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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티독의 [라스트 오브 어스]를 드디어 클리어 했습니다. 하루 30분씩 즐기다 보니 엔딩까지 플레이 타임이 길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꽤 긴 시간이 걸렸네요. 너티독 게임은 언챠티드3 이후로 처음인데 언챠 정도의 완성도만 되어도 충분히 할 만하다고 생각했었던 것에 비해서 유저들의 반응이 워낙에 좋아서 더 기대가 되었던 게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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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어느 날 전 세계에 좀비가 출현을 하고 (정확한 이유는 나오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딸과 함께 도시를 탈출하고자 하지만 실패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딸은 그렇게 게임 시작하자 마자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세월은 건너뛰어 20년의 세월이 지납니다. 그리고 주인공 조엘은 그냥 하루하루를 살고 있죠. 그러던 중에 어떤 한 소녀를 도시 밖으로 데리고 나가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되고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본 궤도에 올라서게 됩니다.

 

사실 이 게임에서 스토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세상은 멸망했고 파이어 플라이라는 민간 조직과 몇몇 조직들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게다가 게임을 진행하더라도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좀비들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들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도시 밖으로 데리고 나가달라던 그 여자아이, 엘리가 면역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엘리가 슈퍼맨처럼 적들을 헤치우거나 혹은 그 아이를 이용해서 게임 진행에 어떤 어드밴티지를 얻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로지 '면역'을 가진 어린 소녀일 뿐이죠. (욕도 잘 하구요.)

 

이렇게 게임 내에서 그다지 이야기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왜냐면 이 게임에서 전반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어떤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세상이 멸망한 이후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가급적 현실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주된 목적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설정에 맞게 모든 AI를 비롯하여 주인공들은 평범한 인간입니다. 물론 감염체들은 조금 다른 존재들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게임 내의 스타일은 현실지향적입니다. 이러한 스타일은 얼핏 툼레이더와 비슷하기도 하죠. 어느 정도의 학살은 어쩔 수 없지만 전반적인 게임의 느낌이 비슷합니다. 마치 '생존' 그 자체에 중점을 둔 듯한 느낌이죠. 오히려 전작인 '언챠티드' 시리즈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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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게임 자체는 액션의 비중이 많긴 하지만 액션 게임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게임을 이끌어가는 전반적인 장르는 액션이지만 전체적으로 드라마라는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조엘과 엘리의 관계 변화와 그들의 심리 상태의 변화 그리고 4계절에 따른 그들의 생존에 대한 모습이 이 게임의 중심축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밋밋하기 그지 없는 요소들의 집합이지만 게임의 몰입감은 상당합니다. 특히 조엘과 엘리 콤비는 어찌보면 단순히 엘리가 조엘에게 보호받는 입장으로만 보여질 수가 있는데 실제 게임 내에서는 게임이 진행 될 수록 둘의 콤비네이션을 보여주는 플레이가 늘어납니다. 게다가 각각의 인물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며 신체 조건이 확연히 다르기에 게임 플레이를 즐기는데 상당히 다른 느낌이 요구되죠.

 

그런 몰입감은 우선 게임 내에서의 조율이 좋기 때문이라 보는데 실제 게임 플레이를 하는 시간과 실시간 동영상으로 넘어가는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나눠져 있습니다. 전혀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그런 비율을 잘 유지하고 있죠. 덕분에 게임을 하다가도 몰려오는 적들을 보면 '저 놈들을 또 어떻게 해치우지?'라는 생각이 들 때쯤 동영상으로 넘어가기도 하며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되었던 동영상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실제 게임 플레이로 넘어가기도 해서 유저에게 적절한 긴장과 휴식 시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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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비쥬얼에 대한 이야기가 늦어졌는데 당연하게도 PS3 막바지에 나온 게임인 만큼 그래픽은 명불허전입니다. 이미 언챠티드 시리즈에서 증명이 된 너티독의 비쥬얼 퀄리티는 그야말로 최상인 수준입니다. 다만 최근 PC 게임을 통한 눈높이가 높아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줍잖은 PC 게임보다는 낫습니다. 인물 표현, 배경, 빛에 대한 효과 등 모든 부분에서 상당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특히 클로즈업 된 인물을 보고 있노라면 가급씩 깜짝 놀라기도 할 만큼 그래픽에 있어서는 더 이상 깔 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물론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모션'에 있어서도 상당히 자연스러운 느낌이 들구요. 움직이는 동안 어떤 물건을 집는 행위를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보여준 게임은 처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많은 투자를 한 것이 보입니다. 10월달 발매 예정인 '비욘드 투 소울즈'도 이보다 좋은 모션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그래픽이나 모션에 있어서 최상의 수준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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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엔딩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해피엔딩인지 베드엔딩인지 확실히 알 수가 없죠. 순전히 유저들의 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글쎄요. 이런 엔딩은 썩 마음에 드는 엔딩은 아닙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싶은 마음으로 게임을 하는데 엔딩까지 아리송하니 전혀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의 장점은 항상 뭔가를 캐내고 싶게 한다는 것이죠. 왜 그런 엔딩을 보여주었을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결국 숨은 내막은 무엇인가? 등등 뭔가 사람들이 얘기를 해서 뭔가를 끄집어내게 만드는 그런 얘깃거리가 많습니다. 마치 최근 국내 영화 중에서 상당한 흥행을 하였던 설국열차처럼 말이죠. 그리고 항상 그렇게 얘깃거리가 많았던 게임 중에 재미가 없었던 게임도 별로 없었던 것 같구요.

 

결론적으로 라스트 오브 어스는 '과연!'이라는 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액션이라는 장르도 포함하고 있고 무기 업그레이드 시스템도 존재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게임 플레이에 아주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무기를 업그레이드 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 할 정도로 차이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어디까지나 '살아남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러한 부분에 촛점을 맞춰서 플레이 한다면 더더욱 스릴을 느끼기에 충분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플레이 스테이션3의 막바지에 등장한 게임으로서 상당히 훌륭한 수작입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히로인(?) 엘리는 아무리 봐도 엘런 페이지를 닮았습니다. 듣기로는 원래 엘런 페이지를 모델로 하다가 중단했다고 하던데 그래도 많이 닮긴 했어요. 물론 엘런 페이지가 모델링과 더빙까지 한 '비욘드 투 소울'에서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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