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왠지 새해에 볼 만한 영화

 

"

 

2014년이 밝았습니다.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했더라면 분명히 산에 올라가 새해 첫 일출을 보게 되었겠지만 저는 독립해서 살고 있기에 이제 그런 걱정 없이 자유롭게 조조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어제 개봉을 했었고 종무식으로 회사도 일찍 끝났기에 월말에 보러 가려고 예약까지 했었지만 월말에 연말인지라 괴상한 약속이 생겨버려서 못 보고는 결국 오늘 감상을 하고 왔습니다.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월터 상상)'는 코미디 쪽으로 익숙한 배우인 벤 스틸러가 감독을 맡고 주연까지 맡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실 예고편만 봤을 때는 약간 판타지에 가까운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었죠. 줄거리조차 읽지 않았기에 '월터라는 캐릭터가 상상하는 것이 현실이 되는 이야기인가?'라는 의문을 가졌었습니다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어쩌면 지독히도 현실적인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영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기본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라이프'라는 잡지사에서 사진을 관리하고 있는 월터는 40이 넘었지만 아내도 애인도 없고 회사 부도로 인해 구조조정에 불안을 떨고 있는 인물입니다. 사내에 좋아하는 여성이 있지만 말조차 쉽게 걸지 못 하는 소심한 인물이죠.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숀 오코넬이라는 라이프 잡지사의 프리랜서 사진작가로부터 한 통의 필름을 받게 되고 여기서 25번째 사진을 라이프 마지막 호 표지로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받죠. 하지만 25번째 사진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고 회사 임원으로부터 독촉을 받게 됩니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본 궤도에 진입하죠.

 

>>

 

영화는 유쾌함과 진지함을 골고루 비비고 있습니다. 월터가 종종 빠져드는 '상상'은 그야말로 '상상의 나래'입니다. 있을 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판타지'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상상들은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 자신들도 종종 하고 있는 그런 상상이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는 판타지스럽기도 하지만 현실적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이성과의 관계, 상사와의 관계 등등 일상적으로 우리가 해 왔던 상상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줌으로서 유쾌함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 이면의 자리잡고 있는 '현실'은 냉혹하기만 합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영화라면 응당 엔딩이 해피하게 끝나길 바라게 되는데 이 영화는 100% 순수 해피엔딩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결국 월터는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게 되거든요. 하지만 그것은 결말의 일부분일 뿐이지 결국 월터가 상상으로만 꿈꾸었던 것들은 대체적으로 다 이루어졌습니다. 숀의 25번째 사진을 찾기 위해 화산 폭발도 겪고 히말라야 산맥도 오르는 다양한 모험을 즐겼으며 상상 속에서만 꿈꾸었던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도 하게 되죠.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그 사건 각각으로도 공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섞여서 이 영화의 주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면 영화를 보는 사람들마다 그 주제를 해석하는데 분명한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새해에 보기에는 딱 어울리는 성격의 영화라는 겁니다. 어떤 해석을 하든 이 부분만을 바뀌지 않을 것 같군요.

 

>>

 

앞서 말씀드렸지만 영화는 유쾌하면서 진지한데 이 둘을 잘 어우르고 있는 것은 벤 스틸러라는 배우의 힘입니다. 진지함 속에서도 유쾌함을 보여주고 유쾌함 속에서도 진지함을 보여주는 그의 능숙한 연기는 이 영화를 좀 더 재밌게 만드는 요소이지요. 그리고 그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연출도 그렇게 흠잡을 만한 곳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단순함과 적절한 자막을 이용한 연출은 영화를 좀 더 그럴 듯 하게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영화는 클라이맥스가 없습니다. 물론 마지막 장면을 보면 절정을 느낄만한 부분은 있습니다만 뭔가 희열을 느낄만한 부분이 없습니다. 모든 장면이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도 있고 모든 부분이 전개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인지라 빵 터지는 무언가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실망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영화는 '새해'에 보기에 괜찮은 영화입니다. 소소하게 재밌으면서 영화의 주제도 괜찮고 배우의 연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마 찾아보실 만한 분들이 별로 없으리라 생각되는데 그렇게 별 다른 정보 없이 보러 가시면 기대 이상은 되시리라 생각되는군요. 가족용이나 데이트용으로 모두 괜찮은 영화이니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