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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 01 / 027 / 004]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반기 기대작 하나였던 <남산의 부장들> 보고 왔습니다. 일단은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이라는 연기파 배우들이 일선에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밖에 없는 작품이었죠. 그리고 오랜만에 개봉하는 근현대사 작품이기도 했고요. 예고편만으로도 분위기 있는 작품이 것이라 생각했는데 개봉 반응은 그것보다 훨씬 좋아서 연휴가 끝나자 마자 감상을 하고 왔습니다.

 

일단 작품은 10.26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영화인데 05년도에 개봉한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모두 동일한 사건을 다루고 있고 시기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니까요. 사람들 같은 경우는 사건 당일에만 시점이 맞춰져 있다면 남산의 부장들 같은 경우는 사건 발생 40 전부터가 영화의 시점이죠.

 


 

영화는 픽션이긴 하지만 코미디 성향도 상당히 강했던 사람들에 비해서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믹스러운 상황이 없지는 않지만 그건 단순히 지루해질 있는 영화의 이야기에 약간의 MSG 뿌리는 정도지 자체가 영화의 성향이 되지는 않습니다. 작품은 덤덤하게 팩트를 따라가는 페이크 다큐스러운 느낌마저 들거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는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김부장의 심리적 변화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였고 재밌는 영화였거든요. 포스터에도 적혀 있듯이 그는 방아쇠를 당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회고록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마치 과거에 적은 일기를 회상하는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일련의 과정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재밌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역사물을 보고 나면 항상 그렇듯이 IF 생각하게 되는데 과연 당시 그가 육군참모본부로 가지 않았다면 나라의 역사가 올바른 길로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거의 평생을 박대통령 옆에서 충성을 맹세하며 권력을 누리던 그가 남산으로 가고 군대에 잡히지 않은 상태로 일종의 내란에 성공하여 대통령이 되었다면 과연 후에 나라는 발전 민주주의로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가 평생을 충성을 다하다가 총성을 울리게 획의 차이만큼 바뀔 있었던 날의 역사였고 그가 내란에 성공하여 대통령이 후에 다른 독재가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느리든 빠르든 역사적 흐름은 올바른 길로 나아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특히나 년간 나라에서 발생했던 일련의 이야기들을 생각해 본다면 모든 것은 순간 사소한 일로 바뀌기 마련이니까요.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서 영화의 연출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담백합니다. 과장된 연출 없이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그대로를 보여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그래서 딱히 배경음악을 많이 깔지도 않습니다. 오롯이 주인공들의 대사와 표정에 집중하기 위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죠. 사람들이 미쟝센에 있어서 좋았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번 작품은 밋밋한 미술을 보여준다는 생각도 들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들의 연기를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김부장 역할을 맡은 이병헌은 여전히 대한민국 클래스의 연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놀란 것은 할리우드 영화에도 다수 출연하여 영어 구사 능력은 상당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60년대 당시 어눌한 영어 발음을 연기하고 있다는 것이죠. 본능적으로라도 내뱉을 있었으리라 생각되는데 확실히 연기자로서 비판 받을 부분은 전혀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박대통령 역할을 맡은 이성민 배우 역시 연기력으로는 비판 받을 부분이 전혀 없더군요. 공작에서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한층 업그레이드 연기를 보여주는데 실제로 박통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그건 단순히 목소리와 억양 뿐만이 아니라 얼굴의 비쥬얼까지도 포함되는데 만약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장면이 있었다면 놀랄 만큼 비슷하게 이미지를 구현해 내지 않았을까 생각되더군요.

 

국정원 부장이었던 박부장을 연기한 곽도원 배우의 연기는 확실히 몰입감이 뛰어납니다. 그리고 묘하게 올드한 스타일이 어울리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당시 복장이 상당히 어울렸다고 생각했는데 과거인 60년대의 스타일도 소화를 하더군요. 헤어 스타일이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사뭇 남다른 보면 확실히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됩니다.

 

평소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던 이희준 배우는 이번에 경호실장인 곽실장 역을 맡았는데 키에 살을 찌우니 등빨이 어마어마하더군요. 그래도 피지컬이 좋은 배우인데 상대 배우들을 피지컬로 압살해 버리는 느낌을 주더군요. 중간에 이병헌과의 대립 장면에서는 '괜히 맞아주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육체적인 부분만큼이나 연기에 있어서도 껄렁하면서 딸랑거리는 연기를 아주 맛깔나게 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들어 배우는 전두혁을 연기한 서현우 배우입니다. 영화에서 스틸러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뽑을 있는 인물이었죠. 지금까지 영화 속에서 등장한 전두환이라는 인물과 상당히 다른 이미지를 풍기면서도 비쥬얼 적으로도 상당히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교활하고 같은 이미지를 짧고 굵게 보여주더군요.

 


 

사실 어느 정도 배우의 힘이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 연기를 워낙에 출중하게 하다 보니 그들이 스크린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었죠. 이야기 자체는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이고 결과도 명확해서 영화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거친녀석들'처럼 가상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 않는 관객들을 농락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일도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영화는 순전히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로 힘을 얻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비중으로 따지자면 연출:연기=4:6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더군요. 연출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고 긴장감과 코믹함도 조율했으며 드라마로서 가져야 기본에 충실했죠. 하지만 모난 부분이 없는 만큼 아주 뛰어난 부분도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누가 봐도 굉장했어요. 배우들을 거를 타선이 없습니다. 이병헌의 연기가 부각되긴 하지만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뒤떨어지는 부분이 전혀 없습니다. 각자의 캐릭터를 영화에 맞게 최상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는 감정의 변화를 누구 명에게 올인하지 않고 골고루 보여주는 영화는 오랜만에 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추천을 밖에 없는 영화이기도 한데 만약 사람들을 보지 않으셨다면 남산의 부장들을 보시기 전에 감상하시고 가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작품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고 사건 당일의 일을 2시간 가량에 보여주는 것과 40여일에 일을 2시간 가량에 보여주는 이야기도 사뭇 달라서 다른 재미를 느낄 있으리라 생각되니까요.

 

아마 동안 독주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2 중후반이나 되어야 1917 비롯하여 기대작들이 개봉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남산의 부장들을 견제할 작품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네요. 그래도 가급적이면 빨리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스포일러(?!) 당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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