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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이성"


나름 기대작이었던 '차이나타운'을 보고 왔습니다. 근래 보기 힘든 여배우 투톱 체제를 가지고 만들어진 이 작품은 어찌보면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생각나기도 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는 듯 했지만 막상 감상을 하고 나니 전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꽤나 독창적인 이야기였죠.


사물함 10번에 버려진 채 노숙자로서 살아가던 일영은 '엄마' 밑에서 크게 되고 사채를 받아내는 캐릭터로서 피도 눈물도 없는 캐릭터입니다. 그와 더불어 차이나타운 뒷골목의 대모로서 존재하는 '엄마'라는 존재는 자신의 '엄마'를 죽이고 그 자리에 오른 만큼 독한 여자로서 여성임에도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도 꿀리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둘의 관계는 어찌보면 굉장히 안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엄마는 일을 주고 일영은 그 일을 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하지만 그 둘의 관계 사이에 '석현'이라는 캐릭터가 끼어듦으로서 둘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당연하게도 이렇게 금이 가기 시작한 부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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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이야기는 괜찮은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차이나타운 뒷세계에 대한 묘사도 괜찮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어요. 특히 투탑으로써 이 작품을 이끌어가기에 김혜수, 김고은이라는 연배가 꽤 차이나는 두 여배우의 연기는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배우의 연기가 극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인데 그로 인한 단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건 밑에서 다시 얘기하죠.


여튼 이 작품은 이야기의 전개에 대한 재미도 있는 편이고 흥미롭기도 합니다. 최근 본 한국 영화들 중에서 이런 독특한 세계를 보여준 작품은 없다고 생각되거든요. 물론 첫 작품으로서의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그로 인한 이후 작품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으로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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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이번 작품에서 보여지는 단점들을 감독도 좀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작품에서의 가장 큰 단점이자 모든 문제점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앞서 장점으로 얘기했던 두 여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운 구조입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느와르 장르를 표방한 작품입니다. 그런 느와르 장르의 영화에서 조직의 배신자가 그 조직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는 '액션'이 빠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김고은이나 김혜수가 직접적으로 몸을 굴리면서 보여주는 액션은 거의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액션 연기를 할 수 없는 배우들이란 얘기겠죠. 만약 이 두 배우가 어느 정도의 액션을 소화할 수 있었다면 대역을 써서라도 어느 정도의 액션을 스크린을 통해서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 영화는 그 장르가 '드라마'라고 생각될 정도로 액션 장면의 비중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액션'이 없다 보니 조직의 배신자가 그 조직의 두목까지 가면서 거치게 될 많은 적들을 처리하는데도 문제가 생깁니다. 분명 그 많은 적들을 처리하는데 김고은이 맡은 일영이라는 캐릭터가 투입이 되어야 하는데 이 배우는 그런 액션을 못 하다 보니 캐릭터들을 처리하는 과정이 굉장히 이상하면서 생뚱 맞습니다.


적들을 처리하는 과정이 생뚱맞다 보니 그런 영향이 이야기 전개에도 영향을 주는 듯 싶더군요. 이야기의 전개가 어색해집니다. 만약 일영이라는 캐릭터가 그 많은 적들을 개고생을 하면서 처리해 나갔다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갈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들끼리 싸우다 죽고 뜬금없이 자살하고 어이없게 총 맞아 죽고 하다 보니 납득이 안 되는거죠. 오히려 캐릭터 낭비로 보여질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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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를 보면 굉장히 놀랬던 것이 여진구라는 어린 배우가 굉장한 액션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액션을 통해 적이라 생각되는 캐릭터들을 처리해 나가니 그래도 무난하게 넘어가게 되었죠. 그런 부분이 이 차이나타운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전혀 느와르나 액션 영화로서의 특성이 살아있지 않아요.


감독이 어떠한 생각으로 이러한 전개를 펼쳐 나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관객들이 납득할 수 없는 전개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무엇을 얘기하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영화를 보는 중간에 들릴 정도니 아쉬운 부분이죠. 차라리 김혜수를 엄마로서 남겨두고 그 밑으로 좀 액션이 가능한 여배우를 사용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수위를 좀 낮춰서 15세 관람가로 만들었어도 될 법한 영화를 굳이 19세로 만든 이유도 모르겠군요. 대사의 선정성도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고 장기 밀매 등의 소재로 이 영화가 19금을 받은 것 같지는 않은데 굳이 필요없는 목 자르고 피가 쏟구치는 장면을 넣어서 19세 관람가를 받아야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딱히 추천하기가 어려운 영홥니다.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이긴 하지만 이 작품이 재밌냐면 그건 아니거든요. 배우들의 연기 말고는 건질 것이 거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차라리 장수상회를 보시기를 권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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