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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개봉한 '겨울왕국' 이후 (거의) 1년 만에 선보인 '빅히어로6'는 마블과 디즈니의 첫 번째 콜라보레이션이라는 부분보다 원작 코믹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왜색 때문에 꽤나 말이 많았었습니다. 원작에서는 표지에서부터 일장기를 표현되었을 만큼 상당히 왜색이 짙었기에 그러한 부분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 그대로 반영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불안감이 존재했었죠.

 

하지만 개봉 후 그러한 불안감은 상당히 없어졌습니다. 물론 왜색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배경 자체가 일본과 미국의 도시를 조합한 형태이고 주인공들의 이름도 일본식을 많이 따르고 있죠. 주인공의 이름도 히어로의 일본식 발음인 '히로'인데 이러한 부분도 그래도 애니메이션에 적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모두 없애고자 한 노력이 보이죠. 일장기는 단 한 장면에서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 원래 주인공 이름이 모두 수정이 되어서 나온다고 들었는데 자막 버전에서는 '히로' 그대로 표기를 하더군요. 그렇다면 더빙만 수정을 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혹, 더빙판을 보신 분들은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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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러한 논란을 뒤로 하고 영화는 재밌습니다. 디즈니는 이제 3d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자신들만의 틀을 구축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영화는 재밌습니다. '라푼젤'과 '겨울왕국'을 통해서 쌓아온 기술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데 캐릭터 모델링이나 배경 그리고 질감의 표현 등 디즈니가 본격적으로 3d 애니메이션에 손을 담근 이후 만들어진 그 어떤 작품보다도 3d 애니로서의 기술력이 굉장합니다. 디즈니가 픽사와 합병한 것은 정말 신의 한 수 일 듯 싶군요.

 

캐릭터들 이야기가 나왔으니 주인공들 얘기를 좀 해 보자면 그들은 평범한 소년과 대학생들이었죠. 물론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긴 하지만요. 그러다가 어느날 주인공 '히로'의 형이 죽게 되고 그 배후 인물을 알게 됨으로써 그를 붙잡고자 모이게 됩니다. 어찌보면 '킥 애스'와 비슷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좀 더 판타지스럽고 과학적(?)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의 개성은 그야말로 만화처럼 코믹스럽고 과장되며 못 생겼습니다.(?) 그 동안 굉장히 예쁘고 잘 생긴 캐릭터들에 비하면 개성적이라고 할 만하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그런 주인공들에 더해서 추가 된 인물(?)이 '베이맥스'라는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가 영화의 모든 사건 / 사고 /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심지어 코미디 요소에서조차 말이죠. 로봇임에도 로봇같지 않은 느낌과 귀여운 모습 등으로 보아 확실히 잘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만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이 캐릭터의 '감정 표현'입니다. 분명 이 캐릭터는 표정이 없어요. 얼굴이 그냥 두 눈과 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죠. 말투도 그야말로 인공지능 말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주인공에게 말을 할 때는 감정이 느껴집니다. '월 E'에서 월E와 이브가 대화할 때는 그래도 억양의 변화나 표정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베이맥스에는 그것조차 없죠. 그럼에도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은 굉장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울컥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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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출력은 이제는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터트리고 있는 수준인데 (앞서 말한) 캐릭터 구축 능력이라든지 코미디 요소 그리고 이야기 전개 능력 등 결과적으로 과장된 표현없이 자연스러운 연출력으로 관객들의 감정선을 들었다 놨다하는데 이제는 뭘 해도 되는 수준의 능력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느낌을 들게 합니다.

 

심지어 '겨울왕국'에서는 음악적 요소를 실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bgm으로 나오는 SCORE 음악들도 굉장합니다. 어느 음악 하나 버릴 것이 없고 어느 음악 하나 거슬리는 곡이 없습니다. 겨울 왕국 이후 제작 발표를 하고 그 짧은 시간 안에 이 정도의 작품은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확실히 현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사들 중 탑은 디즈니라는 생각이 변하지 않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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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은 '상영 시간'입니다. 2시간이 약간 모자란 시간인데 한 15분 정도만 늘였다면 차라리 좋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중간에 이야기가 좀 급하게 흐르는 부분이 없잖아 있거든요. 사실 애니메이션의 상영 시간이 2시간이 넘으면 꽤 긴 편이긴 합니다만 이 영화는 2시간이 넘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좀 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보고 싶었거든요. 영화 자체도 재밌었구요.

 

제가 선 개봉으로 상영한 20일 22시 작품을 그것도 아이맥스 3D로 감상을 했습니다만 관객들이 상당히 많이 오셨더군요. 물론 기프트 타임이라 선물을 받기 위한 부분도 없잖아 있겠지만 그렇다 쳐도 관객들이 꽤 많이 오셨고 성별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다들 재밌게 감상한 것을 보면 영화는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당연히 데이트용이나 가족용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고 (더더욱) 당연하게도 애들은 무조건 좋아할 만한 작품입니다.

 

마블과의 콜라보인 관계로 스탠 리는 카메오로 등장하는데 역대 카메오 중에서 가장 많이 출연하지 않았나 싶군요. 그리고 역시나 마블과의 콜라보인 관계로 엔딩 크래딧 이후 짧은 듯 긴 쿠키 영상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 동안 자리에 남아계시기 바라며 많은 이스터 애그가 영화 속에 숨어 있으니 유심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1. '페이퍼맨' 제작팀이 만들었다는 본편 단편 '피스트(만찬)' 여전히 서정적이며 재밌습니다.


덧2. 어제부터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기프트 타임' 상영시간의 아이맥스 3d를 감상하시면 날짜별로 머그컵을 줍니다.



요놈은 20일에 주는 머그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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