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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의 끝은 순정"



신데렐라를 보고 왔습니다. 예....그냥 먼저 던지고 시작하겠습니다. '겨울왕국 열기'는 7~8분 가량 되는 단편으로 '겨울왕국' 이야기의 후속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식 후속편은 디즈니에서 예외적으로 극장판으로 만든다고 발표했으니 언젠가는 나오겠고 이번 작품은 마치 '라푼젤'의 후속편과 같은 맥락입니다.


여튼 'Making today a Perfect day' 음원은 영화 개봉 전 이미 음원이 선공개되어서 듣고 있던 참이었습니다만 역시 영상으로 보는 것이 훨씬 좋더군요. 안나와 엘사의 귀염성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특히 엘사의 감기 걸린 (혹은 술에 취한) 모습은 귀염귀염(?!)합니다. 그 외 스벤을 포함한 주위 캐릭터들의 코미디 요소는 여전히 잔잔한 웃음을 전달해 줍니다.


노래 한 곡이 5분 가량 되다 보니 그야말로 노래 한 곡으로 단편 하나를 만들어 냈는데 귓가에 맴도는 노래는 흥얼거리가 좋은 멜로디를 가지고 있으며 겨울왕국 본편에 뒤지지 않는 짧고 굵은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후속편이 더 기대되기도 하는군요. 사족으로 재채기만으로도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엘사의 능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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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신데렐라 본편 얘기를 시작해 보죠. 영화의 이야기는 따로 설명할 것조차 없습니다. 행복하게 살던 신데렐라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아버지가 계모와 재혼을 하게 되고 이후 아버지도 병으로 사망한 후 대놓고 하녀 신세가 되죠. 그러다가 우연찮게 왕자를 만나고 이후 왕자가 개최하는 무도회에 가고자 하지만 계모와 의붓 언니들의 방해로 좌절을 합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기똥차게 대모라고 소개하는 요정이 등장하여 신데렐라를 짜자잔~!하고 변신(?)시켜 주게 되고 신데렐라는 왕자의 무도회에서 왕자와 완벽하게 눈이 맞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12시 종이 울리기 전에 도망치다가 유리구두 한 쪽을 놓치게 되고 이후 왕자는 이 구두의 주인을 찾아라는 명령을 내리죠. 그리고 마무리는 화려하게 해피엔딩입니다.


뭐 여기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할 것이 없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주 약간의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기는 하는데 뭐 거의 신경도 쓰이지 않을 정도의 이야기이고 정말 우리가 아는 그 '신데렐라' 이야기를 전혀 바꾸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최고의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모든 결론은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부분을 잘 만들지 않으면 망하기 쉽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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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신데렐라는 그런 이야기의 단점을 다른 부분에서 완벽하게 보완을 하고 있는데 바로 '비쥬얼'입니다. 처음부터 영화의 비쥬얼 즉, 의상이나 미술이나 배경 등 눈에 보이는 모든 부분을 꽤나 공들인 듯한 느낌을 전달해 주고 있는데 이렇게 만들 수 있었다면 말레피센트나 백설공주 이야기는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이해가 안 가더군요.


여튼 영화의 비쥬얼은 굉장한 눈요깃거리인데 그 하일라이트가 바로 신데렐라의 요정의 도움으로 변신(?)하는 부분입니다. 정말 과거 신데렐라 애니에서 본 그 장면을 굉장히 아름답게 만들어 놨습니다. 이후 무도회장에서 왕자와 춤을 추는 장면이나 그네를 타는 장면 등 변신 이후 펼쳐지는 모든 장면들은 꽤나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또다시 말레피센트나 백설공주 이야기가 아쉬운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배우들의 연기인데 특히 그 중에서도 계모 연기를 맡은 케이트 블랑쳇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나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헬레나 본햄 카터의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올리는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신데렐라 역을 맡은 릴리 제임스인데 연기도 나쁘지 않고 미모가 나쁜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조그만 더 예뻤다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드는 주인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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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비쥬얼이 합쳐져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고전의 향기가 물씬 풍깁니다. 특히 나레이션까지 들려주는 것은 굉장히 진부한 방식이면서 고전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전의 향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원작에 너무 많은 변화와 변수를 두어 화려하게 만들려고 하는 성향이 강한데 오히려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원작 그 자체에 충실한 연출은 뭔가 편안함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이야기에 군더더기가 없고 비쥬얼은 화려하며 배우들의 연기도 모난 곳이 없으니 영화에 굉장히 몰입이 잘 됩니다. 자극적인 요소도 없으니 눈살 찌푸릴 일도 없었구요. 아마 최근 감상한 영화 중에서 심신을 굉장히 내려놓고(?) 감상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혀 부담감이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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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부분 때문에 무조건적인 추천을 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이 영화는 지독히 진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거든요. 차라리 이야기의 화려함으로 따지자면 '파리의 연인' 같은 최신판 신데렐라 이야기가 훨씬 재밌을 겁니다. 그 만큼 영화의 스타일이 요즘 트랜드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히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보시기를 권하는 이유는 편안합니다. 편안한 이야기를 편안한 연기와 과하지 않은 비쥬얼로 잘 보여주고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이야기인 만큼 연령이나 성별에 전혀 구애를 받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부분도 굉장히 큰 장점이죠. 하지만 지금 당장 보시기보다는 좀 더 기다렸다가 보시기 바랍니다. 극장측에서 굉장히 꼼수를 부리는 것이 '겨울왕국' 때문에 사람들이 볼 것을 예상했는지 아이맥스만 거는 곳이 꽤 있더군요. 그러니 좀 기다렸다가 일반관에서 많이 상영할 때 보시기 바랍니다.


덧. 물론 배우들이 다들 어울리긴 했지만 그래도 신데렐라가 좀 더 예뻤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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