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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으로 이어진 두 종족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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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개봉한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은 당시 굉장히 훌륭한 프리퀄로서 극찬을 받은 작품이었습니다. 뛰어난 그래픽과 이야기도 훌륭했지만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앤디 서키스가 연기한 '시저'라는 캐릭터는 풀cg로 만들어진 동물 캐릭터였음에도 그 감정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었죠. 아마 골룸 / 킹콩의 계보를 잇는 훌륭한 cg 캐릭터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총 3부작 중에서 2부작인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이 개봉을 했습니다. 역시나 개봉 후 평가는 굉장하더군요. 원래도 볼 생각이었지만 당연히 감상을 해야 했기에 얼른 보고 왔습니다. 저는 혹성탈출 시리즈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주말 오후라서 그런지 몰라도 관객이 엄청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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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진화의 시작'의 엔딩 후 10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시저는 다 큰(?) 아들을 두게 되었고 인간은 전편에서 세계로 퍼진 플루로 인해 10억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상태입니다. 사실 10억명이라는 힌트는 주고 있지만 상황을 보면 그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유인원들은 여전히 숲 속에서 자신들만의 home을 잘 가꾸고 있죠. 하지만 인간들이 전력 문제로 숲 속으로 들어오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전편이 그야말로 유인원들이 진화를 함에 따라 벌어지는 사건을 보여주고 있다면 이번에는 그렇게 진화한 유인원들과 인간의 대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공존이 가능했을 그들의 관계는 예상과 달리 유인원 쪽에서 시작한 전쟁으로 인해 결국 대립관계로 치닫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결국 두 유인원의 대립으로 끝나게 되지만 그 과정은 사실 꽤 복잡한 편입니다. 특히 전편에서 '윌'과 '시저'의 관계의 연장선에 있는 '시저'와 '클락'의 관계는 어쩌면 부모와 자식의 느낌의 관계에 가까웠던 전편에 비해 이번에는 각자의 '가족'을 거느리고 있는 '아버지' 혹은 각각의 종족을 대표하는 '대표자'로서 많은 접점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설정 중에서도 각자의 가족을 대표하는 아버지로서의 입장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관계가 유독 두드러져 보이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무엇보다도 '가족'에 대해 강조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시저'도 항상 '가족'과 '집'과 '미래'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주인공들도 가족에 대한 과거사를 가지고 있죠. 사실 중반까지만 본다면 중후반부의 대립관계는 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시저'는 그들을 '신뢰'하여 집으로까지 초대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시저' '코바'에게 총상을 당하고 '코바'를 막으러 가는 길에 과거 자신이 자랐던 집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결국엔 인간이나 유인원이 똑같다'라고요. 사실 이 얘기는 상황만 본다면 결국 인간이나 유인원이나 폭력적이 될 수 밖에 없고 다른 종족을 지배하려 한다는 등의 얘기로 해석될 가능성이 많지만 저는 오히려 이 대사를 들으면서 그 상황 이전의 '말콤'과 '시저'의 상황이 생각이 나더군요. 많은 얘기를 하지만 결국에 그 둘은 단순히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엔 유인원의 2인자 '코바'에 의해 전쟁은 시작되고 유인원들을 인간들을 제압합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전투로 들어가게 되죠. 오리지널 혹성탈출을 보신 관객들이라면 결말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당연히 알고 계실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것은 전쟁 그 자체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1편과 2편을 뛰어난 이야기와 볼거리로 호평을 받은 상태에서 3편에서 만약 전쟁만 줄기차게 보여준다면 아마 반응이 좋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런 부분은 작가분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계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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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전편의 '제임스 프랑코'가 연기했던 '윌'만큼 임팩트를 주는 인간 캐릭터가 없다는 겁니다. '말콤'이나 개리 올드만이 연기한 '드레퓌스'도 물론 나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말콤'은 너무 평면적이에요. 감정의 변화도 크지 않고 성격의 변화도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드레퓌스'는 사실 없어도 그다지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될 정도니까 전체적으로 매력적인 인간 캐릭터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만큼 '시저'와 '코바'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나왔다는 얘기가 되겠지만요.


실제로 '시저'는 전편보다도 더 멋있어졌습니다. 진화된 유인원들의 우두머리로서의 카리스마를 아주 제대로 보여주죠. 그리고 잘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시저'보다도 '코바'라는 캐릭터가 더 매력적입니다. 조직의 2인자로서 그리고 '시저'에게 충성을 받친 유인원으로서 그가 보여주는 갈등과 그가 보여주는 행동은 앞서 얘기했듯이 '시저'가 얘기한 '인간과 똑같다'라는 대사에 매치되는 부분 중에 하나죠. 그렇기 때문에 '코바'라는 캐릭터를 미워하긴 힘듭니다. 이해를 못 할 캐릭터도 아니구요. 어쩌면 그도 너무나도 자신의 가족을 사랑했기에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 싶거든요. 그 결말이 최악으로 치닫게 되었지만요.


여튼 2편까지 본 생각으로는 3편을 잘 마무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최고의 3부작 프리퀄 블루레이 세트를 구입하도록 말이죠.....엉?! 진담이구요. 영화는 정말 재밌습니다. 물론 전편을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요. 그리고 이런 류의 SF영화를 좋아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블럭버스터입니다. 가족용이나 데이트용이나 모자람이 없지만 상대방의 취향을 잘 파악할 필요는 있어 보이는군요.



덧1. 사실 부제로 되어 있는 '반격의 서막'은 좀 어울리지 않습니다. 선방을 유인원이 먼저 했으니 이번 부제는 철저하게 인간의 시점에서 본 상황이 아닌가 싶군요.


덧2. 무기 저장고에서 보여준 '코바'의 연기는 가장 임팩트가 컸던 장면 중에 하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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