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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11 / 16 / 045]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09 개봉한 좀비랜드는 상당한 병맛을 느끼게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상당히 호화 캐스팅이라고 있는 '우디 해럴슨' '제시 아이젠버그' '엠마 스톤' 주연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좀비 영화로서 새로운 병맛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죠. 아마 당시 관객들에게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려 10년이 지나서 이제는 캐스팅 비용을 생각하면 뭉칠 없으리라 생각했던 멤버가 그대로 뭉쳐서 속편이 개봉하더군요. 당연히 수가 없었죠. 당장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전 작보다 강해진 병맛에 만족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2개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하나는 콜럼버스(제시 아이젠버그) 말빨과 병맛 같은 상황이죠.

 


 

어떻게 보면 제시 아이젠버그의 캐릭터는 항상 캐릭터를 유지하는 편이었기에 좀비랜드 1편과 2 사이의 출연작들을 보더라도 뭔가 콜롬버스 캐릭터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죠. 항상 많은 캐릭터였거든요. 그래서 어찌 보면 제시 아이젠버그는 항상 오던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재수없는 콜럼버스였죠.

 

하지만 병맛 상황은 전편보다 강해졌습니다. 일단 오프닝에서부터 대놓고 백악관을 쳐들어 가는 패밀리의 모습이 보이죠. 사실 1편의 엔딩을 생각하면 쟤들이 좋은 저택을 두고 백악관을 향하고 있는지 길은 없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강력해진 액션으로 좀비들을 학살하고 백악관에서 보여주는 그들의 행동들은 자체로서 병맛이었거든요.

 


 

이번 작품의 이야기는 전편과 얼핏 비슷합니다. 전편에서도 그들은 머레이의 저택에서 머물지만 위치타(엠마 스톤) 리틀록(아비게일 브레스린) 저택을 떠나면서 그들을 찾는 것이 영화의 하일라이트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백악관에서 머물던 리틀록이 백악관을 떠나고 만난 어떤 히피와의 도주로 인해 그녀를 찾아 떠나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런 줄거리 따위 크게 의미 없죠. 개연성도 없구요.

 

중요한 것은 그녀를 찾아 떠나면서 펼쳐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하일라이트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네바다(로사리오 도슨)와의 만남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병맛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죠. 영화 캐릭터들에게나 관객들에게 대놓고 보여주는 클론 같은 캐릭터들이며 그들이 펼치는 액션은 솔직히 후반부 바빌론에서의 액션보다 훨씬 나앗습니다.

 


 

후반부 하일라이트의 바빌론에서 보여주는 액션은 병맛 액션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자체로 너무 판타지이면서 cg 가미한 것이 뚜렷했기 때문에 오히려 아날로그적 성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여관에서의 액션이 임팩트가 훨씬 강했습니다. 액션 자체에서의 긴장감도 훨씬 강하게 느껴졌고 연출적으로도 롱테이크를 이용하여 현장감을 극도로 살려서 보여주었죠.

 

그리고 후반부 바빌론 장면의 가장 문제점은 너무 동떨어진 설정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가 개연성이 뛰어나고 현실성이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만 무기도 방어막도 없이 폭죽 터트리며 마시고 노는 히피 집단이 때까지 유지를 하고 있었다는 것은 전편과 이번 작품을 보면서도 전혀 공감하기 힘든 설정이었습니다.

 

만약 바빌론이라는 존재를 영화 속에서 표현하고자 했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평화를 사랑하는 히피 집단으로만 보이게 것이 아니라 결국 막판에는 평화를 위해서 숨겨둔 총들을 꺼내 들고 좀비들을 학살하는 연출로 넘어갔어야 영화의 분위기와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규모의 집단을 굳이 써가면서 보여줬어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바빌론이라는 설정이 등장하기 전에도 애매한 설정은 있습니다.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매디슨(조이 도이치)이죠. 캐릭터는 쇼핑몰에서 뜬금없이 등장하는데 본인 얘기로는 냉장고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런 무기도 없어요. 좀비가 등장하고 10여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좀비와 싸울 줄도 모르게 보입니다. 아무리 봐도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였죠.

 

물론 이러한 장소와 캐릭터가 추가되면서 병맛이 커지기는 했지만 만큼 무리수였다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제작비가 늘어서 스케일을 키우는 좋지만 최소한 관객들이 납득할 있는 설정을 추가했어야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너무 무리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대신에 전작에서 이어지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은 여전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배우들이 이제는 짬밥(?) 먹고 오스카나 기타 상들에서 노미네이트 만큼 연륜이 있다 보니 전작보다 훨씬 농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연기의 변화가 느껴지는 배우는 엠마 스톤이더군요. 전작에서는 표정의 변화도 느껴지지 않고 단조롭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가장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우디 해럴슨이나 제시 아이젠버그 같은 경우는 기존부터 연기를 꽤나 하던 배우들이고 본인들이 제일 잘하는 연기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본인들이 제일 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쉬울 없이 말이죠. 가지 놀란 배우는 역시 아비게일 브레스린입니다. 전편에서는 소녀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완벽한 숙녀가 되어서 돌아왔더군요.

 

당연하게도 연기도 훨씬 많이 늘었는데 여전히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전편의 캐릭터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10년이란 세월의 흐름을 너무 직접적으로 보여주다 보니 동일 인물이 맞나? 라는 생각이 정도죠.

 


 

영화는 재밌습니다만 15 관람가치고는 폭력의 수위가 편입니다. 좀비라고는 해도 샷건으로 머리를 날려버리거나 발로 머리를 으깨버리는 장면들이 고스란히 나와요. 사실 전편은 19 관람가로 기억하는데 넷플릭스로 다시 보니 19 관람가로 심의를 받는 것이 맞겠더군요. 그런데 비슷한 수위의 액션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은 15 관람가라서 애매했습니다.

 

B 영화로서의 재미를 느끼고 싶고 기존의 클리셰를 깨부수는 영화를 원하신다면 주저하지 말고 관람할 만한 영화입니다. 개연성이 실종된 설정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설정들을 무시해도 만한 구강 액션과 병맛 액션이 있는 작품이기에 1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필관람이고 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1편과의 연계성이 만큼 (설정이라든지 코미디라든지) 미리 보시고 관람하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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