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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너무 친절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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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의 기대작으로 생각되었던 '역린'의 시사회 반응이 너무나도 최악이었기에 4월달은 스파이더맨만 보고 끝나는구나 싶었을 즈음...뜬금없이 시사회 반응이 좋았던 '표적'은 물론 이후 관객 반응이 조금씩 올라오면서 그저 그런 액션 영화라는 반응도 많았지만 그래도 1편만 보고 4월을 보낼 수는 없었기에 바로 예매를 날렸습니다. (아쉽게도 5월 1일에 보게 되었지만요.)


영화는 2011년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라는 원작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해당 작품을 보지는 않았지만 약간 비를 해 보면 원작에서는 리메이크작에서의 '이진욱'에 해당되는 캐릭터가 비중이 높은 편이며 액션 영화이긴 하지만 '본 스타일'의 액션이라기보다는 '다이하드' 스타일의 액션에 가까운 것 같더군요. 아마도 리메이크를 하면서 여러가지로 각색을 많이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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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되는 배우' 류승룡을 원탑으로 세우고 '이진욱'을 1.5로 내세우고 있습니다.....라고는 하지만 그건 제 생각일 뿐이고 원래는 투톱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겠죠. 하지만 영화를 보면 연기며 액션이며 비중이며 류승룡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뭐 이 점은 뒤에서 다시 얘기하도록 하죠.

 

이야기는 간단하지만 꼬아놓은 전형적인 액션 스릴러 스타일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적도 대놓고 등장하고 관객들이 따로 머리를 쓸 필요도 없이 단서도 알아서 다 던져 주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의 전개 과정을 보면 '아저씨'보다도 단순할 정도입니다. 너무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향이 있죠. 모름지기 막판 대장을 끝장을 내기 위한 한 방은 (관객들조차 모르게) 숨겨 두었다가 마지막에 던져서 관객들도 '오호라~~'라는 정도의 반응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번 작품은 중간중간 뜬금없는 조연들이 막 던져주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이런 전개 과정은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확연히 반감시키고 있죠. 그러다 보니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집니다. '왜 그랬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관객들이 궁금해할 건덕지를 전혀 남겨두지 않습니다. 권선징악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은 하고 그런 결말을 알고 있지만 그러한 결말에 다다르는 과정이 더 중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인데 조금만 더 꼬았더라도 관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요즘 관개들 그렇게 쉬운 상대가 아니거든요. 충분히 이해할 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독은 너무 관객들에게 친절하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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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은....정말 노력했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불혹이 넘은 류승룡의 나이를 생각해 본다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생각보다 때리고 날라다니고 부딪히고 떨어집니다. 뭐 대역과의 차이가 좀 나긴 합니다만 그래도 많이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지죠.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영화와 비교해 보았을 때 '양'이나 '질'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 작품인 '아저씨'부터 최근 작품인 '배를린'이나 '용의자'보다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영화의 주연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니까요. 30와 40대의 차이랄까요.

 

어디까지나 주연의 '나이'를 생각해서 감상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런 부족한 액션을 배우들의 연기로 커버하고 있습니다. 아니 액션뿐만이 아니라 이 영화의 부족한 부분들을 배우들의 연기로 채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합니다. 투톱으로 나오는 이진욱의 연기가 가장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주조연 할 것 없이 대단합니다.

 

우선 류승룡의 연기야 두말 할 필요가 없겠죠. 불만은 많지만 어쨌든 1천만을 넘은 7번방의 선물에서도 류승룡의 연기는 대단했으니 그런 연기를 이번 작품에서도 부족함 없이 보여줍니다. 거기다가 액션까지도 하고 있으니 원톱이라고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더불어 악역으로 나오는 유준상은 그야말로 악역다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사실 처음 유준상이 등장하고 나서는 그 캐릭터가 악역이라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 했는데 단 한 순간 캐릭터를 바꾸어 버리더군요. 정말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짧고 굵게 나오는 김성령은 강인한 강력계 여형사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으며 역시 짧고 굵게 나오는 진구의 연기는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주연을 능가하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진구의 캐릭터는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정말 배우들의 연기가 스크린을 뚫고 나올 기세더군요. 이런 상황이나 투톱이라고 할 수 있는 이진욱의 연기가 가장 평범해 보입니다. 모자란 것은 아닌데 눈에 띄지 않아요. 그러니 다른 배우와 같이 스크린에 잡히면 눈이 가장 안 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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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많이 부족합니다. 액션 스릴러라는 장르에 걸맞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 같죠. 그래서 순전히 배우들 연기보러 간 느낌입니다. 추천을 하기도 쉽지 않구요. 이후에 적겠지만 '역린'보다 나은 정도니 이 영화가 월메이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많습니다. 차라리 '한공주'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영화 집중도가 훨씬 좋았던 것 같습니다.

 

조금 아쉽죠. 조금만 더 손을 봤더라면 액션이나 이야기나 더 좋을 수 있었을 것 같거든요. 정말이지 4월은 그나마 나앗던 영화가 스파이더맨 밖에 없었던 것 같아서 상당히 아쉽군요. '표적'이든 '역린'이든 둘 다 기대를 꽤나 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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