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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인

'허삼관'을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정우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영화 '롤러코스터'도

나름 재밌게 보았기에 이번 작품도 좀 기대는 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인 만큼 연출적으로도 향상이 되었을 것이고

원작이 있다보니 이야기에도 완성도가 높아졌을 거라 생각되었거든요.

다행이도 그런 기대치를 영화는 만족을 시켜 주더군요.


중국 원작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하여

국내를 배경으로 시점은 6.25 직후로 각색을 하였는데

우선 각색이 상당히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한국전쟁 이후가 배경이 되어 있는데

최근 개봉한 '국제시장'과도 배경적으로 겹치는 편이죠.


제 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하정우 감독은 당시 상황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표현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상급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결과물에서 과장이 없는 편입니다.

오히려 더 크게 보여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독 스스로가 절제한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런 느낌 때문에 배경 설정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야기 부분을 좀 얘기해 보자면

어쩔 수 없이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생각날 수 밖에 없습니다.

11년 동안 키워온 자식이 아내가 원래 결혼하고자 했던

사람의 아이라는 것을 알면 누구나 그렇게 될 것 같은데

결국 그런 증오마저도 키워온 정으로 인해 진정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보여지는 모습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거의 똑같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의미는 크게 신선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데 있어 단점이라면

우선 모든 이야기의 전개가 진지하기보다는 코믹함을 강조한다는 겁니다.

물론 후반부에서는 진지함이 극에 달합니다만

초중반부에서의 가벼움과 후반부에서의 진지함의 갭은

생각보다 큰 편이라 살짝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초중반 전개에 있어서 진지함을 좀 추가해줬다면

이야기의 전개에 있어서 좀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중국 원작을 제대로 각색해서 자연스러운 한국식 영화로 만든 부분과

그런 각색을 영화적으로 매끄럽게 보여지게 만든 감독의 연출력의 향상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 이 삼박자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코미디 요소도 빠질 수 없구요.

정말 '롤러코스터'의 그 b급스럽던 연출이

이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은 단순히 원작이 존재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정우 감독 스스로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

많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감독의 힘에 배우들의 연기력이 꽤나 받쳐주는데

하정우 / 하지원 두 배우의 연기는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편이며

조연들도 상당히 캐릭터들을 잘 살려줍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식들을 연기하는 아역 3명의 연기는

뭔가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성인 연기자들과의 호흡이 좋아서

전체적으로 영화의 재미를 잘 살려주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고의 장점 중에 하나는 역시 하지원이 엄청 예뻐요.


아쉬운 것은 최근 본 작품들 중에서

'개를 훔치는...'도 그렇고 '아메리칸 스나이퍼'도 그렇고 '패딩턴'도 그렇고

죄다 상영관 수가 너무 적어서 관객들이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1월 비수기에 볼 영화도 딱히 없으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영화도 없는 상황에서

꾸역꾸역 대자본의 힘으로 상영관 수를 차지하는 소수의 작품들 때문에

이런 재밌는 영화들이 애매한 상영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더군요.


가족용으로도 데이트용으로도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 생각되는데

모쪼록 찾아라도 보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영화의 장르적 특성이 꼭 극장용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극장에서 보셨으면 하는 영화네요.


덧1. 우정 출연으로 그런 역할을 그런 배우가 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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