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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조차도 조롱하는 듯한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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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어마어마하게 꽃소년이었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자신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스스로 살을 찌우고 진정한 연기파가 되려고 노력했고 그런 이미지를 조금씩 벗기 시작한 시기가 제가 알기로는 2002년 작품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갱스 오브 뉴욕>이었습니다. 이 두 작품은 작품성으로도 인정 받은 영화들인데 (일단 재밌습니다.) 이 작품들 중에서도 <갱스 오브 뉴욕>은 이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페르소나로서 연기를 하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2002년 이후 14편의 영화 중 무려 5편의 작품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레오)는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연기파 배우로의 변화를 마무리하게 되었고 (당연히 지금도 잘 생겼지만) 그의 과거를 모르는 요즘 세대(?) 아이들은 그가 단순히 연기 잘하는 배우로 기억을 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2010년 <셔터 아일랜드> 이후 다시금 재회한 레오는 또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한 연기를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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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이었던 '조던 벨포트'의 자서전 <월가의 늑대>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실존인물이죠. 물론 소설을 읽지 않았기에 영화 속 사건들이 모두 실제 사건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큰 사건들은 실제 사건에 기반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영화 속 금융회사의 창립이나 이후 세일즈맨으로서의 성공이 어느 정도 실제 이야기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 아닐까 싶더군요. 물론 결과는 사기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요.


영화는 22살의 유부남 조던 벨포트가 월가의 한 금융회사에 취직하면서 시작합니다. 사실 누구나 싫어할 만한 분위기의 시끄러운 사무실을 조던 벨포트는 묘한 웃음을 지으면서 즐깁니다. 스스로도 그런 환경이 좋다고 말하고 있을 만큼 조던 벨포트는 이미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영화 초반에 짧은 연출을 통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바로 위 상사 마크 한나(매튜 맥커너히)와의 짧은 점심 식사를 통해 이후 그가 보여주는 모든 행위에 대한 초석을 만들게 되죠.


물론 주인공이 무조건 승승장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들어갔던 금융회사에서 자격증을 따고 전문적으로 일을 하려던 찰나 블랙 먼데이로 주가는 폭락되고 회사는 망하죠. 하루 아침에 쫄딱 망한 조던은 아무 일자리나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내가 말리죠. 자격증을 살리라고요. 그래서 작은 비상장 주식을 취급하는 작은 회사에 들어가고 여기서부터 조던은 어마어마한 사업 수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만큼 타락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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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조던이 금융회사의 사장으로서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모습보다는 그가 돈을 벌면서 어떤 행위를 하는가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가 돈을 벌면서 보여주는 행위는 전부 정상은 아니죠. 일단 돈이 생겨서 미녀들이 꼬이자 자신을 바른 길로 인도해 준 아내를 버리고 모델과 살게 됩니다. 그리고 시시 때때로 매춘을 불러 섹스를 즐기고 마약을 달고 살며 심지어 자신의 회사를 조사하는 FBI를 매수하려고 하죠.


이렇듯 영화는 자본주의 세상에서의 '힘'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이 생김으로써 변화하는 인물의 모습을 지독히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니들은 돈을 벌면 이러지 않을 것 같냐?'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여러 대사를 레오를 통해 영화 내내 관객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조롱과 여러 코믹스러운 분위기를 통해 냉소와 환멸을 표현함으로써 거의 대놓고 블랙코미디의 느낌을 들게 하고 있죠.


레오가 극 중 던지는 많은 질문들은 하나같이 양심을 찌르는 송곳처럼 작용하죠.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보고 있는지 감독은 파악을 하고 그에 대한 반문에 가까운 질문을 날리고 있거든요. 그걸 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능글맞은 연기로 그 느낌을 아주 잘 살리고 있죠. 이 영화의 그 어떤 내용보다도 극 중에서 레오가 화면을 향해 날리는 이 질문에 영화의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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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를 포함해서 영화는 편안하게 볼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물리적인 신체 폭력이 나오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는 폭력적이며 선정적입니다. 그냥 자본주의 세상에서의 더러움을 밝은 분위기와 풍자를 통해서 표현하기에 그나마 이 정도의 느낌을 받았을 뿐이지 이 영화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아니라 길예르모 델 토로 같은 끈적한 어둠을 잘 표현하는 감독이 맡았다면 (당연히 지금과 같은 작품이 나오지는 않았겠지만) 정말 퇴폐적이고 눈 뜨고 보기 힘든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이 영화는 수작입니다. 재밌고 웃기면서 뭔가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고 있죠. 그래서 영화 자체는 추천하는 바이지만 아쉽게도 가족용도 아니고 데이트용도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화의 분위기는 상당히 밝지만 그와 비례해서 소재 자체가 워낙에 퇴폐적이거든요. 무조건 동성 친구간에만 볼 만한 작품입니다. (혼자 보는 게 제일 좋구요.) 어찌되었든 무조건 감상은 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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