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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EA 레드우드 쇼어에서 제작 된 ‘데드 스페이스’는 사실 기대작이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이기도 했고 ‘호러 게임’이라고 하면 누구나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를 생각 할 정도로 ‘바이오 하자드’의 입지가 컸었기 때문이죠. 물론 그 당시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초기의 공포감을 상실하고 조금씩 액션 게임이 되어가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호러 게임이라고 하면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가장 성공한 프렌차이즈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렇게 바이오 하자드가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었기에 새로운 호러 게임이라고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죠. 하지만 그런 기대를 무참히 아주 잘근잘근 (마치 아이작이 네크로모프를 밟아버리듯이) 밟아주면서 액션과 호러 그리고 떡밥까지 던져주는 스토리의 완벽한 조합이라는 평을 들으며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죠.


그렇게 시작 된 시리즈가 어느 덧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3번째 시리즈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1편의 공포감은 2편에서 대폭 줄었었기 때문에 ‘공포감’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단지 얼마나 새롭고 신선한 재미 그리고 스토리의 끝을 어떻게 맺을까? 하는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만 바랄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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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그래픽은 무난합니다. 근래 발매 된 게임 중에서 평균 이상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2편에 비해서 뭔가 많이 발전한 듯한 느낌도 들지 않지만 예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게임의 분위기는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극초반에서의 지구의 모습 그리고 레드마커 개방 이후 달라진 분위기와 초중반까지의 우주선과 우주의 풍경을 표현하는데 있어 모자람은 없습니다. 중반부터 시작되는 얼음 행성에서의 진행도 얼음 행성이 가지는 극한의 상황을 잘 표현해주고 있구요. 다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들어가면 조금 아쉬운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뭔가 어정쩡한 광원효과나 뭔가 좋은 듯 안 좋은 듯한 텍스쳐의 표현은 최근 대박 게임들에 비하면 모자라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물론 그래픽이야 게임 분위기만 잘 살리면 크게 신경쓰지 않기는 하지만 뭔가 콘솔과 PC의 차이점이 크지 않은 것 같다는 부분이 단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PC로 즐기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콘솔과는 (차원이) 다른 그래픽을 보고자 하는 것도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큰 차이가 없으니 아쉬움이 더 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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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스템을 보자면 전작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무기의 조합이 가장 큰 차이인데 전작들의 경우 각 무기별로 탄창을 따로 사용했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은 탄약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장단점이 존재하는 부분인데 일단 공통으로 사용하다 보니 인벤토리 내에서 다른 아이템들을 더 넣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게임 내에서 무기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여러 아이템들을 수집해야 되는 것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이용했다고 생각됩니다만 확실히 더 많은 아이템을 넣기에는 괜찮은 시스템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단점을 보자면 역시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무기에서 탄약을 소모해도 다른 무기의 탄약까지 줄어버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펄스 라이플의 경우 무턱대도 쏴대는 부분이 있는데 이렇게 무턱대도 쏘다 보면 플라즈마 커터의 탄약까지 덩달아 소모되어 펄스 라이플의 탄약이 없으면 플라즈마 커터의 탄약도 텅 비어버리는 상황에 치닫게 되는거죠.


게다가 무기의 업그레이드도 전작과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탄약/장전/화력 등등에 대한 칩을 만들어서 끼워야 하며 이런 조합은 상단/하단으로 나뉘어 따로 조합이 가능토록 되어 있습니다. 칩이 없으면 칩을 만들어서 끼워넣을 수도 있죠. 이런 시스템은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 신경써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 문젭니다. 일단 광물 등을 모아야 하기 때문에 탐색기를 수시로 보내야 하고 모으고 나면 이걸로 또 이것저것 건드려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귀찮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2편의 퍼즐 형식의 시스템이 훨씬 나앗다고 생각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슈트의 경우는 오히려 더 심플해졌습니다. 물론 기존의 업그레이드 방식도 그리 복잡한 부분은 없었는데 이번 시리즈에서는 그것보다도 더 간단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탐색기가 모아 온 광물을 토대로 원하는 항목(스테이터스, 체력, 수비력 등)을 선택만 해 주면 됩니다. 전작의 시스템이 확실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전작은 그래도 뭔가 생가 할 거리가 있었던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전혀 그런 게 필요없어졌죠.


이렇게 되면 뭔가 의문이 생깁니다. 무기 업그레이드는 더 복잡해졌기 때문에 불편하고 슈트의 경우는 더 심플해졌는데 불만이라는 식으로 들리게 되죠. 그런데 저는 그렇게 밖에 생각이 안 되더군요. 우선 ‘데드 스페이스’라는 시리즈는 1편 때부터 죽~~ 사용되는 무기가 제한적입니다. 플라즈마 커터와 추가로 1개나 2개 정도죠. 이번 작품에서도 플라즈마 커터와 펄스 라이플 2개만 사용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무기의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부분이 짜증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1,2개 사용하는 무기를 위해서 귀찮게 칩을 만들고 광물을 모아야 되는지 모를 지경이죠. 반대로 슈트의 경우 어떻게든 풀 업그레이드를 시키기 마련입니다. 저도 중후반쯤에 풀 업그레이드가 되었는데 결국 어떻게 해서든 풀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는 슈트의 경우 유저들에게 조금은 선택의 여지가 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죠. 지금의 시스템은 너무 단편적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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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와 슈트 얘기를 했으니 이번에는 전반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한 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일단 게임 자체가 쉽습니다. 똑같은 노말 난이도라고 생각했을 때 1편이나 2편보다 쉽다는 느낌이 듭니다. 문제는 이러한 난이도 밸런스를 중후반으로 가면서 이상하게 꼬아놓습니다.


앞서 잠깐 말씀드린 데드 스페이스의 ‘공포감’은 이번 작품에서도 하락세인데 이런 하락세와 함께 난이도의 밸런스를 위해서 제작자들은 뭔가 이상하게 꼬아놓았다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탄약’입니다. 이 부분은 어쩌면 완전히 제 주관적인 느낌일 수도 있는데 1,2편에 비해서 중후반으로 갈수록 탄약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탄약만 넉넉했다면 충분히 제압했을 적들도 벌벌 기면서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밸런스 조정은 최악의 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불어서 스테이지 후반으로 갈 수록 뭔가 점점 더 co-op을 원하늗 듯한 디자인을 구성해 놨습니다. 혼자서는 정말 미친듯이 반복 플레이를 해야 클리어할 수 있는 그런 디자인을 말이죠. 이건 탄약 부족과 함께 연계되어 유저를 그냥 좌절 모드로 빠트려버립니다.


이런 레벨 디자인은 순전히 제작사의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1편의 경우 탄약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지 않으면서도 공포감 하나는 끝내줬습니다. 정말 5.1채널 사운드로 즐기다가 스피커를 꺼 버릴 정도였죠. 2편도 물론 1편에 비하면 약했지만 그래도 공포감은 느낄만 했습니다. 그런데 3편은 공포를 위한 연출이나 상황을 제공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순전히 유저들의 플레이에 맡겨벼리고 맙니다. 글쎄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긴 하겠습니다만 제 기준에서는 공포감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네크로모프의 경우는 항상 그랬듯이 2,3 종류가 추가되었는데 이 추가 된 네크로모프는 꽤 괜찮습니다. 일단 인간형을 유지하면서 인간의 무기를 이용하는 네크로모프는 생각보다 꽤 위협적이긴 합니다. 그리고 죽였다 싶으면 다시금 변형 된 형태로 돌진을 해 오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는 소소한 공포감(?)을 느끼기에 좋은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역시 적응하고 나면 뭐…..하나의 고깃덩어리에 불과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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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렇게 혹평을 날리는 게임은 올해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그 만큼 전작들의 재미가 괜찮았기에 이런 혹평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다른게 말하자면 데드 스페이스3도 재미를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적절한 QTE 시스템과 적절한 액션, 연출 등이 어우러져 있죠. 하지만 유저가 원하는 재미하고는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이런 노선은 바이오 하자드와 다를 바가 없죠.


4편이나 스핀 오프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만(EA이니까요…) 이런 식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그나마 커버가 가능했던 3편에 비해서 지독한 혹평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유저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1편에서 보여주었던 것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파악해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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