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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어진 원석 같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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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개봉작 '원스'는 좋은 노래 밝지는 않았지만 잔잔하면서 아름다웠던 이야기 그리고 인디영화같은 다듬어지지 않은 스타일의 영화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가 인기를 얻었던 가장 큰 이유는 OST였습니다. 아마 당시 영화의 OST 앨범은 상당히 많이 팔렸던 것으로 알고 있고 국내에서도 몇몇 유명한 곡들은 방송에서 혹은 라디오 등에서 상당히 많이 재생이 되었었죠.


그리고 존 카니 감독은 7년이나 지나서 다시금 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원스' 때와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우선 캐스팅부터가 후덜덜한데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가 주연을 맡고 있는 것만 봐도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하지만 사실 배우라기 하기에도 애매한...) 배우들을 캐스팅했던 '원스' 때와는 아주 하늘과 땅만큼의 갭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튼 영화는 뭐랄까 적은 제작비로 알뜰하게 만든 데뷔작에서 거대 자본을 투입 받은 블럭버스터 후속작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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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노래는 잘 만들지만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한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아내의 외도로 이혼 후 집을 나온 댄(마크 러팔로)가 그들만의 앨범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주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응당 다른 영화들이 그렇듯 그레타가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하는 이야기와 댄이 이혼 후 그의 가족들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이야기 등을 곁가지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댄이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잘리는 이야기 등 곁가지의 곁가지 같은 이야기들도 꽤 많죠.


이러한 이야기는 '비긴 어게인'이라는 제목에 잘 어울립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이고 이런 인간과계의 끝과 시작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는 들려주고 있습니다. 물론 앞에서 얘기했듯이 그런 이야기가 무조건 밝지만은 않습니다. 당연히 어두운 부분도 있죠. 하지만 영화는 그런 부분마저도 덤덤하게 들려줍니다. 그런 부분은 이 영화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 중에 하납니다. 쓸데없이 무겁거나 신파적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거든요. 어디까지나 인생의 한 부분인 듯 영화의 한 부분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그것을 들려주는 방식도 과거 회상에 대한 부분을 적절히 조합하여 이야기 순서를 약간 꼬아놓음으로서 단순한 이야기를 관객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그리고 그러한 주인공들을 연기하고 있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는 꽤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캐리비안의 해적' 이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안나 카레니나'나 '어톤먼트' 정도의 작품외에는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꽤 괜찮았습니다.


마크 러팔로도 어벤져스에서의 조용한 헐크(?) 이미지와 사뭇 다른 뭔가 열정적이며 다혈질이기도 하면서 추진력이 강한 (한 때) 음반 회사 대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나온 대사처럼 노숙자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뭔가 카리스마도 느껴지는 것이 역시 괜찮은 배우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조연으로 나오는 여러 배우들도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를 주는 정도는 아니기에 연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마룬5의 애덤 리바인도 나름 배역에 잘 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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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장점들을 뒤로 하고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입니다. 역시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와 가사는 '역시!'라는 느낌이 듭니다. 당연히 OST를 구입하고 싶게 만드는 음악들이었구요. 하지만 '원스'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대중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뭐랄까. '이런 음악을 당신들이 안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순수하게 음악을 들려주고 있었던 '원스'에서의 음악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은 음악에서 뿐만이 아니라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에서도 풍기는데 '원스'가 이번 영화 속에서 댄이 외치던 '원석'에 해당된다면 '비긴 어게인'은 음반 대표가 말하는 '다듬어진 보석'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쪽이 훨씬 좋다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원석은 원석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는 법이고 다듬어진 보석은 다듬어진 만큼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비긴 어게인은 다듬어진 만큼의 재미와 비쥬얼과 노래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약간의 지루함을 느꼈을지도 모르는 원스 때와 달리 이야기적인 긴장감도 훨씬 강하고 귀에도 착착 감기는 노래를 들려주고 있는 비긴 어게인이 재미면에서는 훨씬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느낌에는 비긴 어게인 쪽이 재미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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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여러모로 볼 만합니다. 데이트용으로도 괜찮고 가족용으로도 괜찮습니다. 사실 이런 장르의 영화야 데이트나 가족용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긴 하지만 간혹 가다가 좀 노골적인 표현이 나오는 영화도 있어서 무턱대고 추천하기는 힘든데 '안녕 헤이즐'도 그렇고 최근 본 드라마 장르 영화들은 다들 데이트나 가족용으로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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