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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의, 여진구를 위한, 여진구에 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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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포스터와 예고편을 봤을 때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던 영화였는데 시사회 이후 반응으로 인해서 관심을 급 증가해서 찾아보게 된 영화 화이는 보고 나서야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의 10여년 만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오프닝과 엔딩 크래딧에서의 느낌이 상당히 좋았었는데 확실히 감독의 취향이 반영된 오프닝과 엔딩 크래딧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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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998년 과거를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5명의 남자가 납치극을 벌이죠. 그 과정에서 경찰도 죽이고 사람들도 죽는 피칠갑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2012년이 되고 자신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아이는 자신을 납치한 5명의 아빠 그리고 자신을 보살펴 주는 한 명의 엄마와 나름 친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그 때까지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재개발 지구에서 알박기를 하는 어느 한 가정의 부부를 죽여달라는 요청이 오고 아이를 이용해서 집에 침투하여 부부 중에 남편을 죽이게 하죠. 이 일을 계기로 아이는 모든 상황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개인적으로 조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밀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영화는 하이라이트로 치닫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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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반응에서 보여주었던 평들처럼 이 영화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김윤석과 여진구라는 2명의 배우입니다. 나머지는 비중으로만 보면 주연이지만 캐릭터나 연기에 있어서 조연이라고 생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윤석은 면가를 생각하게 하는 표독스럽고 잔인한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그 캐릭터의 성격이 면가 때보다도 더 발전하여 이제는 신의 경지에 이르지 않았나? 라는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김윤석과 연기로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는 여진구라는 배우는 정말로 감정의 연기와 액션의 연기를 모두 오가면서 지금 10대 배우들 중 가장 탤런트가 풍부한 배우의 이미지를 완벽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 정도로 이 영화는 여진구라는 배우의 필모그래피에서 하나의 획을 긋는 영화가 되면서 다른 한 편으로 자신의 필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이 작품을 나이 제한으로 보지 못하는 여진구라는 배우가 좀 안타깝게 생각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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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라는 배우가 보지 못하는 만큼 감독이 이 작품을 왜 19세로 만들었는지는 영화의 첫 장면을 보는 순간 느낌이 옵니다. 그리고 영화가 기-승을 지나 전으로 가면서 펼쳐지는 피바람은 그 강도를 낮춰서 15세로 관람가로 만들 수도 있었음에도 흥행과 상관없지 감독의 의지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장면 하나하나가 강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장면들이 이 영화를 재밌게 만드는 요소들 중에 하나죠. 그래서 절대 가족 영화로서 볼 수는 없는 작품이며 여자친구와도 보기 힘든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액션의 강도에 빗대어 이야기의 재미는 뭔가 무난합니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액션의 강도에 맞는 적절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 중에 하나는 이야기 자체에 너무 의미를 심어놓고 그것을 관객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는 것이죠. 물론 그런 의미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정말 단순한 액션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되지 않았겠지만 이야기 자체를 좀 직설적으로 던져주는 부분도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너무 좀 빙빙 둘러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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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강렬합니다. 배우들의 연기에서도 이야기에서 들려주는 의미에서도 액션의 강도에서도 19세 관람가에 어울리는 요소들을 다분히 포함하고 있고 그것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아....이건 연소자 관람가 등급이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였죠. 하지만 그 만큼 호불호가 강렬하게 갈릴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로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극단적으로 보지 않는 그런 영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추천도 쉽지 않네요.


어떻게 보면 영화는 '화이'라는 아이가 성장해가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터에서도 표현이 되어 있지만 아이의 다리 부분이 나무 뿌리처럼 묘사가 되어 있죠. 아마도 이건 5명의 괴물 아빠 각각의 '독'을 흡수한 '화이(목)'가 결국 어떻게 성장해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말이죠. 그 결말에 대해서는 각각의 해석이 다르겠지만 저는 결국엔 '괴물'의 최종진화형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화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구요.


재밌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말이죠. 그래서 왠만하면 혼자서라도 가셔서 보셨으면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액션만으로도 충분히 표 값을 한다고 생각됩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엔딩 크래딧 뒤에 '쿠키' 영상이 있습니다.


덧2. 2명의 여배우도 상당히 눈에 띕니다. 한 분은 남지현씨인데 고등학생을 연기한 여배우는 이름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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