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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조차 잊혀지는 것이 두려웠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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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는 이젠 뭐 두말할 필요도 없는 프렌차이즈 영화가 되었습니다. 1편의 성공 이후 막장인 2편을 거쳐 그나마 나아진 3편에서 관객들은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 생각했죠. 문제는 어떻게 만들어도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제작사가 결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3편이 개봉하고 3년이 지나서 개봉한 4편은 이미 예고편부터가 막장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트랜스포머의 원작에서도 다이노봇은 나옵니다만 그렇다고 그걸 굳이 영화로까지 끌어들일 필요는 없었죠. 그런 부분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일본이 만화 원작을 영화로 만들면서 맨날 코스프레처럼 만드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았거든요. 여튼 까더라도 보고 나서 까자는 생각으로 영화를 감상했고 역시 깔만한 요소고 수두룩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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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3편의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서 5년이 지났습니다. 인간들은 오토봇과의 동맹을 파기하고 락다운과 손을 잡은 후 공식적으로는 디셉티콘을 그리고 비공식적으로는 오토봇을 함께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뭐 그 와중에 텍사스에 살던 어느 괴짜 발명가는 허름한 극장(?)에서 폐기 직전의 옵티머스 프라임(?!)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와 고칩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정부에서 그걸 알아 내고는 이들을 잡으러 가고 옵티머스는 자신을 구해준 보답으로 그들을 지켜주고 그렇게 흘러갑니다.

 

문제는 이미 이야기의 시작부터 밑도 끝도 없는 설정들이 수두룩하게 나온다는 겁니다. 죽기 직전의 옵티머스는 어떻게 극장에 처박혀 있는지 회상조차도 나오지 않고 정부는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도 모를 락다운과 어떻게 손을 잡았는지도 안 나옵니다. 뭐 '씨드'라는 물건 때문에 손을 잡았다고는 하는데 락다운이 옵티머스나 오토봇을 죽이는 이유도 정확히 안 나옵니다. 한 마디로 이 영화에서 이야기는 총체적으로 개판이며 이야기로서 재미를 건질 생각 따위는 1%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액션은 괜찮을까요? 다행히도 예고편이 전부는 아닙니다. 아니 예고편은 전체 액션의 10% 정도 보여준 정도로 영화 속에서 액션은 정말이지 엄청 나옵니다. 2시간 40분짜리 영화에서 인간이 펼치는 액션이 많다는 얘기도 있던데 그렇다 하더라도 로봇들이 펼치는 전장의 모습은 지긋지긋하게 나오니 액션 분량으로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그런 액션을 보고 있어도 지루하다는 것이죠. 벌써 시리즈는 4편입니다. 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똑같은 시퀀스의 액션을 본 관객들에게 새로움이라고는 1%도 없는 액션 장면은 전혀 짜릿함을 주지 못 합니다. 대표적으로 거의 매 시리즈마다 오토봇을 타고 가던 주인공들의 차를 적이 격추시키고 주인공들은 차에서 튀어나와 허공을 가릅니다. 그러면 오토봇들은 공중제비를 돌며 괴성을 지르는 그들을 받아내죠. 이런 식의 보았던 장면들이 나오는데 무슨 감흥이 생길까요? 물론 정말 새로운 액션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뭔가 노력을 했다는 느낌은 들어야 되는데 그저 CG 떡칠 밖에 없습니다. 정말로 떡칠을 한 수준이라 그 마저도 난잡하죠. 정신 없습니다. 피곤하죠.

 

게다가 드라마 부분이든 액션 부분이든 뭔 장면들이 그렇게 연결이 안 되는지 매 장면장면이 새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특히 드라마 부분에서 그런 느낌이 강한데 이런 생각은 영화가 시작하고 딱 5분만에 느끼게 됩니다. 여러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거야 어찌보면 들려줄 이야기가 없는 상황에서 괜찮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점을 나누어서 진행을 같았으면 전후 관계가 이해가 되도록 컷을 나누어야 되는데 뜬금없는 장면들이 중간중간에 나오니 이건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정도입니다.

 

그리고 분명 자기들끼리 사전 시사회를 했을 텐데 이런 작품을 만들어 놨으면 중국 배경으로 진행된 부분을 자르던지 아니면 편집을 하든지 해서 분량을 줄여야죠. 그래도 지루한데 상영시간은 2시간 40분이나 되니 스크린과 스피커에서 계속 뭔가가 터지고 있어도 '도대체 전투는 언제 끝나는거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대놓고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데 그런 생각을 시점에서 이미 영화는 망했습니다. 최대한 중국 넘어가기 전까지 상황에서 마무리를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어요.


공룡 얘기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데 다이노봇은 사실 원작 만화에도 나오기는 하는 로봇입니다. 문제는 아무리 원작에 있다 하더라도 등장시켜야 할 캐릭터와 등장시키지 말아야 할 캐릭터가 있는 법입니다.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일본 영화가 다른 나라에서 인기를 얻지 못 하는 이유는 마치 원작을 그대로 가져온 듯한 퀄리티 때문입니다. (코스프레 같은...) 그런데 그런 부분을 이번 트랜스포머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이건 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캐릭터들을 대거 등장시킨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총체적 난국입니다. 이야기는 망했고 설정은 파괴되었고 캐릭터들은 재미 없고 액션은 반복됩니다. 상영시간이 165분입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애인하고 맛있는 것을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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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영화계가 좋다고 하죠. 개성 있는 이야기도 없고 때깔 좋은 영화도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헐리우드라고 사실 다르지 않은 같습니다. 요즘 영화 관객들도 그런 말을 하죠. "맨날 속편 아니면 리메이크냐?'라고요. 이번 작품 뿐만이 아니라 현재 나오고 있는 헐리우드 영화들도 신선함을 느낄 만한 영화는 보이지 않습니다. 7월에 기대작들을 봐도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 '드래곤 길들이기2'입니다. 죄다 속편이죠.

 

어찌보면 헐리우드도 지금 소재 전체적인 영화 퀄리티가 암흑기입니다. 과도기라고도 있겠죠. 이번 트랜스포머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헐리우드 전체적인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벗어나는 시기는 분명히 오겠죠. 하지만 지금은 국내 영화관에서 너무 독점하고 있는 헐리우드와 국내 영화 외에 다른 나라의 좋은 영화들을 찾아봐야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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