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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09 / 07 / 032]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7년에 개봉한 '그것' 두번째 이야기를 보고 왔습니다. 파트 1 공포와 성장기를 조합한 영화였는데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었죠. 사실 스티븐 킹의 원작은 읽지 했지만 영화만으로도 원작의 분위기는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각색된 부분도 많긴 하지만요. 여튼 1편을 재밌게 덕에 2편은 기대를 수가 없었습니다.

 

예고편만 봤을 때는 사실 전작보다 호러스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시사회 단평을 보더라도 전작보다 호러스러운 장면도 많아지고 잔혹한 장면들도 많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그래서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작은 호러 장르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성장기라는 느낌이 너무 크게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호러 본질에 접근한 작품이 되었으면 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호러 장르에 어울리는 장면들은 전작보다 많습니다. 애초에 존재의 파악이 끝난 페니와이즈가 여전히 등장하다 보니 이젠 대놓고 아이들을 죽여나가기 시작하죠. 15 관람가 등급에 어울리는가 싶은 정도의 장면들도 부지기수로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작도 그렇고 이번 작품도 그렇고 너무 어린 자녀들은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장면의 빈도에 비해 영화의 상영 시간이 어마무시하게 길다 보니 호러 장면들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수도 있을 같습니다. 전작도 짧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135분이면 그냥 적당한 길이라는 생각이 만한 범주인데 이번 작품은 170분입니다. 2시간 50분이죠. 엄청 깁니다. 원래 감독이 4시간짜리를 만들었다가 편집을 해서 정도라고 하니 정말 어마무시하게 작품입니다.

 

그렇게 길다 보니 호러 장면들이 전작보다 많이 등장한다고 해도 적게 느껴질 만하다고 생각되더군요. 다행인 것은 적당한 타이밍에 등장하면서 관객들을 긴장시켜 주기에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호러 장면만으로 지루함을 날리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루저였기에 모일 있었던 아이들의 성장기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죠.

 

영화는 40대가 루저들을 주인공으로 다시 나타난 페니와이즈를 정말로 없애버리기 위해 데리 마을로 모이는 과정과 모인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모이기 전과 후는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데 후반으로 진행되면서 플래시 백으로 펼쳐지는 과거의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기 때문이죠. 영화는 후반부의 플래시 백으로 인해서 길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만 그렇다고 플래시 연출 부분이 없어도 되는 부분인 것은 아닙니다.

 

전작과 이어지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플래시 연출에서 보여주는 각각의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는 전작과 달리 확연히 구체화 되어 있으며 주인공들이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 또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죠. 물론 전작에서도 주인공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이 있긴 했지만 이번에는 근본적인 부분 자체를 없애버리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플래시 연출 부분은 이후 페니와이즈와의 최종 결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넣고 가야 부분이었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후반부의 이야기 전개 과정은 길긴 하지만 지루하지 않습니다. 개별로 펼쳐지는 독립된 병렬 이야기에서 오는 공포감과 호러적 연출은 관객들을 긴장감에 사로잡히게 하는 부분이 많으며 때때로 그로테스크한 장면들도 많아서 호러 영화로서의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전반부보다 후반부가 훨씬 좋았다고 생각되더군요.

 

의외로 영화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페니와이즈의 정체가 밝혀지고 그것을 헤치우는 과정이었습니다. 사실상 외계 생명체라고 있는 페니와이즈의 정체는 어쩐지 싱거웠다는 느낌도 들었는데 뭐랄까 초월적인 어떤 존재였기를 바란 마음이 없잖아 있었기에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주에서 떨어진 어떤 존재로 인해 생긴 어떻게 보면 카피 능력이 있는 외계 생명체라고 밝혀지니 두근거림이 식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러다 보니 페니와이즈의 진짜 모습이 밝혀진 후에도 '~ 저건 호러적인 존재라기보다는 다른 생명체로서의 모습이구나'라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전까지의 공포스러웠던 모습들 모두 인간을 잡아 먹는 외계생명체라고 생각하니 호러의 느낌이 많이 상실되어 버리더군요. 원작에서는 어떤 존재였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원작과 동일했다면 각색을 통해서 존재를 조금 바꿨어도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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