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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처럼 보이지만 지극히 일상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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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참으로 얘기하기 힘든 영화군요. 12년동안 촬영을 한 영화라고 해서 감상을 하긴 했습니다. 사실 기획이나 연출, 이야기에 있어서 특별함이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매년 촬영을 해서 한 편의 작품을 만드는 기획이야 몇몇 영화에서도 보였던 부분이고 다큐에서도 볼 수 있는 기획이죠


거기다가 사실 연출적으로도 특별할 것이 없는데 이야기 자체가 워낙에 평범한 이야기다 보니 연출적으로도 임팩트를 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소소한 성장기를 다룬 이야기인 만큼 그런 이야기에 맞춘 적절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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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소소합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중에 '일상툰'을 여러편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이야기는 단편적이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한 소년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영화는 2시간 45분이라는 상영시간이 길 수도 있지만 다행이도 영화는 지루하지 않습니다.


항상 이렇게 상영시간이 긴 영화를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지루함'입니다. 상영시간이 긴 영화가 지루하지 않다면 그것만으로도 영화는 50% 이상은 성공을 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은 좋은 편입니다.


주인공 엘라는 이혼한 엄마 밑에서 누나와 같이 생활합니다. 아빠와는 주로 주말에만 만나기는 하는데 오히려 이혼을 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의 모습은 자연스럽습니다. 1주일동안 출장을 다녀온 아빠를 맞이하는 느낌이죠. 그러던 중에 엄마는 다시 학교 교수와 재혼을 하게 되는데 그 이후의 생활이 그리 평탄치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혼을 하고 그 후로 다시 한 번의 재혼과 한 번의 이혼을 하게 되죠.


하지만 그렇게 가족이 바뀌는 동안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유일한 인물이 바로 '아빠'입니다. 신기한 것은 엄마가 2번의 재혼과 2번의 이혼을 경험하는 도중에 아빠도 1번의 재혼을 통해 자식까지 낳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의 엄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주인공을 언제나 챙겨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혼만 했다 뿐이지 상당히 이상적인 아버지상을 보여주는데 '친구 같은 아빠'라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가정의 모습이 미국 내에서도 평범한 모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영화적으로 다양한 연출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도 영화 속 그들의 모습은 뭔가 '일상적'이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느껴집니다. 글 처음에 이 영화의 연출이나 이야기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고 얘기를 했지만 어쩌면 막장스러운 이야기 전개를 막장스럽지 않게 보여주었던 것은 감독의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작용을 했던 것이 배우들인데 12년 동안 촬영을 이어온 그들의 모습은 이 영화의 기획력이나 연출, 이야기 등 그 어떤 요소보다도 대단하게 생각이 됩니다. 특히 에단 호크의 경우 '비포 시리즈'에서도 시간의 간격을 두고 3부작을 만들어 왔는데 그 중간중간 이런 작품도 했다는 것을 보면 여러모로 굉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랄까 영화의 흥행보다는 배우 자신의 주관이 보인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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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데이트용보다는 가족용에 가깝습니다. 영화 주체는 물론 소년의 성장기이지만 그러한 성장기에 있어 가족은 배제할 없는 부분이다보니 영화 속에서 가족 관계는 항시 등장하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가족용으로 추천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상영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는지라 사전에 부모님 혹은 자녀분들에게 공지를 하고(?) 감상을 하는 것이 영화 관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덧1.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보여지는 과거의 유물(?)들은 향수를 불어일으키기에 적당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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