의 감정과 상황을 표출했다고   있죠외적으로는 집주인과의 관계의 변화를   있을  같구요.

 

이러한 오프닝 시퀀스와  시퀀스와 이어지는 영화 중반 시퀀스에 이어 엔딩에 등장하는 시퀀스는 완전히 다릅니다엔딩에서 주인공은 바닥이 아닌 맑은 하늘이 보이는 옥상으로 올라가죠그리고 비행기가 그림자가 아닌 실체가 보입니다오프닝과는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죠 만큼 주인공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변화가 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 생각됩니다. 한정된 공간 속에 있던 그녀는 그 곳을 벗어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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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주인공과 관련된 이야기만 했습니다만 영화에서는 여러가지 상황이 발생합니다주인 내외의 상황이라든지 영화  당시의 멕시코 상황 등을 보여주고 있죠  가지 사건은 주인공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입니다 번째는 주인공의 심리적인 부분을 압박하고 있으며  번째 사건은 주인공이 사산을 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죠.

 

당연하게도 이러한 사건들을 감독은 대단히 유연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현실적인 부분도 강하게 느껴지고 있구요오히려 sf 영화와 판타지 계열의 영화를 만들던 감독이 이토록 현실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놀랬습니다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감독이라는 생각은 진작에 했지만 이렇게 현실적인 연출을 보여주는 작품을 만들어낼 줄은 몰랐거든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러한 내용과 연출을 보여주는 만큼 영화가 재밌는 작품은 절대 아닙니다괜히 예술 영화에 가깝다고 말씀드린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그래서 추천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지루할 수도 있거든요하지만 그래도 보실 의향이 있으시다면  극장에서 보셨으면 합니다이유는 앞에서 충분히 말씀드린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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