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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종교에 미친 인간들의 핏빛 하모니?"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데어 윌 비 블러드' 블루레이를 감상했습니다. 폴 토마스 앤더슨(줄여서 PTA) 감독의 작품은 '부기나이트' 밖에 없는데 부기나이트는 그렇게 제 취향의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뭐랄까. 화면의 느낌은 데이빗 핀처 감독하고 비슷한데 '멋있다'라는 느낌을 받을 만한 부분도 없고 이야기도 굉장히 조용했기 때문이죠.


사실 그러한 부분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정적인 영화라고 해도 재밌는 영화는 재밌기 마련이거든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경우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정적인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영화 속 긴장감을 생각한다면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부기나이트'의 경우는 뭔가 이야기의 긴장감을 느끼기도 애매하고 정적인 편인데다가 화면도 뭔가 보이는 것 그대로 찍었다는 느낌이라서 처음에 볼 때는 한 두번 정도 졸았었죠. 그래서 재감상을 할 때 제대로 보긴 했는데 여튼 아마 부기나이트라는 작품 덕분에(?) 이후 PTA의 작품들은 그렇게 끌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나 호평이 많았는데도 말이죠.


그런 와중에 '데어 윌 비 블러드'를 감상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약간의 호기심이 있던 와중에 블루레이가 특가로 풀렸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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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렇게 구입한 이번 작품도 역시나 '부기나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화면이며 이야기며 거의 대부분의 구성이 굉장히 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죠. 심지어 배경 음악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 편이라 이제는 이것이 PTA 감독 고유의 스타일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 반이 넘어가는 상영 시간을 한 번에 쉴 틈 없이 본 것은 이 영화 속의 캐릭터들 때문입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맡은 '플레인뷰' 캐릭터부터 폴 다노가 맡은 '선데이' 그리고 플레인뷰의 아들 역까지 영화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이 인물들 중에서 허투로 사용되는 인물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합니다. 덕분에 꽤 자주 등장하는 배우들의 클로즈업에서 감정이입을 하기가 굉장히 수월하죠. 몰입감도 좋구요.


그리고 모든 인물들은 주인공에게 영향을 주며 그런 영향은 분명 어떤 사건이나 사고로 이어지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자연스럽습니다. 단순히 A->B->C로 이어지는 과정들 사이에 A->a1->B->b1->C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죠. 이건 단순히 이야기보다는 구성을 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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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야망이 큰 한 사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엔딩은 개인에 따라 해석이 굉장히 달라질 것 같은데 제 기준에서 이 영화의 엔딩은 해피엔딩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어릴적 사고로 청각을 잃은 아들을 주인공은 한 번 버리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의 야망으로 인해 다시 데리고 오게 되죠. 하지만 성인이 된 후 그런 자식이 스스로 떠나겠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을 보고 '플레인뷰'는 "넌 고아였어"라고 말하죠. 솔직히 그가 무슨 생각으로 아들을 죽 키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 부분은 영화의 전반적인 진행 과정에서 복선을 깔아두는데 플레인뷰의 아내에 대해서 사람들이 물을 때마다 주인공은 그때마다 다른 대답을 합니다. 결국 주인공의 아내가 어떻게 죽었는지 혹은 있었는지조차 모르며 당연히 아들을 키우는 이유 또한 수가 없습니다. 실제 누구 자식인지도 모르구요.


이런 부분들을 포함해서 관객이 주인공에 대해 있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주인공의 개인사가 나올 때도 주인공이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그와 관계된 인물이나 3자에 의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죠. 어떻게 보면 플레인뷰라는 인물은 다크나이트의 조커와 비슷한 부분도 없잖아 있습니다.


이러한 인물의 대한 미스터리는 영화의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감독은 주인공의 과거에 대해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의 개인사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이 없으니 그가 돈에 집착하는 이유 또한 모르고 영화를 봐야 하는데 그럴 경우 관객들이 주인공의 개인사에 대해서 알고 싶어할 것이라는 것을 감독은 몰랐을까요?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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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감독의 의도라는 것인데 이러한 영화의 불편함을 신경쓰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돈과 종교에 대한 피바람을 느껴라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굳이 인물들의 과거사에 얽매이지 말고 지금 인물들이 미쳐가는 과정을 즐기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돈에 미친 인간과 종교에 미친 인간. 영화 속에서 인물의 대립은 가장 구도 중에 하나인데 처음에는 석유 시추를 위해서 '선데이'에게 돈을 주기도 하지만 석유를 시추하면서 선데이를 무시하고 핍박합니다. 그러다가 또다시 석유 송유관 건설을 위해서 종교를 믿는 연기하죠. 이렇듯 영화 속에서 자본과 종교의 대립은 서로가 서로를 죽일 없는 관계로 그려집니다. 현재의 상황하고 굉장히 비슷하죠. 하지만 결말에 가서 돈은 종교를 죽입니다.


시점에서는 종교 자체도 굉장한 힘을 가진 상태이기에 쉽게 없앨 있는 요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찌 보면 무력하다고 생각될 만큼 쉽게 사라집니다. 결국 종교도 돈에 의해 굴러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과장된 해석일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돈과 종교는 분명 많은 것을 의미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분은 관람으로 이해할 없을 싶네요.


영화는 추천작은 아닙니다. '재밌다'라고 생각되는 영화는 아니거든요. 여러 언급했지만 굉장히 정적이고 그런 정적 속에 굉장히 웅장한 음악이 펼쳐집니다. 영화의 긴장감은 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음악이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여튼 영화는 쉬운 영화도 아니고 재밌는 영화는 더더욱 아니기에 하면 먹기 쉽습니다. 그래서 보고 싶다고 생각하신다면 혼자서 조용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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