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자유'에 대한 한 인물의 일대기

 

"

 

 

참 리뷰를 적긴 힘든 영화입니다. 일단 영화가 재밌는 편이 아니거든요. 심각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영화는 아닙니다. 충분히 몰입감은 좋은 영화이지만 그러한 몰입이 재미가 있기 때문에 느껴지는 부분은 아닙니다. 아마 이 영화의 몰입감은 영화가 던지는 주제에 압도당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티브 맥퀸"의 <노예12년>은 북미에서 어마어마한 평가를 받았기에 상당한 기대를 했던 작품이고 그런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영화였습니다. 많은 관객들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2014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죠. 그 만큼 영화의 작품성을 말하는데 있어 이견을 달 필요는 없습니다. 

 

>> 

 

영화는 "솔로몬 노섭"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이 영화는 <장고:분노의 추격자>나 <버틀러:대통령의 집사>에서 던지고 있는 '노예'나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좀 더 무겁고 좀 더 현실적으로 말이죠. 

 

그런 부분과 맞물려서 이 영화에서 가장 잔인했던 장면들은 (물론 잔인한 부분이긴 하지만) 흑인 노예들이 채찍에 등가죽이 벗겨지는 장면들보다도 다 죽 어 가는 솔로몬을 아무도 도와 주지 않는 장면이나 자유인이었던 솔로몬조차도 흑인 노예들이 죽임을 당하는  장면을 보고도 그냥 지나가는 장면들이었습니다. 특히 솔로몬이 심부름을 가는 도중 죽임을 당하는 흑인 노예들을 도와 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장면은 '자유인'이었던 솔로몬조차 '노예'에 길들여져 버린 모습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만약 처음 하인을 거느리고 다니던 솔로몬이었다면....아니 '에드윈'(마이클 패스밴더)의 밑으로 들어가기 전의 솔로몬이었다면 과연 그 상황에서 그냥 지나갔을까? 라는 의문을 던지게 합니다. 그 만큼 영화는 '노예'에 대한 큰 틀을 만들어 놓고 '자유' 그 자체에 대해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저 는 주인공인 '솔로몬'조차도 순수하게 '선'에 서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 명의 인간으로서 원래 누리고 있었던 자유를 다시금 누리려고 할 뿐이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솔로몬이라는 인물이 정말 순수하게 '선'에 서 있던 인물이라면 그렇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던 '펫시' 마지막에 어떻게든 데려 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그런 무거운 주제를 지니고 있는 영화의 연출은 덤덤합니다. 정말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는 듯한 장면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쓸데없는 기교도 부리지 않고 쓸데없이 장면을 강조하는 듯한 장면도 없습니다. 그저 인물의 표정을 클로즈 업하고 장면과 인물의 조화에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그런 현실성을 배우들이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솔로몬을 연기한 '치웨테 에지오프' 비롯하여 에드윈을 연기한 '마이클 패스밴더' 그리고 포드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퍼배치'와 베스를 연기한 '브래드 피트' 등 주조연 할 것 없이 대단한 연기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사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대단히 올라가는 편이죠.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는 '펫시'역의 '루피타 피옹' 이라는 배우입니다. 어쩌면 이전에 영화에 나왔을 지도 모르지만 이번 작품에서 보여 준 그녀의 연기는 대단합니다. 주연이라기보다는 조연에 가까운 역할이지만 그 어떤 주연 배우에게도 밀리지 않는 처절한 연기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느끼는 고통이나 잔인함은 그녀에게서 나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속 그녀의 모습은 고통스럽습니다. 

 

>> 

 

영화는 <그래비티>처럼 짜릿함 체험을 주지도 않고 <겨울왕국>처럼 짜릿한 ost를 선사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보고 나면 왜 이 영화가 2014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했는지 이해는 하게 됩니다. 정말 대단한 특수 효과 없이 짜릿한 하일라이트 없이 이런 임팩트를 준 영화는 올 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영화는 재미없습니다. 장르로 치면 순수하게 '드라마' 장르이기에 지루함을 느끼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작품상 수상과 관계없이) 꼭 한 번 감상을 해 보셨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재미와 별개로 영화의 주제를 음미하기에 더 없이 좋은 영화입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