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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11 / 02 / 041]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날씨의 아이' 보고 왔습니다. 전작인 '너의 이름은' 이후로 3년만의 신작인데 역시나 스틸샷 공개 이후 신카이 마코토 감독다운 퀄리티로 기대감을 높이게 되었죠.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답지 않은 괜찮은 이야기 흐름과 배경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이번 작품도 독특한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과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지니고 있었던 단점들을 곳에 쏟아 부은 작품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실망을 크게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쁜 의미로 초심으로 돌아갔다고나 할까요? 어떻게 전작과의 갭이 이토록 크게 느껴지는 작품을 만들게 되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선 가장 문제점은 역시나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병실의 소녀가 하늘에서 내리는 줄기 빛을 보고 빛이 향한 사당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집을 가출하여 도쿄로 향하는 호다카를 보여주면서 시작하죠. 청소년인 그는 신분증도 없는 상태에서 어쩔 없이 값싼 원룸을 옮겨다니면 생활하지만 결국 생활비 마저 떨어지게 되고 우연히도 마주치게 작은 잡지 기획사의 대표인 스가의 눈에 띄어 같이 생활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떠돌이 시절 우연히 햄버거 하나를 건네 소녀를 다시 만나게 되고 때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흘러가기 시작하죠. 날씨를 맑게 해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히나의 능력을 이용하여 궁핍했던 시절을 벗어나게 되고 매스컴을 타게 되면서 히나의 능력을 그만 사용하고자 합니다. 사실 이런 줄거리만으로는 이야기의 문제점을 전혀 느낄 없죠.

 

일단 기본적으로 생략이 너무 많습니다. 호도카는 가출을 했으며 도쿄로 향하는가에 대한 해결이 전혀 되고 있어요. 중간중간 보여주는 '호밀밭의 파수꾼'으로 그의 과거를 추측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그게 완벽한 추측이 수가 없죠. 그의 과거 행적을 수가 없으니 당연히 그가 어떤 기분으로 어떻게 살고자 했는지도 전혀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마주친 소녀에게 반해서 가족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그녀에게 매달리는 그의 모습은 '도대체 뭐하는 궁상이지?'라는 생각조차 하게 만듭니다. 그냥 순간의 감정이 중요할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장면이 전혀 없죠. 오히려 그가 혼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던 시점에서는 이성적이었습니다.

 


 

이와 동시에 영화의 시작에서 줄기 속의 사당으로 들어갔던 히나의 감정 또한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의 능력을 분명 알고 있고 그것을 이용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영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가 본인이 사라지기 직전에서야 능력을 이용하면 어떤 대가가 따른다는 것인지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홀연히 사라지죠.

 

아직 중학생과 고등학생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둘의 행동은 전혀 이성적인 부분이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돈이 필요하고 둘이 같이 있다는 것이 좋아서 능력을 사용하고 능력의 대가를 쫓기는 와중에 얘기를 하죠. 단지 같이 있는 것이 좋아서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능력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는 사전에 얘기를 해야 대처를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 얘기 없다가 그것도 도망치는 와중에 어느 호텔방에서 사라지기 직전에 얘기를 하고 사라지면 남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쩌라는 건가요? 이러니 그래도 본인의 감정을 다스리지도 하는 주인공이 말도 되는 행동들을 하기 시작하는 거죠. 둘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 둘만의 감정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중요하지가 않은 거죠.

 


 

심지어 영화 속의 설정들도 문제에요. 일단 비가 내리는지 전혀 설명이 없습니다. 만약 비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신과 관련이 있다면 신이 그런 짓을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와야 되는데 아무 얘기가 없어요. 그냥 히나가 재물로 받쳐지지 않으면 그냥 주구장창 내릴 뿐이죠. 애초에 배경 설정부터 이렇게 불친절하니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게 이상할 싶습니다.

 

상황에서 신이라는 존재는 명만 걸려라는 식으로 레이저 포인트를 비추는데 여기에 여주인공 히나가 걸려든 뿐이죠. 그냥 운빨이 없었던 겁니다. 만약 히나가 재물로 채택된 대신에 뭔가 소원이라도 이루어 준다면 그러려니 텐데 그런 것도 없어요. 병실에 있던 엄마는 그렇게 죽음을 맞이했고 결국 소녀 가장이 되어서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게 됩니다.

 

그래서 히나라는 캐릭터가 호도카라는 인물에게 정을 주게 것은 그나마 이해가 가는 편입니다. 그만큼 불행이 넘쳐나거든요. 엄마는 결국 병실을 벗어나지 했고 그런 상황에서 본인은 재물이 되었는데 능력을 쓰면 쓸수록 재물로 한발짝 가까워지니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누군가가 생긴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기뻤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영화 전반에 걸쳐 있는 감정선은 도저히 이해가 가는 라인이에요. 이야기며 캐릭터들의 행동이며 캐릭터들의 감정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이어지는 부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들이 ? 라는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상황들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으니까 말이죠. 오히려 감독의 초기 작품들보다도 불친절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감독 스스로도 그러한 점을 느꼈는지 시종일관 배경 음악을 재생시킵니다. 전작인 너의 이름은은 임팩트 있게 적절한 연출로 사용되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과유불급이라는 느낌이 만큼 너무 많이 사용합니다. 후반부로 수록 심해지죠. 그럴거면 차라리 상영 시간을 줄이고 밀도 있게 연출을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전작인 너의 이름은에서도 느낀 것인데 여성의 몸에 대한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에요. 전작에서 쓸데없이 여주의 몸을 훑는 장면 때문에 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냥 노골적으로 부각시키는 장면들이 있어요. 굳이 넣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말이죠. 물론 전작의 경우는 전지적 시점에서 훑는 것이고 이번에는 캐릭터가 의도하여 노출을 하는 장면이긴 하지만 이런 장면들이 이야기나 연출에 영향을 주지도 않습니다.

 

글쎄요. 재미를 느낄 틈도 없이 너무 많은 단점들이 느껴져서 추천을 수가 없을 싶네요. 너의 이름은과 거의 동일한 구조의 연출과 그러면서도 재미며 감동이며 신파적인 측면에서도 비교할 수가 없는 작품이 나왔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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