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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기교를 부리지 않은 기대 밖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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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볼 영화가 없는 비수시가 시작되고 이래저래 주말에 친구 만나거나 소개팅 아니면 할 일 없는 솔로라서 '그냥 뭐라도 보자'라는 생각에 예매를 하고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어슬렁 걸어가 F열 정중앙에서 보고 왔습니다.


사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메가폰을 잡은 웨스 볼 감독은 처음 들어보는 감독이었고 원작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완전히 생소한 작품이었거든요. 따라서 그야말로 집에 있기 싫어서 시간이나 때우자라고 생각을 하면서 보러 갔던 영화였는데 결론은 '오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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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작부터 꽤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은 어느 철장에 갇혀 어디론가 끌려 올라가고 있고 눈을 뜬 곳은 어딘지 모를 장소입니다. 당연히 주인공을 맞이하는 다른 인물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며 심지어 본인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 합니다. 자신의 이름도 하루가 지나서야 알게 되죠.


게다가 주인공을 더 심란하게 만드는 것들이 주위에 널려 있습니다. 우선 그들은 어느 미로의 중앙에 갇혀 있으며 그 미로를 탈출하여 바깥 세상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죠. 또한 미로 안에는 정체를 모르는 괴수가 있어 문이 닫힌 후의 미로에서는 절대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런 미로 속에서 생존해 나가기 위해 아이들은 자기들만의 '룰'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이만하면 초반에 관객들의 흥미를 북돋워주기에는 모자람이 없습니다. 어찌보면 '큐브'의 향기도 나고 '파리대왕'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원작이 소설이라는데 원작을 읽어 보아야 어떤 분위기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영화 상의 설정과 분위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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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초반 설정을 닦아두었으니 이제 주인공이 그 모든 '룰'들을 파괴할 차례입니다. 주인공은 여러 위기 상황에서 '룰'을 어기고 동료를 구하거나 괴수로부터 목숨을 부지합니다. 이러한 행동에 대한 분열은 당연히 피할 수 없는 일인데 결국 엔딩에 이르러서 마치 진보와 보수처럼 아이들은 나뉘어지고 그렇게 나뉘어진 무리 중 한 그룹은 결국 탈출에 성공합니다.


여튼 이 주인공이란 인물은 여러가지로 민폐적인 행동을 보이는데 결말이 좋으니 다 좋은 식으로 넘어갑니다. 주인공이니까요. 그리고 메이즈 러너가 되어서 미로를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탈출구인지 뭔지 모를) 출구를 발견하고 그곳으로의 탈출을 결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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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이 '메이즈 러너'이긴 하지만 사실 미로에서 달리기를 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예고편에서 보여주는 장면들이 달리기 장면의 70%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영화는 굳이 제목에 부합하는 장면들을 넣는 대신 인물들간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인물들간의 이야기는 어쩌면 미로에서 탈출하는 어쩌면 간단한 이야기와 결합되어서 괜찮은 시너지 효과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지루함을 없애주죠.


그렇다고 스토리가 미로 탈출이 전부는 아닙니다. 제가 '큐브'와 닮았다고 한 부분이 이야기에서도 나오는데 범지구적인 음모론이 바탕에 깔려있죠. 그 음모론까지야 전부 말씀드리기는 힘들 것 같고 직접 영화를 보시면 꽤 적당한 음모(?)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지금 1편이 의외의 흥행을 하는 단계라 3부작 제작이 결정된 상태라고 하는데 원작을 보지 않아서 2편의 내용인 '스코치 트라이얼'과 3편인 '데스큐어'에 대해서 언급도 못 해드릴 것 같군요. 아마 2편이 개봉하기 전까지 원작 소설을 모두 읽어보긴 하겠습니다만 이미 늦은 것 같기도..시무룩


데이트용으로도 적당하고 가족용 오락물로도 적당합니다. 미로 탈출로서의 긴장감이나 괴수물로서의 긴장감도 나쁘지 않고 인물들도 다양해서 여러모로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덧. 너무 많은 인물들이 나오니 그 만큼 허비되는 인물도 많아서 좀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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