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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돌직구들을 마구 날리는 사회비판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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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처음부터 흑인들이 얼마나 비참한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이 첫 시퀀스에서 나오는데 성조기 앞에 목이 매달린 채 죽임을 당한 흑인 2명의 모습이 그것이죠. 버틀러 : 대통령의 집사는 버틀러라는 집사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 첫 장면에서처럼 단순히 집사 그들의 생활만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나도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죠.

 

영화는 '세실'이라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렸을 적 백인 주인에게 강간을 당한 어머니와 그로 인해 백인에게 반항을 하다가 아버지는 죽임을 당하죠. 그리고 그런 주인공을 백인 주인 어머니가 거둬서 집안 서빙을 시킵니다. 이후 그 집을 떠나 개고생을 하던 주인공을 케이크를 훔쳐먹다 그 가게 흑인 집사에게 들켜서 그 곳에서 서빙에 대한 일을 집중적으로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터 D.C의 어느 호텔에서 버틀러로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고 그 곳에서 집중적으로 일을 배우게 됩니다. 그런 그의 능력을 백악관 인사담당관에게 찍히고(?) 백악관 버틀러로서 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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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백악관에서 집사로서 일하면서 많은 대통령을 마주합니다. 영화는 그런 대통령들의 모습을 꽤 편파적으로 보여줍니다. 하기사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그 모습이 실제 모습인지 모르기에 더 알 수가 없지만 뭔가 '좋다' '나쁘다'라는 느낌이 관객들에게 전해지도록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들어 놨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미지는 그들의 정치적 행동이나 생활 습관 등을 통해서 전달하고 있는데 8명의 대통령을 그런 식으로 보는 것은 이 영화의 하나의 재미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게 주인공은 8명의 대통령을 모시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표출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표출하지 못 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어울리겠죠. 그렇다면 영화 막바지에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찾아가지 않았을 테니까요. 어쨌든 주인공은 열렸지만 닫혀 있는 세상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걸 주인공은 영화 막바지에 가서 깨닫게 되죠.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라고 말이죠. 왜 그 동안 그렇게 많은 것을 들었음에도 이런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회의로 보여주죠.

 

그래서 주인공은 자신의 아들을 그토록 미워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아들의 안전이 걱정되어서이기도 했지만 주인공은 스스로 인권이란 것을 찾고 그것에 대해 공부해서 많은 사람들을 깨닫게 만들어주는 아들이 부러워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상영 시간 내내 그 둘의 대립을 보여주지만 어쨌든 주인공이 자신의 생각을 떨쳐내면서 둘의 관계는 회복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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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잔잔합니다. 극적인 전개도 사건도 벌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진지함과 위트로 이루어져 있는 연출은 지루함을 주지는 않습니다. 뭔가 묵직하게 한 방씩 날리고 있기도 하구요. 특히 미국의 개혁을 연설하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던 화면 바로 뒤에 블랙 스크린에서 울리는 세 발의 총성은 상당히 임팩트가 강합니다. 물론 그 연출에 대한 해석은 관객들 개개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어떤 식으로 해석을 하든 임팩트 있는 연출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영화는 이런 식의 연출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사용된 BGM들은 상당히 절묘합니다. BGM이라기보다는 사운드트랙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상황에 따른 사운드의 이용이 대단히 매치가 잘 됩니다. 물론 OST까지 모두 해석을 해 주지 않기에 몇몇 단어만 겨우겨우 알아듣는 것이 한계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지 않은 사운드 트랙을 꽤 잘 이용하고 있고 그런 이용은 당연하게도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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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비수기에는 항상 그렇듯 볼 영화가 많지 않습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이제 올해 볼 만한 영화랄 것이 '열한시'나 '머드' '어바웃 타임' '집으로 가는 길' '변호인' '용의자' 정도입니다. 대부분 대작 영화도 아니고 아주 기대작들도 아닌 영화들이죠. 이런 비수기에 요런 잔재미를 주는 영화들을 찾아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아마 이제 올 해 올릴 영화들은 모두 이런 잔재미를 주는 영화들이겠지만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 될 뿐이지 선듯 추천을 날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화가 너무 잔잔해서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지 않고 사회 비판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영화에 관심이 있지 않으시다면 이 영화는 그다지 재미를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버지뻘 되시는 분들은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저희 어머니는 꽤 재밌게 보셨거든요.


어쨌든 비수기에 연말 분위기하고는 거리가 좀 멀지만 한 번 쯤 볼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인하고 보면.....사전에 많은 얘기를 하시고 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내 맘대로 별점 : ★☆


덧.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가히 대단합니다.


덧.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좀 더 싱크로율을 높였더라면 좋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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