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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된 '블랙위도우'를 데리고 찍은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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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를 봤습니다. 사실 내용만 본다면 이 영화는 그냥 pass를 해야할 영화였지만 우리의 흑과부 누님 '스칼렛 요한슨'과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 '최민식'이 한 컷에 잡히는 것이 꽤나 궁금해서 보고 왔습니다. 두 배우 모두 연기력으로 까일 만한 배우들은 아니었기에 우선은 그들의 연기를 본다는 생각으로 갔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니 역시나 그들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으며 그들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이 영화의 장점은 그다지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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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설정이 너무 흔하디 흔하죠. 자신의 뇌의 10%만 사용하고 있는 범인이 뇌를 100% 사용하게 되면 어떨까? 라는 질문은 흔하디 흔합니다. 그런데 막상 찾아보면 그런 설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그렇게 많지 않더군요. 최근작이라고 해 봐야 2012년 작품인 '리미트리스' 정도인 것 같은데 그 영화도 그다지 반응이 좋지는 않았죠.


게다가 요즘은 오히려 100% 사용설이 깨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어떤 사람이든 결국 자신의 뇌를 100% 사용하고 있다는...) 설정 자체는 그다지 땡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뻔하디 뻔한 설정을 가지고 어떤 흥미로운 연출을 보여줄 것인가도 기대를 해 볼만 한데 그것조차도 말리고 싶군요.


영화는 뇌를 100% 사용하는 단계를 단계별로 보여주고 있는데 이건 뭐 아주 굉장합니다. 거의 엑스맨의 모든 뮤턴트들의 능력을 합쳐놓은 것 같더군요. 염력에 시간 정지에 모든 전자기기 통제는 물론이고 나중에는 과거의 과거로 타임슬립까지 펼칩니다. '신'이 된 것이죠. 뭐랄까 단지 한 명의 인간이 뇌를 100% 사용하게 되었을 때 발생하는 능력치고는 너무 과합니다. 그래서 피식거리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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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행인 것은 저런 정말 허무한 설정들을 가지고 영화는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액션이 많지도 않고 특수효과를 많이 보여주는 편도 아닌데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더군요. 뒤에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흥미를 관객들에게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덕분에 같이 감상을 했던 회사 직원들도 패닉에 휩싸였죠. 이게 재미가 있는 영화는 아닌데 지루하지는 않고 영화에 몰입은 되니 참 판단하기가 애매하다고들 하더군요. 여튼 영화는 재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설정이 과한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연출의 힘(?)으로 커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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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은 바로 장르적 특성에 있습니다. 이 영화는 누가 봐도 '액션' 화라고 생각될 영화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액션에 몰빵을 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을 하지만 어느 정도 액션이 주가 되는 작품이라고 생각을 할 만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영화는 후반부로 갈 수록 이 장르가 굉장히 아리송해 집니다.


심지어 영화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NGC의 다큐멘터리 '코스모스'가 생각이 날 정도로 범우주적 관점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최대 단점입니다. 물론 영화 시작부터 이런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고 있기에 완전히 엉뚱한 장면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 그리고 관객들이 생각했던 장르를 본다면 엉뚱할 수 있는 전개입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과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느낌도 드는데 빅뱅 이전의 시간의 탄생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영화의 이야기는 차라리 2,3부작 다큐멘터리로 만들었어야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2시간 짜리 영화에 담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함축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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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애매합니다. 이야기에 몰입은 되는데 설정은 과하고 연출은 생뚱맞습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흑과부의 이미지가 겹치며 최민식은 꽤 좋은 악역을 보여주지만 결말이 아쉽습니다. 모건 프리먼은 적당히 조연 역할을 해주고 있구요. 이 영화는 가족끼리 보면 약간의 눈치를 볼 것 같은 영화이며 동행인이 누구냐에 따라서 욕을 먹을 수도 있고 눈치만 받을 수도 있는 영화입니다. 아마 만족스럽게 볼 만한 분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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