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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괜찮은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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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는 따로 표시해 두었습니다.**


솔직히 영화로 만들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던 일본 소설 'all you need is kill'이 톰 크루즈 주연에 더그 라이만 연출로 만들어진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어? 이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소설은 내용도 짧기도 했지만 영화로 만들어 놓으면 전체적인 느낌이 '스타쉽 트루퍼스'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타임루프라는 소재의 차이가 있지만 외계인과의 전쟁이라는 부분이 그렇게 신선한 소재는 아니니까요.


그런데 막상 예고편을 보고 나니 역시 헐리우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여러모로 내용도 각색을 많이 해서 원작에서 빌려 온 것은 타임루프라는 소재만 가져온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배경이며 캐릭터며 비슷한 부분이 많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마치 일본 원작 만화 올드보이를 박찬욱 감독이 영화화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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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6월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만큼 냉큼 보고 왔습니다. 결론은 역시 믿고 보는 톰형....이라고 해야 할까요. 오락 영화로서의 재미는 충분히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많이 바뀌었는데 우선 끝판 대장이 생겼죠. 원작에서는 끝판 대장이라는 놈이 나오지 않는데 영화에서는 끝판 대장이 나오고 타임 루프를 통해 그 끝판 대장을 처단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타임루프를 통해 주인공이 연습을 통해 강해진다는 것은 비슷하지만 원작에서는 그 강해진 능력으로 무쌍을 펼쳤다고 한다면 영화에서는 적들의 상태 / 반응 / 동선을 파악해서 그것들을 미리미리 외우고 간다는 식입니다. 즉 동전을 한 200개쯤 넣어두고 메탈 슬러그를 끝판까지 가는 식이죠. 적들의 동선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이러한 반복되는 장면은 어찌보면 지겨울 수도 있었는데 더그 라이만 감독은 나름 여러 상황을 만들어내어 반복되는 타임루프를 지겹지 않게 만들고 있습니다. 타임루프를 통해 많은 상황을 보여주는 것은 원작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 이런 각색은 영화의 재미를 훨씬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긴장감이나 코믹 요소 등이 다양하게 나오거든요.


그리고 히로인과의 관계도 꽤 차이가 있는데 원작에서는 히로인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가 왜 전장에 나서게 되었고 영화 속에서 말했던 핸드릭스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꽤 언급이 되고 있는 편인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들이 너무 언급이 없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과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애초에 영화에서 멜로가 많은 부분에서 언급이 되지 않아서 좋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 수준이 적절하지도 않았나 싶습니다. 너무 멜로가 없어서 저는 키스도 한 번 안 하고 끝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엔딩인데 이 부분은 스포일러니까 흰색 글자로.....드래그하면 보입니다.

일단 원작에서는 히로인과 주인공 모두 타임루프에 걸리고 이런 타임루프를 벗어나기 위해서 둘 중 한 명이 죽어야 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결국엔 히로인이 죽게 되고 주인공은 타임루프를 벗어나 다시금 전장으로 나갑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히로인이 수혈을 통해 타임루프 능력을 잃게 되고 이 부분은 주인공에게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그리고 둘 다 타임루프 능력을 잃은 상태에서 끝판 대장을 헤치우는데 이 끝판 대장을 헤치우면서 얻게 된 능력으로 주인공은 다시 타임루프를 하게 됩니다. 다만 원래 능력과 다른 것은 과거로 돌아가도 끝판 대장은 없어진 상태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말이 많죠.


제 생각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우선 알파급을 헤치우면 일반적인 타임루프 능력을 얻고 죽으면 그냥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끝판 대장을 헤치우면 역시나 과거로 돌아가게 되지만 오롯이 자신과 자신의 졸개들에 대한 부분만 그대로 살아납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끝판 대장을 헤치웠을 때 끝판 대장은 다시 타임루프를 하려고 하지만 아직 죽지 않았던 주인공이 그 능력을 흡수하고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간 것이죠. 즉, 끝판 대장의 타임루프 기능까지 없애버림으로써 완전히 헤치워 버린 게 되는 겁니다. 당연하게도 주인공 주위의 인물들도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구요. 글쎄요.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도 해석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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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역시 액션 영화입니다.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외계 종족과의 전쟁 장면이 많은 만큼 액션을 무시할 수가 없는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입니다. 사운드와 비쥬얼이 꽤나 발군이거든요. 특히 케이지가 상륙작전을 처음 펼치기 위해 첫 출전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액션 장면들 중에서 가장 백미입니다. 그리고 그런 백미를 일찍 보여줌으로써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죠.


하지마 액션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바로 엑소슈트의 활용입니다. 이 부분도 원작하고는 사뭇 다른 부분 중에 하나인데 원작에서는 아이언맨 수준의 전신 슈트를 착용하지만 영화에서는 일리시움에서 나온 부분 슈트를 착용하고 있죠. 뭐 어쨌든 엑소슈트의 기능이야 인간의 능력 밖의 힘과 속도를 내는데 있으니 슈트의 착용 목적에 있어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쨌든 슈트를 착용했다면 이 슈트를 이용한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는데 영화에서 나온 장면들은 그렇게 신선하지 않습니다. 결국엔 인간의 육체로도 할 만한 액션들을 조금 과장해서 보여주는 정도라는 느낌입니다. 좀 더 다이나믹한 액션이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집에 홈씨어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면 블루레이를 필히 구입하실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될 정도로 이 영화의 사운드와 비쥬얼은 상당히 준수한 편입니다. 톰 크루즈의 바로 전 SF 영화인 '오블리비언'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비쥬얼과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더그 라이만 감독의 전작들을 생각해 본다면 좀 더 거친 스타일의 비쥬얼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여튼 영화는 오락 영화로서 느낄 수 있는 쾌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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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는 꽤 괜찮습니다. 사실 62년생인 톰 크루즈 형님이야 그 나이에 이런 액션을 스턴트 없이 한다는 것이 그 자체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뿐이고 거의 자식 뻘인 에밀리 블런트는 그런 연세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에 눌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더 눈에 띄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둘의 로맨스가 그런 나이차로 인해서 어색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비쥬얼이 그다지 차이가 없다 보니 그나마 살짝 첨가 된 로맨스도 그리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어찌되었든 개고생했다는 것이 눈에 보이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작도 그렇지만 뭔가 철학적인 부분이라든지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오락 영화로서 볼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액션도 적절하고 유머도 적절하고 긴장감도 적절합니다. 사실 6월에 볼 만한 작품이 없는 것을 생각한다면 데이트 용으로도 괜찮고 가족용으로도 괜찮습니다. 이성 친구든 동성 친구든 누구와 보더라도 정말 문제없는 그런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보고 싶으시면 무조건 극장으로 고고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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